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딸 때리고 도망가”…초등생 들이받은 운전자 항소심서 감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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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1년 11월 22일 13시 4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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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북 경주의 한 어린이보호구역(스쿨존)에서 자전거를 탄 초등학생을 차로 들이받아 다치게 한 운전자가 항소심에서 감형받았다.

대구지법 제3-3형사부(부장판사 성경희)는 특수상해·특수협박 등의 혐의로 기소된 A 씨(41)에 대한 항소심 선고공판에서 원심을 파기하고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고 22일 밝혔다.

항소심 재판부는 1심 유죄 판단에 대해 오인이 없다고 하며 “당시 피고인에게 특수상해와 특수재물손괴의 미필적 고의가 있음을 인정한 원심의 판단은 정당하다”고 판시했다.

다만 “피고인이 깊이 반성하고 있고 피해자의 부모와 원만하게 합의했다”며 “또한 범행이 확정적 고의로 보이지 않은 점을 비롯해 자녀들이 보호자의 도움이 필요한 점 등을 고려해 A 씨의 양형 부당 주장을 받아들인다”고 양형 이유를 밝혔다.

A 씨는 지난해 5월 25일 경북 경주 동천동의 한 초등학교 인근 스쿨존에서 자전거를 타고 있던 B 군(10)을 쫓아가 차량으로 추돌한 혐의로 기소됐다. 당시 B 군의 가족은 A 씨가 일부러 사고를 낸 것이라고 주장했지만 A 씨는 고의성을 부인했다.

1심 재판에서 A 씨는 B 군 등 2명이 당시 5살인 자신의 딸을 때리고 사과도 하지 않은 채 도망가 이를 뒤쫓는 과정에서 일어난 사고임은 인정했다. 하지만 충돌 직전에 B 군이 시야에서 보이지 않았다고 주장하며 고의성에 대해선 부인했다.

그러나 재판부는 A 씨가 미필적 고의가 있었다고 판단해 징역 1년을 선고했다. 다만 합의할 여지가 있고 A 씨에게 돌봐야 할 자녀가 있어 형이 최종 확정된 뒤에 징역형을 집행하도록 법정구속은 하지 않았다.

조유경 동아닷컴 기자 polaris27@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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