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 코로나 위험도 1주만에 ‘중간’→‘매우 높음’ 2단계 껑충

  • 동아일보
  • 입력 2021년 11월 23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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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소년 ‘방역패스’ 검토…3주만에 다시 방역 강화
정부, 수도권 위험 ‘매우높음’ 평가
전문가 “사실상 비상계획 시작”

전국 초중고, 2년만에 전면등교 코로나19 확산 이후 전국의 모든 학교가 첫 전면 등교를 시작한 22일 경기 수원시의 한 초등학교에서 학생들이 1m 거리를 두고 실내화를 갈아 신고 있다. 교육부는 최근 일주일 하루 평균 학생 확진자 수가 362.6명에 이른다고 밝혔다. 수원=뉴시스
전국 초중고, 2년만에 전면등교 코로나19 확산 이후 전국의 모든 학교가 첫 전면 등교를 시작한 22일 경기 수원시의 한 초등학교에서 학생들이 1m 거리를 두고 실내화를 갈아 신고 있다. 교육부는 최근 일주일 하루 평균 학생 확진자 수가 362.6명에 이른다고 밝혔다. 수원=뉴시스
정부가 현재 수도권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상황을 가장 위험한 수준으로 평가했다. 이에 따라 청소년에게도 ‘방역패스’ 적용을 유력하게 검토하고 있다. 추가 접종(부스터샷) 참여를 늘리기 위해 유효기간 도입도 추진한다. 단계적 일상 회복(위드 코로나) 시작 3주 만에 방역 강화 카드를 꺼낸 것이다.


중앙방역대책본부는 지난주(11월 14∼20일) 수도권의 코로나19 유행 위험도를 ‘매우 높음’으로 평가했다고 22일 밝혔다. 전국 평균 위험도는 ‘높음’이었다. 코로나19 위험도는 △매우 낮음 △낮음 △중간 △높음 △매우 높음 등 5개 단계다. 1주 전만 해도 수도권은 ‘중간’, 전국은 ‘낮음’이었다.

정부는 ‘비상계획’ 상황이 아니라면서도 긴박한 분위기다. 김부겸 국무총리는 이날 문재인 대통령을 만나 “청소년 이용이 잦은 노래연습장과 대형공연장에 대한 방역패스를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청소년 방역패스 적용은 이번 주에 확정될 것으로 보인다. 또 방역패스에 유효기간을 둬 추가 접종 후에야 시설 이용을 허용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김우주 고려대 구로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병상 확보를 위한) 행정명령 때부터 사실상 비상계획이 시작된 것”이라고 말했다.
3주만에 다시 방역 강화
수도권 중환자병상 가동률 83%…정부, 방역패스 유효기간 검토
일각 “수도권 비상계획 발동해야”…“위험도 평가 객관성 결여” 지적도


방역당국이 22일 수도권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위험도 등급을 5개 위험도 분류(매우 낮음∼매우 높음)의 최고 단계인 ‘매우 높음’으로 평가했다. 한 주 만에 ‘중간’에서 ‘높음’을 건너뛰고 2단계 올린 것이다. 그만큼 정부도 코로나19 상황이 심상찮다고 판단한 것이다.

1일 단계적 일상 회복(위드 코로나)을 시작하기 전인 10월 4주(10월 24∼30일)만 해도 수도권 코로나19 중환자 병상 가동률은 55.4%였다. 그 비율이 3주 후인 지난주(11월 14∼20일) 77.0%로 치솟았다. 21일에는 83.3%가 됐다. 일상회복지원위원회는 “수도권 중환자실의 병상 여력이 거의 없다. 전국의 병상 여력 역시 당분간 악화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하루 이상 병상을 배정받지 못한 환자는 22일 0시 기준 907명까지 늘었다. 이 중 절반이 넘는 466명은 70세 이상 고령층이고, 거동마저 불편해 집이나 요양시설에 거의 누워 지내는 상황이다.

정부는 여전히 ‘비상 계획’ 발동에는 신중한 모습이다. 그 대신 백신 접종 확대를 긴급 대책으로 내놓을 방침이다. 지금은 한 번 백신 접종을 마치면 기한 없이 실내체육시설과 노래연습장, 목욕탕 등을 이용할 수 있다. 여기에 유효기간을 부여해 추가 접종(부스터샷)을 유도한다는 게 정부의 계획이다. 정은경 질병관리청장은 “해외 국가들은 방역 패스 유효기간을 통상 6∼9개월로 설정하고, 부스터샷을 방역 패스에 연동한다”고 설명했다. 청소년의 노래방, 공연장 방문에도 방역 패스를 적용하는 방안 역시 접종 확대 효과를 노리는 것으로 풀이된다.

하지만 수도권 전체의 방역을 강화해야 지금의 위기를 안정시킬 수 있다는 의견도 나온다. 당초 정부는 위험도 평가 후 ‘매우 높음’이 나올 경우 방역 재강화를 포함한 ‘비상 계획’을 시행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김우주 고려대 구로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수도권은 지금이라도 비상 계획을 발동해야 한다”고 말했다.

정부가 발표하는 위험도 평가에 객관성이 떨어진다는 지적도 나온다. 방역당국은 평가에 반영하는 지표 17개를 공개하고 있지만, 각 지표의 정량 평가 기준이 빠져 있다. 정기석 한림대 성심병원 호흡기내과 교수는 “구체적인 평가 기준을 제시하지 않아 정부가 임의로 판단한다는 지적을 받을 수 있다”고 말했다.

방역당국의 코로나19 위험도 평가와 별개로 수도권을 포함한 전국 유초중고교 학생들의 전면 등교 수업이 22일 예정대로 진행됐다. 이날 교육부에 따르면 최근 일주일 하루 평균 학생 확진자 수는 362.6명으로 지난주보다 6명 늘었다.


이지운 기자 easy@donga.com
이지윤 기자 asap@donga.com
최예나 기자 yena@donga.com
#수도권코로나#코로나위험도#코로나감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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