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개월만에 다시 1000명대 확진…‘조용한 전파자’ 20대 감염 급증

  • 동아일보
  • 입력 2021년 7월 7일 03시 00분


코멘트

[코로나19]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세가 걷잡을 수 없는 양상으로 치닫고 있다. 6일 방역당국에 따르면 이날 발생한 신규 확진자 수가 1100명을 넘는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 신규 확진자가 1000명을 넘은 건 3차 유행 때인 1월 4일(1020명) 이후 약 6개월 만이다. 코로나19 사태 시작 후 하루 확진자가 가장 많았던 건 지난해 12월 25일(1240명)이다. 전문가들은 “4차 유행의 시작”으로 보고 있다.

수도권만 놓고 보면 앞서 세 차례 유행 상황보다 더 심각하다. 특히 서울의 경우 6일 오후 9시까지 신규 확진자가 568명이나 발생했다. 가장 많았던 지난해 12월 25일 확진자 수(552명)를 넘어섰다. 무엇보다 20대 젊은층의 감염이 폭발적으로 늘고 있다. 질병관리청에 따르면 3일까지 1주간 20대 확진자는 1164명이다. 전주(688명)의 2배 가까운 수준으로 급증했다. 수도권 20대 확진자는 같은 기간 75% 이상 늘었다. 모든 연령대를 통틀어 20대 발생률이 가장 높고, 그 다음은 30대다.

수도권의 학교 학원 백화점 등 일상 속 감염도 속출하고 있다. 특히 집단 감염이 터질 때마다 확진자가 늘어나는 속도가 눈에 띄게 빨라지고 있다. 방역당국은 인도발 ‘델타 변이’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고 있다. 최근 델타 변이 감염자는 매주 2배씩 늘면서 본격적으로 확산하는 양상이다.

현재 확산세를 꺾을 가장 중요한 방법은 백신 접종이다. 이날 열린 수도권방역특별점검회의에서 오세훈 서울시장도 “젊은층에 우선 접종할 수 있도록 서울시에 더 많은 백신을 배정해 달라”고 요청했다. 하지만 접종자를 확대하기에는 물량이 부족하다. 이날 국내 접종률은 30%를 넘었다. 하지만 당분간 1차 접종은 일부 대상에 제한적으로 이뤄진다. 이스라엘과의 ‘백신 스와프(교환)’를 통해 화이자 백신 70만 회분이 들어오지만 현재 확산세를 진정시키기에는 역부족이다.

정부는 8일부터 수도권에 적용될 사회적 거리 두기 지침을 7일 발표한다. 4차 유행 현실화가 눈앞에 다가오면서 정부는 새로운 거리 두기를 적용하는 대신 기존 2단계를 연장하는 쪽으로 가닥을 잡았다. 이렇게 되면 5인 이상 사적 모임 금지, 오후 10시 영업 제한, 유흥시설 집합금지가 계속된다. 이와 별도로 서울시는 6일부터 공원 등에서 야간에 술을 마시면 과태료(10만 원 이하)를 부과하는 행정명령을 내렸다.

델타 변이 늘고 20대 확진도 급증… ‘4차 유행’진입 비상등
국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 수가 다시 1000명 선을 넘어서며 ‘4차 유행’ 현실화 우려가 커지고 있다. 특히 6일 오후 9시 기준 서울에서 발생한 신규 확진자만 568명이 나왔는데, 동부구치소 집단 감염 등의 영향으로 확진자가 급증했던 지난해 12월 25일(552명)을 넘어 역대 최다 규모다.

○ 1, 2일 만에 수십 명 확진… 델타 변이 가능성
수도권을 중심으로 한 확산세는 무서울 정도다. 무엇보다 최근 집단 감염이 별로 없던 시설에서 확진자가 쏟아지고 있다. 6일 인천 미추홀구의 한 초등학교 학생과 교사 등 26명이 코로나19에 감염됐다. 5일 6학년 학생 2명이 양성 판정을 받자 학생과 교사 59명을 검사한 결과 하루 만에 24명이 추가 감염된 사실이 확인됐다.

서울 강남구 삼성동 현대백화점 무역센터점에서는 4일 직원 2명이 처음 확진된 이후 관련 확진자가 6일 오후 9시까지 총 48명으로 늘었다. 이 중 43명이 백화점 직원으로, 식품관 및 슈퍼마켓을 중심으로 감염병이 전파됐다. 역학조사 결과 일부 종사자는 증상이 있었는데도 계속 출근을 했으며, 창고와 탈의실 등을 공동으로 사용한 것으로 파악됐다. 이 지점은 7, 8일 문을 닫고 전 직원이 코로나19 검사를 받을 예정이다. 노원구 실내체육시설에서도 2명이 추가 확진돼 확진자는 16명이 됐다. 이 시설은 창문을 닫고 냉방장치를 틀어 환기가 어려운 환경에서, 수강생 간 거리 두기가 잘 되지 않은 것으로 파악됐다.

