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1만여 가구 정전… 강풍에 달리던 차 넘어져 ‘아찔’

  • 동아일보
  • 입력 2020년 9월 3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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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호 태풍 ‘마이삭’ 한반도 강타

2일 오전부터 제주도가 9호 태풍 마이삭(MAYSAK)의 영향권에 든 가운데 이날 오후 제주시 한림읍 한 도로에 차량이 강풍에 넘어져 있다. 제주=뉴시스
2일 오전부터 제주도가 9호 태풍 마이삭(MAYSAK)의 영향권에 든 가운데 이날 오후 제주시 한림읍 한 도로에 차량이 강풍에 넘어져 있다. 제주=뉴시스
제9호 태풍 ‘마이삭(MAYSAK)’이 한반도를 지나면서 제주와 영남 지방에 크고 작은 피해가 잇달아 발생했다. 2일 제주 제주시 한경면 고산 지역에서는 순간최대풍속이 초속 49.2m에 달하는 등 강풍이 불었다. 이에 따라 제주지역 곳곳에서 전선이 끊겨 오후 10시 현재 약 1만 가구가 정전 피해를 입었다. 또 시내 가로수가 쓰러지거나 건물 지붕과 간판 등이 파손되는 등 사고가 이어졌다. 경남에선 침수와 산사태 피해가 우려되면서 주민 2600여 명이 긴급 사전 대피하기도 했다. 거가대교와 남해대교 등 남해안 섬과 육지를 잇는 여러 다리의 통행이 잇달아 통제됐고, 경부·경전·동해선 등 7개 노선 열차 41편의 운행도 중단됐다.

부산은 하늘길과 뱃길이 모두 끊겼다. 이날 오후부터 김해공항 항공편은 모두 결항됐고 부산항에 있는 선박 736척은 모두 피항했다. 부두 컨테이너와 크레인도 모두 결박 조치했다.

마이삭이 한반도에 상륙할 때의 위력은 중심기압 960헥토파스칼(hPa), 최대풍속 초속 40m다. 이는 2003년 태풍 ‘매미’의 상륙 당시 위력(955hPa, 초속 40m)과 비슷하다. 당시 131명의 인명피해와 부산항 크레인이 붕괴되는 등 4조3000억 원의 재산피해가 발생했다.

마이삭은 3일 오전 강원 동해상으로 빠져나갈 예정이지만 강풍 반경이 약 300km에 달해 전국이 영향권에 든다. 3일 순간최대풍속은 제주도와 경상도 해안이 초속 30∼50m, 강원 영동과 전남, 경상도는 초속 20∼40m, 그 밖의 지역에서는 초속 10∼30m에 달한다. 비 피해도 주의해야 한다. 3일까지 강원 영동과 동해안, 제주 산지에는 최대 400mm 이상의 비가 내리고 경상도와 전남, 전북 일부 지역, 제주에는 100∼300mm가량의 비가 온다. 서울과 경기, 강원 영서와 충청, 전북 등에는 100∼200mm의 비가 내린다. 3일 오전 서울과 경기 지역에는 돌풍과 함께 시간당 50mm 이상의 집중호우가 내릴 가능성도 크다.

7일에는 제10호 태풍 ‘하이선(HAISHEN)’이 한반도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1일 괌 인근 해상에서 발생한 하이선은 5일이면 중심기압 930hPa, 최대풍속 시속 180km, 초속 50m의 ‘매우 강한’ 태풍이 될 것으로 보인다. 2일 오후 4시 예보상으로는 6일 일본 가고시마를 지나 7일 ‘강한’ 태풍 상태로 부산에 상륙할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달 한반도 서해상을 지나간 제8호 태풍 ‘바비(BAVI)’에 이어 태풍 3개가 연속해 한반도에 직접 영향을 주는 셈이다.

9∼11월에 발생하는 가을 태풍은 평년 평균 0.7개꼴로 한반도에 영향을 미친다. 그러나 바다가 따뜻해지면 가을에도 강한 태풍이 자주 발생하고, 한반도에 영향을 끼칠 확률도 커진다. 예상욱 한양대 해양융합공학과 교수는 “현재 저위도 해수면 온도가 따뜻한 데다 대기 중 고기압들이 자리 잡고 있어 태풍이 발생하기에 상당히 유리한 조건”이라고 설명했다.

강은지 kej09@donga.com / 제주=임재영 기자

#태풍 마이삭#제주#강풍 피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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