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서워서 맞겠나”…사망 소식에 접종 보류·취소·문의 빗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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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0년 10월 21일 13시 0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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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일 오전 제주도청 기자실에서 임태봉 제주도 보건복지여성국장이 독감백신 접종 후 사망한 A씨(68)에 대한 브리핑을 하고 있다.(제주도 제공)© News1
21일 오전 제주도청 기자실에서 임태봉 제주도 보건복지여성국장이 독감백신 접종 후 사망한 A씨(68)에 대한 브리핑을 하고 있다.(제주도 제공)© News1
제주에서도 독감 백신 접종자가 사망하는 사례가 발생하자 지역사회에 불안감이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21일 제주도에 따르면 국가 무료 예방 접종 대상자인 제주도민 A씨(68)는 지난 19일 오전 9시쯤 제주시의 한 민간 의료기관에서 독감백신을 맞은 뒤 이날 0시10분쯤 사망했다.

현재 제주도 보건당국은 A씨가 평소 고혈압 등 기저질환을 앓고 있었던 점을 고려해 사망과 독감백신 접종 간 연관성이 있는지 역학조사를 벌이고 있다.

이 같은 소식이 전해진 이날 오전 11시쯤 찾은 제주시 도남동 제주시보건소는 이미 인적 없이 텅 빈 상태였다. 무료 독감백신을 맞으려는 이들이 몰리며 혼잡한 모습을 보였던 전날과는 사뭇 다른 풍경이었다.

5부제에 따라 이날은 출생 연도 끝자리가 3·8인 이들만 독감백신을 접종받을 수 있었지만 이에 상관 없이 보건소를 찾은 모든 이들이 독감백신을 접종받을 정도였다.

보건소의 한 관계자는 “접종 후 사망 사례가 속속 나오고 있어서 그런지 접종 인원이 많이 줄어들긴 했다”며 “어제는 오전에만 400명 정도가 다녀갔는데 오늘은 절반 정도 밖에 오지 않았다”고 했다.

시민들의 불안감도 증폭되고 있다. 특히 제주도는 모든 도민이 독감백신을 무료료 접종받을 수 있어 불안감의 폭이 더 크다.

실제 강모씨(41)는 “국가 접종 대상자가 아닌데도 제주도에서 무료로 접종을 해 준다고 해 올해 처음을 독감백신을 맞으려고 했는데 평소 고혈압이 있어 이번에는 안 맞기로 했다”고 했다.

김모씨(54)도 “금요일에 접종을 받으러 가려고 했는데 가족 전체가 올해는 맞지 않기로 했다”며 “아무리 무료라 해도 제주에서도 사망자가 발생하니 마음이 놓이질 않는다”고 걱정했다.

병의원 곳곳도 술렁였다.

마침 독감백신을 맞기 위해 병의원을 찾았던 이들은 기사 등을 통해 소식을 접하고 불안감에 독감백신 제조사나 종류 등을 재차 물으며 접종 여부를 고민했다.

제주시의 한 이비인후과 관계자는 “많이 불안해 하시긴 하지만 아직 정확한 사망원인이 나오지 않은 만큼 대체로 접종하는 분위기”라며 “일부 접종을 미루거나 취소하는 경우도 있다”고 전했다.

서귀포시의 한 의원 관계자는 “요 며칠 독감백신 접종 사망자가 계속 나오고 있어서 유선상으로도 문의가 계속되고 있다”며 “예약 취소도 잇따르고 있다”고 했다.

독감백신에 대한 불안감은 온라인을 중심으로 크게 확산되고 있다.

실제 현재 제주의 한 맘카페에는 ‘정말 무섭네요’, ‘어떻게 해야 할지…’, ‘무서워서 접종을 못 하겠어요’ 등의 글이 계속 올라오고 있다.

이 맘카페 이용자인 주부 김모씨(35)는 “남편이랑 아들 먼저 독감백신 접종을 받게 했는데 정말 후회된다”며 “접종받은 지인들도 다 같은 걱정 중”이라고 토로했다.

다만 일부 이용자들은 ‘밝혀진 게 아직 아무것도 없지 않느냐’, ‘다들 이러니 사람들이 더 불안해 한다’ 등의 글을 올리며 괜한 불안감을 더 우려하고 있다.

제주도는 독감백신 접종 후 발열, 무력감, 근육통 등의 이상반응이 나타날 경우 즉시 관할 보건소나 병의원으로 신고해 줄 것을 당부하고 있다.

임태봉 도 보건복지여성국장은 “사망한 A씨와 관련한 추가 정보가 확인될 경우 재난안전문자·홈페이지·SNS 등을 통해 추가 공개할 방침”이라며 “고령자, 기저질환자 등에 대해서는 접종 전 병력 파악 등 전문적인 상담을 진행하겠다”고 밝혔다.

 (제주=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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