쇼핑몰 투신 남성 지인 청원 “어린 딸 둔 성실한 가장이었다”

“실족사인지 사명경위 밝혀야”
“유서도 없는데 왜 투신자살이라고 단정하느냐”

사진=뉴시스

최근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IFC몰에서 투신해 사망한 남성의 지인이 고인이 가족을 두고 무책임하게 투신할 사람이 아니라며 정확한 사망 경위를 밝혀야 한다고 호소했다.

고인의 지인이라는 A 씨는 지난 18일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얼마 전 ‘IFC몰 투신’이라는 자극적인 검색어로 이슈가 된 친구의 명예를 지키고자 글을 쓴다. 친구가 ‘이기적인 자살자’로 매도되는 것이 너무 괴롭다”는 글을 올렸다.

A 씨는 “우선 40대 남성으로 보도된 제 친구는 1985년생 한국 나이 37살로, 갓 태어난 딸과 사랑스러운 아내, 양친을 부양하던 가장이었다”라며 “갓 태어난 딸과 독박육아를 책임지던 아내를 위해 제대로 친구도 만나지 못하며 밤낮없이 회사 일을 하던 성실한 가장”이라고 말했다.

이어 “최근 이중, 삼중의 과중한 일을 하며 밤낮없이 살았다. 최근 업무적 압박감에 시달렸다고 한다. 사고가 나기 몇 분 전까지도 업무 담당자와 통화를 했고, 통화를 끊으며 난간에서 떨어졌다고 한다”라며 “정황상 이게 투신자살인지, 업무적 스트레스로 인한 실족사인지는 조사가 이뤄져야 한다”고 덧붙였다.

청원인 A 씨는 “유서도 없고, 갓 태어난 딸이 있던 친구가 이렇게 극단적인 선택을 하겠느냐. 난 아니라고 본다”라며 “아직 제대로 밝혀진 것이 없고 사고 전에는 업무적 스트레스라는 큰 심리적 압박 요인이 있었으며 유서도 없는데 왜 투신자살이라고 단정하느냐”고 의문을 표했다.

끝으로 A 씨는 “사실을 제대로 말하지 않은 관계당국과 고인이 마지막까지 몸담았던 직장에서도 사실 정황을 명확히 밝히고 사과해야 한다”라며 “그것이 어린 딸과 육아에 고생하는 아내를 위해 불철주야 뛰어다닌 고인의 마지막 명예를 위한 최소한의 예의일 것”이라 강조했다.

이에 대해 IFC몰 측은 “국민 청원의 내용은 현재까지의 경찰 조사 내용과 다르며, 정확한 경위와 사실 확인 없이 작성되어진 것으로 판단 된다”라고 전했다.

앞서 소방당국 등에 따르면 지난 15일 오후 4시 20분쯤 30대 남성 B 씨가 영등포구 복합쇼핑몰인 IFC몰 내 지하 1층에서 지하 3층으로 투신했다. IFC몰은 층마다 난간이 있고 가운데가 뻥 뚫린 실내 고층 구조로, 당시 쇼핑 중이던 사람들 몇몇이 투신 장면을 목격한 것으로 전해졌다.

사고 직후 B 씨는 인근 병원으로 이송됐지만 결국 숨졌다. 이후 관련 기사에 사람이 많은 장소에서 극단적 선택을 했다며 B 씨를 비판하는 댓글이 달리기도 했다.

송치훈 동아닷컴 기자 sch53@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