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병상 있는데 확진자 30명 충청 배정…‘의료진 대란’ 오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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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1년 7월 21일 08시 2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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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일 오전 서울 은평구보건소 선별진료소에 더위를 식히기 위해 설치된 쿨링포그 물방울 뒤로 의료진들이 코로나19 검사 안내를 하고 있다. 2021.7.20/뉴스1 © News1
20일 오전 서울 은평구보건소 선별진료소에 더위를 식히기 위해 설치된 쿨링포그 물방울 뒤로 의료진들이 코로나19 검사 안내를 하고 있다. 2021.7.20/뉴스1 © News1
지난 13일 서울에서 하루 동안 역대 최다인 638명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가 쏟아졌다. 당시 서울시내 생활치료센터는 500 병상 정도 비어있었으나 일부 시민들은 서울에서 100㎞나 떨어진 충청도의 생활치료센터로 이송됐다.

서울시는 입소·퇴소 과정에서 일시적으로 사용하지 못하는 병상이 많은 상황에서 일시적으로 배정에 혼선이 있었다고 설명했다. 의료계에서는 서울시내 병상 자체는 충분하지만 이를 뒷받침할 의료 인력은 한계에 봉착했다고 보고 있다.

21일 서울시에 따르면 지난주 시내 확진자 중 충청권의 생활치료센터에 입소한 사람은 약 30명이다. 이들이 배정받은 생활치료센터는 중앙사고수습본부가 운영하는 곳이다.

서울시 관계자는 “13일 기준 입원 가능한 생활치료센터는 441개였으나 실제 현장에서는 기존 입소자가 나간 뒤 정비하는 시간이 필요하다”며 “갑자기 확진자가 몰리는 바람에 준비가 먼저 된 곳으로 보내다보니 먼 곳에 가는 경우도 발생했다”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서울과 경기 확진자가 많아 상대적으로 확산이 적었던 인천으로 간 경우도 있었다”며 “해외입국 외국인의 경우 그동안 안산의 외국인 전용 생활치료센터로 많이 보냈으나 이제는 꽉 차 서울시에서 수용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서울시내 코로나19 확진자는 국립중앙의료원에 있는 수도권 공동대응상황실에서 병상을 배정하고 있다. 자치구와 시 역학조사관이 관련 정보를 제출하면 확진자의 증상과 연령 등을 고려해 결정한다.

가족이 생활치료센터에 있다는 한 시민은 “무증상·경증 환자가 주로 입소하기 때문에 이송 도중 갑자기 악화될 가능성은 낮다고 해도 시내에 많은 병상이 있는데도 멀리 보내는 게 말이 되냐”며 “퇴소 때 가족을 데리러 가야 하는 불편함도 있다”고 말했다.

이번 주 들어서는 타 지역의 생활치료센터로 간 서울시민이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14일과 20일 각각 334개, 520개 병상 규모의 생활치료센터를 추가한 영향이다. 서울시는 현재 3960개인 총 병상수를 이달 말까지 약 5000개까지 늘린다는 계획이다.

하지만 생활치료센터에 인력을 파견해야 하는 의료계에서는 5000 병상의 정상적인 운영이 쉽지 않을 것이란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일시적인 배정상의 문제가 있었다는 서울시의 설명과 달리 13일 시내 생활치료센터 가동률은 60%대였으나 충청권의 경우 90%가 넘었다.

시내 상급종합병원의 한 전문의는 “중수본에서 운영하는 생활치료센터의 경우 의료진이 충분했기 때문에 병상을 꽉 채울 수 있지만 서울시는 전혀 그렇지 않다”며 “우리 병원에도 지원 요청이 계속 들어오고 있지만 솔직히 더 보낼 인력도 없다”고 말했다.

또 다른 전문의는 “의사들도 전공이 각각 다른데 코로나19로 전문적으로 볼 수 있는 감염내과나 호흡기내과 인력은 병원 내에서도 충분히 바쁘다”며 “코로나19 파견 인원이 많아지면 역으로 병원에선 다른 환자 관리가 어려워진다는 문제도 있다”고 지적했다.

서울시의 다른 관계자는 “복수의 상급종합병원과 3곳 정도의 생활치료센터 추가 관련 협의가 진행 중”이라며 “확진자가 줄어 병상 가동률이 낮은 게 최선이겠지만 확보한 병상을 효율적으로 활용할 수 있도록 지속적으로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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