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덩이 확진에 재택치료 쓰나미…“방역 현장은 아비규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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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1년 12월 1일 14시 3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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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일 오전 서울 송파구보건소에 마련된 신종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선별진료소에서 관계자가 업무를 보고 있다. 2021.11.30/뉴스1 © News1
30일 오전 서울 송파구보건소에 마련된 신종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선별진료소에서 관계자가 업무를 보고 있다. 2021.11.30/뉴스1 © News1
“방역 현장이요? 아비규환이죠.”

서울 자치구 공무원들이 단계적 일상회복(위드코로나) 이후 확산세가 걷잡을 수 없을 정도로 번지며 번아웃(Burnout)에 빠졌다.

서울에서만 하루 2000명 넘는 확진자가 쏟아져 나오는 상황에서 모든 환자에 대한 ‘재택치료’를 원칙으로 하면서 빗발치는 민원들까지 감당해야 하는 상황이다.

1일 서울시에 따르면 0시 기준 신규 확진자는 2222명으로 사상 첫 2000명대를 기록했다. 지난 16일부터 2주 연속 1000명대 확산세가 이어지다 2000명대도 뚫리며 확진자가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있다.

◇“기존 방역업무 유지하며 위드코로나…죽으란 거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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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서울에서 재택치료를 받고 있는 코로나 환자는 5884명이다. 10월 29일의 1102명보다 5.3배나 많은 규모다. 정부가 최근 ‘재택치료’를 모든 환자에게 적용하기로 밝힌 만큼 앞으로 재택치료 환자는 더 빠른 속도로 늘어날 전망이다.

확진자 폭증과 재택치료 확대는 고스란히 자치구 부담으로 전가되고 있다.

A자치구 보건소 직원은 “기존 검사, 역학·심층 등 접촉자 관리, 환자 이송, 방역소독, 자가격리 등 기존 방역을 그대로 유지하면서 위드코로나를 하는 것은 보건소 입장에서는 경제 활성화 측면만 고려한 정책”이라며 “보건소 현장에서는 확진자 폭증으로 모든 업무가 가중되고 번아웃 상태”라고 한숨을 내쉬었다.

이어 “일반인은 일상회복일 수 있으나 보건소는 많은 직원이 병가와 휴직자가 다수 발생 하는 등 보건소 죽으라는 생각뿐”이라고 토로했다.

B자치구 관계자도 “각종 방역 제한을 다 풀어놓고 전국 확진자 5000명, 1만명까지도 감당할 수 있다고 하더니 현장은 완전 과부하 상태”라며 “확진자 폭증에 자가격리자도 엄청 늘어나면서 자치구 전 직원이 자가모니터링을 지원하고 있는 실정”이라고 전했다.

◇“재택치료 불만 다 공무원에 쏟아내…우리도 죽을 맛”

재택치료 환자가 빠른 속도로 늘면서 그에 따른 민원도 빗발치고 있다.

C자치구 관계자는 “재택치료 중 몸에 이상이 있어 병원에 이송되는 사례가 꽤 있는데 병상 배정이 신속히 이뤄지지 않아 관련 민원이 상당하다”며 “정부 발표 이후 현장에서 이런 민원 부담까지 모두 떠안아야 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D자치구 관계자는 “확진자의 재택치료가 끝나도 백신 미접종 보호자는 추가로 연장 격리돼야 하니 불편을 토로하는 보호자가 많다”며 “앱을 통해 체온, 산소 포화도 측정치를 받아 모니터링하는데 고령자의 경우 앱 활용을 제대로 못하는 경우도 많다”고 말했다.

E자치구 관계자도 “재택치료 관련 각종 민원이 쏟아지고 있다”며 “불만이나 힘든 점을 다 공무원들에게 토로하고 탓하니 우리도 죽을 맛”이라고 말했다.

◇“다시 거리두기로 방역 강화” vs “자영업자 생각하면 쉽지 않아”

하지만 다시 거리두기나 영업시간 제한 등 방역을 강화해야 하는지에 대한 의견은 엇갈린다.

한 자치구 관계자는 “확산세가 좀처럼 잡히지 않고 계속 확진자가 늘고 있으니 방역 고삐를 조여야 한다”며 “더군다나 겨울철이라 감기 환자가 늘어나고, 감기인지 코로나인지 구분도 잘 안되고 있다”고 말했다.

반면 다른 자치구 관계자는 “중심 상권 타격이 워낙 컸고, 소상공인·자영업자들을 생각하면 뭐가 정답인지 잘 모르겠다”며 “언제까지 정책으로 강제할 수만은 없고, 스스로 방역수칙을 잘 지키는 것도 중요하다”고 말했다.

코로나도 이제 독감처럼 관리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있다. 한 보건소 관계자는 “검사도 증상있는 사람이나 확진자 가족 등만 받도록 선별진료소 검사를 줄이고, 일반 의료기관에서도 마스크 잘 쓰고 진료받을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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