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스코트에 속눈썹·볼터치…ARS는 왜 다 여성 목소리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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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1년 6월 2일 13시 4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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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캐터랩이 개발한 인공지능 챗봇 ‘이루다’ 가 성희롱, 성차별 논란 등에 휩싸이면서 서비스를 중단했다.(이루다 홈페이지 갈무리) © 뉴스1
스캐터랩이 개발한 인공지능 챗봇 ‘이루다’ 가 성희롱, 성차별 논란 등에 휩싸이면서 서비스를 중단했다.(이루다 홈페이지 갈무리) © 뉴스1
지방자치단체 마스코트, 자동음성안내(ARS) 등 일상 생활에서 마주하는 성차별적 요소를 개선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김둘순 한국여성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2일 개최된 ‘생활 속 성차별 개선을 위한 정책 토론회’를 통해 “최근 지자체 마스코트의 이미지나 이름, 설명 등에서 특정 성별을 강조하거나 비하하는 성차별적 요소가 존재한다”며 “고정적 성역할을 재생산할 위험이 있다”고 지적했다.

여성가족부(여가부)와 한국여성정책연구원 등에 따르면 총 260개 기관 지자체 마스코트를 전수조사한 결과 56.5%가 성별을 알 수 있었고, 43.0%는 성차별 요소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남성은 대표 마스코트 또는 주체적인 역할로서 발전적·진취적·적극적으로 표현되는 반면 여성은 보조적인 마스코트로 상냥하고 소극적·정적인 이미지로 표현됐다. ‘여성은 분홍, 남성은 파랑’ 등 성별에 따른 정형화된 색 이미지를 활용하기도 했다.

김 연구위원은 “여성 마스코트의 경우 속눈썹, 볼터치 등을 강조해 여성의 외모와 꾸밈노동을 강조하는 표현이 있었다”며 지자체 마스코트에서 성차별적 언어표현, 외모지상주의, 특정 성 비하 표현 등이 나타나고 있음을 꼬집었다.

이에 마스코트 제작·변경 시 성 차별성 요소 사전 점검에 대한 필요성이 제시됐다.

여성정책과, 젠더전문가 등의 사전 검토나 체크리스트 활용 등을 통해 마스코트의 성 차별적 요소를 점검하는 방식이다. 마스코트 제작 담당자의 성인지 감수성 교육을 강화하고, 지자체에서 진행되는 성별영향평가를 활용하는 방안도 언급됐다.

서울시 해치, 부산시 부비, 고성군 금강누리, 강원도 정선 산아리, 울산광역시교육청 사례처럼 성별이 드러나지 않는 마스코트로 성차별적 이미지를 개선하는 안도 제시됐다.

또 김 연구위원은 인공지능(AI) 비서 서비스나 자동응답시스템(ARS)가 대부분 여성 목소리인 점을 들어 “여성의 목소리가 개인 비서, 집사, 하녀의 역할을 대신하고 있다”고 문제를 제기했다.

중앙행정기관과 지자체 총 305개 기관, 정부 및 지자체 공공기관 약 200곳 등 총 507기관을 전수조사한 결과 93.1%가 ARS를 사용하고 있었으며, 이중 91.3%는 여성 목소리였다. 남성 목소리는 0.8%에 불과했다.

반면 해외기관에서는 58.8%만이 ARS를 사용하고(나머지는 사람이 직접 받음) 이중 60.6%가 여성, 40.0%가 남성 목소리를 활용했다.

김 연구위원은 “ARS 음성 목소리가 성인 남여, 어린이, 노인 등 다양한 국민을 대표할 수 있는 목소리로 제공될 수 있도록 지표를 개선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ARS서비스 운영개선을 위한 지침’ 등을 개선해 ARS 음성 목소리가 성별 균형을 이루도록 근거 규정을 명시하고, ARS 서비스 운영개선 협의회 구성원의 성별 균형을 고려하도록 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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