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행자-화물차-이륜차 사고 줄여 사망자수 20% 감축”

  • 동아일보
  • 입력 2021년 3월 23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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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용복 한국교통안전공단 이사장

권용복 한국교통안전공단 이사장은 동아일보와의 인터뷰에서 “급변하는 자동차 시장과 도심항공교통 분야 등에서 새로운 사업 영역을 개척하겠다”고 강조했다. 한국교통안전공단 제공
권용복 한국교통안전공단 이사장은 동아일보와의 인터뷰에서 “급변하는 자동차 시장과 도심항공교통 분야 등에서 새로운 사업 영역을 개척하겠다”고 강조했다. 한국교통안전공단 제공
“교통사고 사망자를 지난해보다 20% 줄이는 게 목표입니다. 다소 버거울 수는 있지만 보행자와 화물차, 그리고 이륜차를 집중적으로 관리해 꼭 달성하겠습니다.”

11일 경북 김천의 집무실에서 만난 권용복 한국교통안전공단 이사장(60)은 “‘진인사대천명(盡人事待天命)’의 마음으로 최선을 다하겠다”며 이같이 강조했다. 그는 지난달 공단 이사장으로 취임했다. 행정고시 33회로 공직에 들어온 그는 국토교통부 항공안전정책관, 물류정책관, 항공정책실장 등 교통 관련 분야를 두루 거쳤다.

그는 “항공, 철도 등의 분야는 물론이고 4차 산업혁명의 시대에 주목받고 있는 자율주행차, 드론 등의 경쟁에서 주도권을 잡기 위한 연구개발, 인프라 구축에도 힘을 쏟겠다”고 말했다.

―지난해 교통사고 사망자가
3079명으로 2019보다 270명이 줄었다.

“많은 분들이 신경을 쓴 덕도 있겠지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에 따른 교통량 감소 영향도 작지 않다. 아직도 교통사고로 하루에 8, 9명이 목숨을 잃는다. 보행자 사망자 수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가운데 꼴찌에 가깝다. 갈 길이 멀다.”

―교통사고 감소를 위한 중점 추진 사안은….


“보행자와 화물차, 이륜차를 3대 타깃으로 삼고 중점적으로 살피려고 한다. 다음 달 17일부터 시행되는 ‘안전속도 5030’의 성공적 안착과 교통안전 취약지대를 개선하는 ‘우리 동네 교통안전 개선’ 사업을 통해 보행자 사고를 크게 줄이려 한다. 화물차의 경우 운전자의 휴식을 보장해 피로를 줄이면서 각종 안전관리를 제도화할 방침이다.”

―코로나19 확산 이후 배달 운행 등이 늘면서 이륜차 사고 위험이 커졌다.

“이륜차와 개인형 이동장치(PM) 운행이 확실히 많이 늘었다. 공단은 지난해 법규 위반 사실을 신고하는 공익제보단을 운영해 사고 예방에 앞장섰다. 올해는 배달플랫폼사업자 등을 대상으로 인증제 도입을 추진하고 배달 종사자는 교육을 의무화하는 등의 제도 마련에도 힘쓸 생각이다.”

정부는 올해 교통사고 사망자 수 목표를 2443명으로 잡았다. 1년 전보다 20%를 줄여 자동차 1만 대당 사망자를 0.9명 이내로 관리하겠다는 것이다. 이를 통해 2022년까지 OECD 회원국 중 상위 30% 수준인 2000명 이하로 줄이겠다는 게 정부의 계획이다.

―목표가 다소 버겁지 않나.

“굉장히 야심 차게 잡은 목표다. 4000명대였던 사망자 수를 3000명대로 줄일 때는 통했던 방법이 2000명대로 낮출 때는 안 먹힐 수 있다. 기존 방식으로는 안 된다. 정치하고 창의적인 방식이 필요하다. 해외 사례를 적극적으로 수용하고 경찰청, 도로교통공단, 손해보험협회 등 다양한 유관기관과 협력하려고 한다. 업무협약(MOU)도 적극적으로 맺고 협업한다면 홀로 뛸 때보다 시너지 효과가 2배, 4배, 8배로 늘어날 수 있다고 본다.”

―새롭게 발굴하려는 영역이 있다면….

“우리는 자동차 검사나 도로 진단, 운행기록 등 교통안전 정보는 물론이고 교통 분야 종사자 정보, 실시간 대중교통 운행 정보 등 74종 92TB(테라바이트)의 빅데이터를 관리하고 있다. 아직 원석이지만 잘 다듬어 보석으로 만들어 보겠다. 운전자의 안전운전 등급을 산출하거나 도로 안전 평가도 가능하다. 잘 활용한다면 교통사고 사망자를 줄이고 교통안전 선진국으로 가는 데 큰 기여를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본다.”

―전기차, 수소차 등의 보급이 증가하면서 공단의 차량 검사소 역할에도 변화가 필요할 것 같다.

“내연기관 차량에 2만 개의 부품이 들어가는 반면 전기차는 7000개에 그친다. 전기차나 수소차의 검사 방법은 일반 차량과 다를 수 있다. 앞으로는 내연기관 차량이 없어질 것이다. 이러한 흐름에 대비해 검사소의 역량을 높여 미래에 대비할 생각이다. 정부의 ‘그린뉴딜’ 기조에 발맞춰 수소버스 안전성을 확보하고 친환경 차량 검사 인력 양성에도 힘쓰고 있다.”

공단은 2018년 말 경기 화성시에 자율주행차 테스트베드(K시티)를 완공했다. 2022년까지 레벨4 수준의 자율주행차 기술 개발을 지원하기 위한 기상환경 재현 시설, 통신음영 시스템 등 K시티 시설 고도화도 추진하고 있다. 자율주행 수준은 0∼5단계로 나뉘는데, 레벨4란 차량이 스스로 각종 상황을 완전히 판단하고 비상시에도 운전자의 개입이 필요 없는 단계다.

―자율주행차 상용화를 대비하는 이유는….

“자율주행차나 드론 등의 상용화는 우리나라만의 문제가 아니다. 어느 나라가 시장과 제도를 선도하고, 헤게모니를 잡느냐가 매우 중요하다. K시티에서 다양한 테스트와 시험을 진행해 우리나라가 자율주행차 상용화를 선도할 수 있도록 힘쓸 것이다.”

―도심항공교통(UAM) 상용화를 앞두고 공단의 역할 강화도 기대된다.

“정부는 2025년까지 드론택시와 같은 UAM을 상용화한다는 목표를 담은 ‘한국형 도심항공교통 로드맵’을 내놨다. 국토부에서 항공정책실장을 맡았을 때 관련 조직을 만들고 핵심 인력을 배치했던 사안이다. UAM 상용화로 도로 교통의 패러다임이 완전히 달라질 것으로 기대되는 만큼 안전한 운행 환경 조성에 힘써 이 분야의 선도자가 되겠다.”

김천=박창규 기자 kyu@donga.com
#교통사고 사망자#감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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