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 바퀴에 드라이버 꽂아…택배기사 위장 강도 잡은 주민들의 기지

  • 동아일보
  • 입력 2021년 12월 21일 15시 4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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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 로고. © News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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택배기사로 가장해 가정집에 침입한 뒤 60대 부부를 흉기로 찌르고 도주하던 강도가 주민들에 의해 붙잡혔다.

경기 평택경찰서는 “40대 남성 A 씨를 현행범으로 체포해 강도상해 등 혐의에 대해 조사하고 있다”고 21일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A 씨는 전날(20일) 오후 5시 50분경 평택시 합정동의 한 가정집에 박스하나를 들고 “택배 왔습니다”라고 말하며 집 안으로 들어간 뒤 60대 부부에게 약 20cm 길이의 칼을 들고 금품을 요구했다. A 씨와 부부는 일면식도 없었다.

A 씨는 부부가 저항하자 가슴을 한 차례씩 찌른 뒤 20만 원을 빼앗아 달아났다. 부부와 함께 집에 있던 30대 딸은 바로 “강도야”라고 소리치자 집 주변에 있던 주민 B 씨와 C 씨는 A 씨를 100m가량 뒤¤아갔다.

B 씨는 A 씨가 노상에 세워져 있던 시동걸린 차량을 이용해 도주하려고 하자 드라이버를 차량 바퀴 휠에 꽂아 움직이지 못하게 했다. A 씨는 차에서 내려 도주하려 했지만 B 씨와 C 씨가 몸싸움 끝에 그를 제압했다. 이 과정에서 C 씨는 A 씨가 휘두른 칼에 찔려 경미한 부상을 입었다. 병원으로 옮겨진 60대 부부 또한 생명에 지장이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A 씨는 오후 6시 4분경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에 붙잡혔다. A 씨는 경찰에 “생활고 때문에 범행했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 관계자는 “A 씨를 붙잡은 B 씨와 C 씨에게 포상금을 지급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평택=이경진 기자 lkj@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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