“해열제로 겨우 버텨…보건소 사정 알지만 방치되는 것 같아 씁쓸”

  • 뉴스1
  • 입력 2022년 2월 15일 13시 5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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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재택치료 체계가 적용된 10일 서울 용산구 최내과의원에서 의사가 업무를 보고 있다. 2022.2.10/뉴스1 © News1
새로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재택치료 체계가 적용된 10일 서울 용산구 최내과의원에서 의사가 업무를 보고 있다. 2022.2.10/뉴스1 © News1
코로나19 일반관리군의 ‘셀프 재택치료’ 체계가 시행된지 일주일이 지났다. 재택치료자들은 보건소·재택치료상담센터 등과 연락이 어려워 사실상 방치되고 있다며 여전히 불만이다.

방역당국은 오미크론 확진자가 급증하기 시작한 10일부터 코로나19 신규 환자의 재택치료 체계를 적용했다.

현재 고위험군 이외 확진자는 정기 모니터링 없이 동네 병의원에서 전화로 처방·상담을 받거나 24시간 운영되는 재택치료 의료상담센터를 이용해야 한다.

◇“모니터링도 없는데, 연락도 잘 안돼…증상 발현하니 겁 덜컥”

코로나19 신규 확진자가 하루 5만 명을 넘자 방역 당국이 저위험군 확진자의 재택치료 체계를 ‘셀프 재택치료’로 전환한 가운데 11일 대구 도심의 한 약국이 상비약을 구입하려는 시민들로 붐비고 있다. 2022.2.11/뉴스1 © News1
코로나19 신규 확진자가 하루 5만 명을 넘자 방역 당국이 저위험군 확진자의 재택치료 체계를 ‘셀프 재택치료’로 전환한 가운데 11일 대구 도심의 한 약국이 상비약을 구입하려는 시민들로 붐비고 있다. 2022.2.11/뉴스1 © News1
재택치료 통보를 받고 자가격리 중인 확진자와 그 가족은 이번 재택치료 체계에 대해 “모니터링도 없는데 연락도 안된다”며 볼멘 소리를 한다.

경기 용인에서 살고 있는 한모씨(33)는 “열이 39도까지 올라 보건소에 전화했지만 끝내 연락이 닿지 않았다”며 “집에서 해열제로 버티는데 이러다 큰일나면 어쩌지하는 마음에 너무 무서웠다”고 말했다.

서울에 거주하는 A씨(30)는 “문자로 확진연락을 받고 이틀 뒤 격리에 대한 안내 연락을 받았다”며 “보건소가 바빠 전화가 늦은 것은 이해되지만 이럴 거면 기본 안내도 문자로 대체하는게 낫지 않겠냐”고 우려를 표했다.

◇재택치료 관리, 지역마다 ‘들쭉날쭉’…“신뢰 안된다”

약국들이 자체적으로 조합해 판매하고 있는 코로나 재택치료 상비약 세트 © 뉴스1
약국들이 자체적으로 조합해 판매하고 있는 코로나 재택치료 상비약 세트 © 뉴스1
재택치료자 관리가 지역마다, 담당자마다 들쭉날쭉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서울에 거주하는 최모씨(36)는 “60이 넘은 어머니가 코로나에 확진돼 인후통이 심한데 병원 이송은 안된다고 한다”며 “누구는 가슴 통증이 심해 병원 이송을 요청했더니 들어주었다는 글을 오픈채팅방에서 보았는데 정확한 기준이 뭔지 모르겠다”고 꼬집었다.

경기 일산에 사는 최모씨(24·여)는 “확진자를 동생과 함께 접촉했는데 동생은 격리통지서를 받고 나는 받지 않았다”며 “자가격리와 재택치료에 대한 처리가 일관되지 않으니 신뢰가 덜한 것은 사실”이라고 불안감을 나타냈다.

반면 서울 중구에 거주하는 박상현씨(33)는 “확진자로 등록된 뒤 매일 한번 전화를 받았다”며 “보건소 부서별로 연락이 오고 사후지원 보조금도 받는 등 잘 관리된다는 느낌을 받았다”고 말했다.

◇재택치료자들 각자도생 나서는데…총리는 “과격한 표현”

김부겸 국무총리가 11일 오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코로나19 대응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회의(중대본)에 참석하고 있다. 2022.2.11/뉴스1 © News1
김부겸 국무총리가 11일 오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코로나19 대응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회의(중대본)에 참석하고 있다. 2022.2.11/뉴스1 © News1
이같은 사실이 알려지면서 시민들은 자가격리 전에 미리 상비약을 구매하거나 별도 비대면진료 약배달 서비스 정보를 공유하는 등 각자도생 대응에 나서고 있다.

서울 종로구 B약국 관계자는 “오미크론 증상인 발열, 인후통, 기침, 가래용 상비약을 섞어 코로나 대비 가정상비약 키트로 묶어 판매하고 있다”며 “다른 용무로 약국에 왔다가 많이들 사간다”고 말했다.

정부가 지정한 비대면 진료 병원·약국 이용이 불편해 비대면 진료·약배달 애플리케이션(앱) 서비스를 이용하는 사람도 많다.

경기 시흥에 거주하는 C씨(35)는 “재택치료센터에 연락했는데 진료를 봐주고 약처방을 해주지만 약배달은 해주지 않는다고 했다”며 “가족이 찾으러 가거나 퀵서비스로 받아야한다고 해 불편했다”고 말했다. C씨는 결국 비대면 진료·약배달 서비스를 이용했고 약 1시간만에 약을 받을 수 있었다.

한편 김부겸 국무총리는 11일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회의에서 “속도와 효율에 방점을 두고 지난 2년간 만들어온 방역·의료 전반을 혁신하다 보니 일각에서 오해와 혼선이 있는 것도 사실”이라며 “심지어 통제포기, 재택방치, 각자도생 등 과격한 표현까지 등장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 총리는 “정부가 아파하는 국민의 손을 놓거나 외면하는 일은 있을 수 없다”며 “전파력이 강한 오미크론에 맞게 위중한 분들에게 의료역량을 집중하되 나머지 국민에게도 적절한 의료서비스가 제공되고 있다고 분명히 말씀드린다”고 강조한 바 있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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