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천 육가공업체 19명-은평 미용실 9명… 서울 집단감염 속출

  • 동아일보
  • 입력 2020년 8월 27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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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명 감염 구로 아파트 확진자 근무 구내식당서 상당수 직원 함께 식사
미용실 직원은 감염경로 깜깜
80대 여성 숨진뒤 확진 판정도

서울 금천구의 한 육류가공업체에서 직원 19명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집단 감염됐다. 소규모 집단 감염이 발생한 서울 구로구 아파트의 확진자를 통해 확산된 것으로 추정된다. 은평구 미용실에서도 9명의 확진자가 발생하는 등 코로나19가 일상 곳곳으로 파고들고 있다.

26일 금천구에 따르면 독산1동에 있는 육류가공·제조업체 ‘비비팜’에서 이날 19명이 확진 판정을 받았다. 이 업체에서는 A 씨가 24일 첫 확진 판정을 받았다. A 씨는 18, 19일 이틀 동안 이곳에서 일했고, 다음 날부터 콧물과 고열 등의 증상이 있었다. A 씨 확진 이후 직원 31명이 진단 검사를 받았고 추가 확진자를 제외한 10명은 음성 판정을 받았다. 나머지 2명은 검사 결과를 기다리고 있다.

A 씨 등이 작업을 하면서 마스크를 썼는지 등은 아직 확인되지 않았다. 다만 직원 상당수가 회사 내 식당에서 함께 식사를 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 업체는 4층짜리 건물의 지하 1층에 입주해 있다. 지상층에 비해 환기가 어렵고 바이러스 확산도 쉬웠을 것으로 추정된다. 방역당국은 비비팜과 같은 건물에 입주한 6개 업체 직원 115명에 대해서도 검사를 진행하고 모두 자가 격리 조치했다. 추가 확진자 중에는 A 씨와 같은 날 증상을 보인 직원이 있어 역학조사가 진행되면 최초 감염자가 바뀔 가능성도 있다.

A 씨는 23일 확진 판정을 받은 구로구 아파트 집단 감염 첫 확진자의 남편이다. A 씨 부인은 감염 경로가 확인되지 않은 깜깜이 확진자다. 이 아파트는 복도식 구조로 267가구 400여 명이 살고 있는데 같은 동에서 A 씨를 포함해 모두 8명의 확진자가 나왔다. 부인이 확진된 다음 날 두 살 난 아들이 A 씨와 함께 양성 판정을 받았다. 이어 25, 26일 같은 동에 거주하는 주민 5명이 감염됐다.

A 씨의 가족과 추가 확진 판정을 받은 주민들 간 직접 접촉 여부는 아직 확인되지 않았다. 다만 확진자가 나온 5가구가 같은 라인 안에서 각각 다른 층에 위치해 있다. 방역당국은 환기구로 인한 전파 가능성도 있다고 보고 조사를 하는 한편 폐쇄회로(CC)TV를 통해 추가 접촉자와 감염 경로를 파악하고 있다. 주민과 경비원 등 430명의 감염 여부도 확인 중이다. A 씨의 아들이 다니는 어린이집 원아와 교사 등 24명은 모두 음성 반응이 나왔다.

은평구 미용실 ‘헤어콕 연신내점’에서도 확진자가 9명이 나왔다. 최초 확진자는 이 미용실 직원 B 씨로, 22일 양성 판정을 받았다. 이후 B 씨의 미용실 동료와 가족 등 8명이 추가로 감염됐다. B 씨도 감염 경로가 확인되지 않았다.

현재까지 이뤄진 조사에 따르면 B 씨의 접촉자는 25명이고 이 가운데 미용실 고객은 없다. 박유미 서울시 시민건강국장은 “추가 접촉자와 최초 감염 경로 등을 파악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며 “8∼22일 사이 이 미용실에 방문한 사람은 증상 유무에 관계없이 검사를 받길 바란다”고 말했다.

한 80대 여성은 사망 후 확진 판정을 받았다. 서울에서는 17번째 코로나19 사망자다. 이 여성은 평소 고혈압과 고지혈증이 있었는데 24일 응급실에 실려 왔을 당시 이미 숨진 상태였다. 방역당국이 검체를 채취해 검사한 결과 다음 날 양성이 나왔다. 감염 경로는 밝혀지지 않았다.

서울시는 집단 감염 발생지인 관악구 무한구(九)룹에 대해 방문판매 미신고 및 집합금지 명령 위반으로 경찰에 고발했다. 중앙방역대책본부(방대본)에 따르면 해당 업체 관련 확진자는 이날 낮 12시 기준 47명이다. 서울 확진자는 없지만 △전남 32명 △경기 7명 △인천 5명 등 전국 곳곳에서 추가 확진자가 나왔다.

서울시 관계자는 “무한구룹은 방문자 명단 제공에 비협조적인 상황이다”라며 “경찰과 협조해 방문자 명단을 확보할 예정이다”라고 밝혔다.

김하경 기자 whatsup@donga.com

#코로나19 재확산#수도권 집단감염#확진 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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