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대급 불수능… 전과목 만점자 단 1명-국어 만점 28명뿐

  • 동아일보
  • 입력 2021년 12월 10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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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학년도 수능 성적 발표] 영-수도 어려워… 난이도 조절 실패
국어만점자 전체 0.006% 불과… 문이과 통합수학 표준점수 10점↑
영어 1등급 전년의 절반 6.25%
코로나 학습결손 영향 드러나… 문과생들 최저등급 확보 ‘비상’

지난달 18일 치러진 2022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이 ‘불수능’인 것으로 확인됐다. 전 과목 만점자가 전국에서 1명뿐이고, 고난도 지문이 다수 출제된 국어 영역 만점자는 불과 28명이었다. 또 수학 영역의 표준점수 최고점은 지난해보다 상승했고, 영어 1등급 비율은 절반 수준으로 줄었다. 주요 과목 모두 전반적으로 난도가 높았던 것이다. 성적표는 10일 학교와 교육청, 온라인을 통해 응시생에게 전달된다.

○ 전 과목 만점자 1명, 국어 만점자 0.006%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이 9일 발표한 올해 수능 채점 결과에 따르면 국어, 수학, 영어 모두 지난해보다 어려웠던 것으로 나타났다. 국어 만점자는 28명으로 국어 영역 응시자 전체의 0.006%에 불과했다. 이전 국어 만점자 비율 최저는 2019학년도의 0.03%였다. 이규민 수능 채점위원장은 “국어 영역은 수험생이 지난해 수능에 비해 어렵게 느꼈을 것”이라면서도 “2019학년도 국어 영역보다는 난도가 낮았다”고 평가했다.

문·이과 통합으로 치러진 수학은 만점자가 2702명이나 나왔으나 표준점수 최고점은 147점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수학 가, 나형은 모두 표준점수 최고점이 137점이었다. 표준점수 최고점이 높아졌다는 것은 시험이 그만큼 어렵게 출제됐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영덕 대성학력개발연구소장은 “문·이과 통합 수능 체제로 바뀌면서 이과 학생들에게는 상대적으로 시험이 쉬워진 반면 문과 학생에게는 어려웠던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영어는 지난해보다 변별력이 커지면서 1등급 비율이 전년의 절반 수준인 6.25%로 떨어졌다. 1등급 비율이 12.66%에 달했던 지난해와 비교했을 때 수험생들이 느끼는 난도는 높았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수시에서 수능 최저학력 기준을 총족시키지 못하는 수험생이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수능 전 과목 만점자는 전국에서 단 한 명만 나왔다. 이는 최근 5개년 중 가장 적은 수다. 2021학년도에는 6명, 2020학년도 15명, 2019학년도 9명, 2018학년도 15명이었다. 올해 만점을 받은 학생은 졸업생으로 국어와 수학, 탐구 영역에서 만점을 받고 절대평가인 영어와 한국사에서는 1등급을 받았다. 탐구영역에서는 사회탐구에 응시했다. 평가원은 이날 브리핑에서 난이도 조절 실패에 책임을 느낀다고 밝혔다. 강태중 평가원장은 “학생과 학부모들이 체감상 어려움을 느꼈다면 그것 자체가 중요하다. 그런 점들을 감안하며 앞으로 노력을 기울이겠다”고 말했다.

○ ‘문과 불리’ 확인… 학력 격차도 드러나


평가원의 수능 난이도 평가와 학생들의 체감 난이도 차이가 벌어진 데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인한 학습 결손이 영향을 미친 것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강 원장은 “국가수준 학업성취도평가를 통해 코로나19의 영향이 없지 않다는 점을 확인했다. 이 영향을 절대적으로 부인할 순 없을 것 같다”고 설명했다. 수학에서 상위권과 중하위권의 격차가 벌어지면서 만점자가 전년도보다 다수 나왔음에도 표준점수 최고점이 높아졌다는 평가도 나온다. 국어에서는 같은 1등급이라고 해도 최대 18점까지 벌어져 상위권 사이에서도 격차가 발생했다.

문·이과 통합 수능으로 치러지면서 문과 학생들은 수능 최저등급 확보에 어려움을 겪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만기 유웨이 교육평가연구소장은 수학 선택과목으로 ‘확률과 통계’를 선택한 학생들은 수학에서 상위 등급을 받는 것이 상대적으로 쉽지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 확률과 통계는 주로 문과 학생들이 선택한다.

주요 입시업체들은 국어와 수학 모두 선택과목에 따른 유불리가 나타난 것으로 분석했다. 종로학원은 수학 만점자 대부분을 미적분 응시자로, 국어 만점자를 ‘언어와 매체’ 응시자로 예상했다. 평가원은 앞으로도 선택과목에 따른 표준점수를 공개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조유라 기자 jyr0101@donga.com
최예나 기자 yen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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