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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일보|사회

미래 교육과 서당 문화의 상생을 위하여

입력 2021-05-20 03:00업데이트 2021-05-20 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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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재우 (사)한국전통서당문화진흥회 사무총장


서당은 고구려 경당(경堂)을 기원으로 1600년 이상 전승돼 온 고유의 교육 문화로 사립 및 초등 교육의 뿌리로 일컬어진다. 사람됨 수양이 목적인 서당 문화는 교육과정이 삶의 실천으로 이어진다. 지식뿐만 아니라 조행(操行·태도와 행실)을 통한 생활습관을 전수한다. 부모와 자식, 스승과 제자 등 인간관계를 원활하게 지속시키는 예절과 도리를 배운다. 학부모와 학생은 훈장을 신뢰하고, 훈장은 수신(修身)의 자세로 학문과 생활에서 솔선수범한다. 다양한 연령의 학동이 공동생활하며 자연스럽게 형성된 선후배 관계는 가르침 받을 준비를 하고 익히며 축적하면서 상호보완적 학습관계를 이룬다.

서당 교육은 강(講)이라 불리는 교수법을 통해 학습역량에 맞춰 1 대 1 방식으로 진행한다. 강은 전날 배운 것을 훈장 앞에서 외우고 글의 뜻에 대한 질문에 답하는 과정이다. 완전학습을 지향하는 서당 교육의 핵심이며 학습 정도를 평가하는 방법이다. 강을 통해 훈장은 학동의 완숙도를 가늠하고 새 글의 진도 여부를 결정한다. 교재는 천자문과 추구(推句)에서부터 고전에 이르기까지 단계별로 구성된다. 기본 과목은 강경(講經·글 읽기) 제술(製述·글짓기) 휘호(揮毫·서예) 등이다.

서당은 공동체 내부의 자율적인 질서와 연동돼 오랫동안 생명력을 가지고 시대와 함께 변화해 왔다. 인격 완성과 전인교육을 목표로 조선 사회에서 가장 건실하고 안정적인 교육 활동을 수행했다. 국가윤리가 산간벽지까지 보급되는 데 크게 기여했다. (※일본의 전통 초등교육기관인 데라고야(寺子屋)는 300∼400호당 1곳이 운영됐지만 19세기 전남 구례의 서당은 115호당 1곳이 있었다). 구한말에는 여성, 노비를 위한 서당이 운영되기도 했다. 일제강점기에는 민족의식을 앙양하는 기관으로 변모했다.

역사와 시대를 반영해 민간이 자생적으로 운영한 서당에는 전통적 교육, 예절, 공동체, 놀이 문화가 녹아 있다. 서당은 중국 일본 등 동아시아 한자문화권에서도 유일하게 단절 없이 전통적인 교육 내용, 철학, 운영 방식, 그리고 미덕까지 계승했다. 그러나 일제강점기와 근대화를 거치며 사회적 무관심 등으로 사라질 위기에 처했다.

전국 전통 서당 훈장과 각계 인사가 뜻을 모아 2011년 한국전통서당문화진흥회가 출범했다. 전통의 가치로서 서당문화와 인성, 예절 문화를 계승 발전시키고 현대의 첨단 물질 및 기술 사회에 걸맞은 인격인 양성이라는 시대적 고민에 대한 답을 적극 제시하고자 한다. 문화체육관광부 지원으로 서당문화 활성화를 위한 문자 및 인성, 예절 교육을 수행하고 있다.

진흥회 발족 10주년을 맞는 올해 서당문화 변화를 돌아보고,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변화한 교육 환경에서 전인적, 자기주도적 교육 가치를 재탐색해 미래 교육과 서당의 상생을 모색하고 있다. ‘천년의 서당, 사람다움의 붓으로 오늘을 그리다’라는 주제로 ‘찾아가는 예절서당’ ‘고전(古典) 시민강좌’ ‘서당스테이’ ‘서당문화아카이브’ ‘대한민국 서당문화 한마당’과 논총 발간, 서당문화 가치 발굴 포럼 등 학술 활동을 통해 사람다움과 앎의 실천을 강조한 전통 교육의 메시지에 응답할 수 있는 한 해가 되길 희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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