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대야가 사라졌다” 아침저녁 선선…폭염 한풀 꺾인 이유는?

  • 동아일보
  • 입력 2021년 8월 12일 13시 2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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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일 오전 제주 일부 지역과 전남 여수, 완도 등 해안가를 제외한 전국 대부분 지역의 최저기온이 25도 아래로 내려갔다. 최저기온 25도 이상이 기준인 열대야가 사라진 것이다. 일주일 전만 해도 열대야는 서울을 비롯한 전국 대부분 지역에서 나타났다. 폭염 기세가 한풀 꺾인 것이다.

● “찬 공기 내려와 아침 저녁 선선”
기상청은 13일 전국 낮 최고기온을 27~32도로 예보했다. 서울은 31도, 대구 30도, 강원 속초는 27도로 예보됐다. 폭염 특보도 완화됐다. 12일 오전 수도권과 중부 서쪽 지역, 남부 지역에 폭염주의보가 내려진 상태지만 폭염경보는 모두 해제됐다. 일 최고 체감온도 33도 이상일 때 내려지는 폭염주의보는 체감온도 35도 이상일 때 발령되는 폭염경보보다 강도가 낮다. 강원 영동 지방과 경북 산간지역, 지리산 등은 폭염주의보도 모두 해제됐다.

최근 기온이 내려간 원인은 한반도 3㎞ 상공에 자리 잡은 찬 공기에 있다. 우진규 기상청 예보분석관은 “한반도 북서쪽에서 차고 건조한 공기가 남하하면서 전체 공기 온도가 낮아졌다”고 설명했다. 이 때문에 열대야 현상이 사라지고 아침 저녁으로 선선하게 느껴진다는 것이다.

대신 한낮에는 햇볕으로 공기가 뜨거워져 덥게 느껴질 수 있다. 특히 동풍이 불면서 강원 영동 지역의 낮 최고기온은 30도 아래로 내려가 선선하지만, 서울처럼 한반도 서쪽에 위치한 지역은 한낮에 뜨거운 바람이 불어 30도를 웃도는 더위가 이어진다. 동풍은 태백산맥을 넘으면서 기온이 오른다. 기상청은 “밤에는 기온이 내려가도 한낮에는 더워 폭염주의보 수준의 더위는 당분간 이어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 당분간 제주 많은 비…내륙엔 소나기도
앞으로 제주도와 남해안 지역은 온난다습한 북태평양 고기압 영향을 받아 연일 비가 올 전망이다. 기상청 중기예보에 따르면 최소 20일까지는 이 지역에 비가 이어진다. 대기 중 수증기가 많은 상황이라 꽤 많은 양의 비가 올 수 있어 휴가철 제주도를 찾은 시민들은 주의해야 한다. 기상청은 13일까지 제주 산간지역에는 천둥 번개를 동반한 강한 비가 최고 250㎜ 이상 내릴 것으로 예보했다.

내륙지역에선 한낮에 소나기 소식이 잦다. 대기 상층에 찬 공기가 있는 상황에서 낮 동안 햇볕에 지표면이 데워지면서 대기가 불안정해져 소나기가 내리는 것이다. 이렇게 내리는 비는 언제 어디서 내릴지 예측하기 어렵고 짧은 시간에 많은 양이 내릴 수 있다. 우 분석관은 “산간지대처럼 높은 곳이나 분지인 곳에서는 특히 한낮에 소나기가 올 확률이 높다”고 말했다.

기상청은 당분간 폭염 기세가 꺾이지만 폭염이 정점을 지났다고 단정하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현재 제주 남쪽에 머무는 북태평양 고기압이 8월 말까지는 한반도에 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이다.


강은지기자 kej09@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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