확진자가 급속하게 늘어나는 배경으로 인도발 ‘델타 변이’ 가능성을 꼽고 있다. 6일 중앙방역대책본부에 따르면 지난 한 주 동안 델타 변이 감염 153건이 추가로 확인됐다. 직전 2주 확인 건수는 각각 35건, 73건이었다. 매주 2배로 변이 감염 사례가 늘고 있는 것이다.

○ ‘조용한 전파자’, 20대 확진 급증
수도권의 빠른 확산세에 20대 확진자의 증가도 큰 영향을 미쳤다. 지난주 발생한 전체 코로나19 확진자 중 23.8%(1164명)가 20대였다. 이는 누적 확진자 중 20대 비중인 15.6%를 훌쩍 뛰어넘는 수치다. 20대 이하 코로나19 백신 1차 접종률은 5일까지 10.5%로 전 연령대 가운데 가장 낮다. 이는 고령층, 기저질환자 위주의 국내 백신 접종 전략 때문에 비롯됐다. 20대의 경우 각종 모임이 잦고 행동반경이 넓어 이들에게 감염이 확산되면 다른 연령대까지 폭발적으로 전파될 수 있다. 20대가 코로나19 감염 이후에도 무증상이거나 증세가 경미한 경우가 많은 것도 우려되는 점이다. 감염된 채 모임 등에 참여해 ‘조용한 전파’가 발생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최재욱 고려대 의대 예방의학과 교수는 “최근 수도권의 감염 확산세를 막기 위해선 20, 30대에게 먼저 백신을 접종하는 방안을 검토해야 한다”고 말했다.

○ 심야 음주 금지… 거리 두기는 연장 유력
코로나19 신규 확진자가 1000명을 넘어선 6일 오후 경찰 기동대원들이 서울 마포구 홍대 앞 거리를 순찰하고 있다. 일일 확진자가 1000명을 넘어선 건 올해 1월 3일(1020명) 이후 약 6개월 만이다. 하루 최다 확진자가 나온 건 3차 유행이 한창이던 지난해 12월 25일(1240명)이다. 뉴스1
코로나19 신규 확진자가 1000명을 넘어선 6일 오후 경찰 기동대원들이 서울 마포구 홍대 앞 거리를 순찰하고 있다. 일일 확진자가 1000명을 넘어선 건 올해 1월 3일(1020명) 이후 약 6개월 만이다. 하루 최다 확진자가 나온 건 3차 유행이 한창이던 지난해 12월 25일(1240명)이다. 뉴스1
서울시는 6일 한강공원과 25개 주요 공원, 청계천 전 구역에서 야간음주를 금지하는 행정명령을 내렸다. 누구든 이곳에선 오후 10시부터 다음 날 오전 5시까지 술을 마시면 안 된다. 적발됐는데도 계도에 응하지 않으면 10만 원 이하의 과태료를 부과하고, 만약 확진으로 이어지면 방역 비용까지 청구한다. 25개 공원(중구 남산공원, 마포구 월드컵공원, 성동구 서울숲 등)은 6일 오후 10시부터, 한강공원은 7일 0시부터 적용됐다. 청계천은 7일 오후 10시부터 적용된다. 별도 해제 명령이 나올 때까지 계속된다. 8일부턴 핵심 방역수칙을 위반한 업소에 경고 없이 즉각 10일간 영업정지 처분을 내릴 수 있는 개정 감염병예방법 시행규칙이 전국에서 적용된다.

수도권 코로나19 상황이 다시 대유행 고비를 맞으며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가 7일 수도권의 ‘사회적 거리 두기’를 완화할 가능성은 낮아졌다. 정부 관계자는 “모임 인원 제한뿐 아니라 유흥주점과 단란주점 등의 집합금지도 현재처럼 유지시켜야 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유근형 기자 noel@donga.com
조건희 기자 becom@donga.com
김소영 기자 ksy@donga.com
이지운 기자 easy@donga.com
이지윤 기자 asap@donga.com
인천=차준호 기자 run-juno@donga.com
#코로나19#확산세#델타 변이#4차 유행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