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업기술실용화재단, 전북 ‘스마트팜’ 도우미 역할 톡톡

  • 동아일보
  • 입력 2020년 12월 30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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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마트농생명 현장실증 사업 진행
오리농장 ‘왕겨 살포 자동로봇’ 등
개발 제품 테스트 후 상용화 도와
올해 9개사 참여… 22억 매출 올려

농업기술실용화재단의 공공기관연계 ‘스마트농생명 테스트베드 현장실증 지원사업’에 참여한 스마트팜 제품 생산기업 다운의 왕겨살포로봇을 관계자가 사육장에 설치하고 있다. 오른쪽 사진은 다운의 왕겨살포로봇이 사육장 내부에 왕겨를 뿌려주는 모습. 농업기술실용화재단 제공
농업기술실용화재단의 공공기관연계 ‘스마트농생명 테스트베드 현장실증 지원사업’에 참여한 스마트팜 제품 생산기업 다운의 왕겨살포로봇을 관계자가 사육장에 설치하고 있다. 오른쪽 사진은 다운의 왕겨살포로봇이 사육장 내부에 왕겨를 뿌려주는 모습. 농업기술실용화재단 제공
오리를 키울 때 꼭 필요하면서도 손이 많이 가는 작업이 왕겨를 뿌려주는 일이다. 오리는 성장 과정에서 많은 양의 기름을 배출하기 때문에 깨끗한 사육장 환경을 유지하는 게 중요하다. 사육 농가들은 하루 중 많은 시간을 왕겨 뿌리기에 할애한다.

왕겨 살포 과정에서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AI) 바이러스 등 병원균이 사육장 내부로 유입될 우려가 있다. 왕겨를 옮기는 차량 등이 사육장 내부와 외부를 오가는 과정에서 철새의 분변 등이 묻어올 수 있어서다. 축산 분야 스마트팜 제품 생산 기업인 ‘다운’이 지난해 왕겨 살포 로봇을 개발한 이유가 여기에 있다. 왕겨 살포 로봇은 천장에 설치된 로봇이 농민이 설정한 시간에 사육장 내부에 자동으로 왕겨를 뿌려준다. 시간도 절약되고 바이러스 감염 위험도 차단할 수 있다.

제품은 개발됐지만 실제 농가에서 활용할 수 있을지는 불투명했다. 다운은 올해 농업기술실용화재단이 진행한 현장실증 지원 사업에 참여했다. 오리 사육 농가에 제품을 설치하고 4개월 정도 시험 가동을 하며 성능을 테스트했다.

3300m² 면적에 농민이 직접 왕겨를 뿌리는 데 2시간이 걸렸지만 로봇을 이용하니 15분 만에 끝났다. 구석구석 골고루 왕겨를 뿌리는 일도 가능했다. 특히 장비가 무거워 오래된 축사에는 설치가 어렵다는 점을 감안해 무게를 줄여 상용화 길을 열었다.

2017년 전북 익산으로 이전한 농업기술실용화재단의 공공기관 연계 ‘스마트 농생명 테스트베드 현장실증 지원 사업’이 도내 스마트팜 제품 생산 기업의 기술 고도화 및 상용화의 첨병 역할을 하고 있다.

이 사업은 기업이 개발한 제품을 상용화 이전에 현장에서 테스트할 기회를 제공해 제품이 갖고 있는 문제점 등을 사전에 파악할 수 있다. 성능을 높이고 실제 농가에 보급할 수 있도록 돕는 사업을 2018년부터 3년째 진행하고 있다.

참여 기업들은 제품을 개발하는 데 최대 5000만 원의 지원금을 받는다. 전문가로부터 제품의 성능을 높이기 위한 컨설팅은 물론이고 제품의 경제성 분석과 시장 진출 진입 장벽에 대한 정보를 받는다. 박람회 등에 나가 제품을 홍보할 기회도 갖는다.

올해 전북지역 9개 기업이 이 사업에 참여해 14개 현장에서 제품을 테스트하고 기술을 보완했다. 이들 기업은 이런 성과를 바탕으로 22억 원의 매출을 올렸고 40여 명의 신규 인력도 채용했다.

정경숙 농업기술실용화재단 스마트팜사업팀장은 “실증 테스트 참여 기업들의 만족도가 매우 높다”며 “더 많은 테스트 현장을 찾아 기업들이 개발한 제품의 성능을 업그레이드하고 실제 농업 현장에 보급해 농민들이 쉽게 농사를 지을 수 있도록 돕겠다”고 말했다.

박영민 기자 minpress@donga.com
#농업기술실용화재단#전북#스마트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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