혈전 생성 논란 휩싸인 AZ백신…2분기 접종계획 차질 빚나

  • 뉴스1
  • 입력 2021년 3월 17일 05시 1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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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일 오후 서울 성동구청 대강당에 마련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예방접종센터에서 의료진이 아스트라제네카 백신 조제과정을 시연하고 있다. 2021.3.15/뉴스1 © News1
15일 오후 서울 성동구청 대강당에 마련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예방접종센터에서 의료진이 아스트라제네카 백신 조제과정을 시연하고 있다. 2021.3.15/뉴스1 © News1
해외에서 아스트라제네카(AZ) 백신 접종을 중단하는 국가가 늘어나면서 우리 정부의 입장에 관심이 쏠린다. 국내에서 아스트라제네카 백신 중단을 결정할 경우 2분기 예방접종시행계획 조정이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17일 코로나19 예방접종 대응 추진단에 따르면 65세 이상 요양병원·시설의 입소자·환자, 종사자를 포함한 2분기 예방접종시행계획 내 아스트라제네카 백신 접종 대상은 약 770만명에 달한다.

2분기 접종 대상자 약 1150만명 가운데 67% 수준이다. 화이자 백신을 맞는 75세 이상 어르신 364만명과 코로나19 취약 노인시설 입소자 및 종사자 15만8000명을 제외하고 대부분을 차지한다.

결국 국내에서 아스트라제네카 백신 접종이 중단될 경우 770만명이 다른 백신을 맞아야 한다는 얘기다.

그러나 얀센과 모더나, 노바백스의 백신의 공급일정은 아직 협의 중일 뿐 확정된 바 없다. 2분기 중 국내 공급 일정이 정해진 백신은 아직 아스트라제네카와 화이자 백신 뿐이다. 당장 공급이 가능하다면 국내에서 생산하는 러시아 백신 도입을 염두에 둬야 할 수 있다.

이에 따라 당장 아스트라제네카 백신 접종에 제동이 걸리면 지난 2~3월에 이어 예방접종사업을 지속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정은경 질병청장은 지난 브리핑에서 “노바백스와 얀센, 모더나 백신의 구체적인 공급시기는 계속 협의 중”이라며 “일정이 확정되면 일부 계획이 변경될 수 있다”고 밝혔다.

현재 해외 21개 국가는 이미 아스트라제네카 백신 접종을 중단한 상태다. EU에서 접종을 중단한 국가는 27개 회원국 가운데 19개국이고, 아시아에서도 태국과 인도네시아가 세계보건기구(WHO)의 검토를 기다리기로 했다.

이와 같은 해외 보건당국의 아스트라제네카 백신 접종 중단은 지난 7일 오스트리아에서 백신 접종 후 혈전색전증으로 사망한 사례가 잇따라 발생하면서 시작됐다. 오스트리아에서는 지난 7일 동일 지역·동일 일련번호 아스트라제네카 백신(batch ABV 5300)을 접종한 젊은 여성 2명에게서 혈전색전증이 발견됐다.

이들은 모두 기저질환이 없었고, 이중 1명은 사망했다. 오스트리아 보건당국은 이상 징후에 대한 심층 조사와 함께 해당 일련번호 백신에 대해 예방접종을 중단했고, 곧이어 인접 국가들이 예방적 차원에서 접종을 중단했다.

유럽의약품청(EMA)은 이달 18일 전문가 집단 긴급 회의를 열고 아스트라제네카 백신과 혈전 생성의 인과성에 대해 논의한다. 지난 1차 조사 결과에서는 3억명 이상의 접종이 시행된 가운데 일부 특수하게 발생한 사례로 백신 접종에는 문제가 없다는 의견이 나왔다.

세계보건기구(WHO)도 아스트라제네카 백신 사용을 계속할 필요가 있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단, 전문가위원회를 소집해 백신의 안전성을 심층 검토하고, 인과성이 있다고 판명되면 혈전 부작용 위험 등 추가 조치를 취할 예정이다.

우리나라는 아스트라제네카 백신 접종을 중단할 근거는 아직 충분하지 않은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추진단은 EMA와 WHO 등 해외 조사 결과 발표를 참고해 접종 중단이나 접종 대상자 조정, 이상반응 사례 추가 등 후속 조치를 취하기로 했다.

박영준 이상반응조사지원팀장은“일부 국가에서 아스트라제네카 백신 접종을 중단했으나, 아직까지 백신과의 관련성을 확인한 곳은 없다”며 “지금까지 3억명 이상이 이 백신을 문제없이 접종하는 등 지난 초기 평가에서 나온 근거 자료상으로도 변동이 없다”라고 했다.

이상원 역학조사분석단장은 “현재 상황을 판단하여 분석하는 중간평가의 단계로서 아직까지 그 결과를 예단하기 어렵다”면서 “아직까지 (국내) 접종 중단과 관련해서는 구체적으로 말할 수 있는 단계는 아니다”라고 말했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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