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해 이어 이번엔 코로나에 태풍…구례·곡성 수재민 ‘캄캄’

  • 뉴스1
  • 입력 2020년 8월 25일 08시 5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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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북 포항에 주둔 중인 신속기동부대인 해병대 1사단 장병들이 15일 집중호우로 침수피해가 발생한 경남 하동군과 전남 구례군에서 대대급 병력을 투입, 복구 및 방역 작업에 힘을 보태고 있다. (해병대 1사단제공)2020.8.15 /뉴스1 © News1
경북 포항에 주둔 중인 신속기동부대인 해병대 1사단 장병들이 15일 집중호우로 침수피해가 발생한 경남 하동군과 전남 구례군에서 대대급 병력을 투입, 복구 및 방역 작업에 힘을 보태고 있다. (해병대 1사단제공)2020.8.15 /뉴스1 © News1
“수해에 폭염, 코로나 확산에 태풍까지 온다는 소식에 앞이 캄캄합니다. 자원봉사자도 뚝 끊어졌고요.”

섬진강 범람으로 막대한 침수 피해를 입은 전남 구례와 곡성지역 수재민들이 코로나19 확산에 이어 북상하는 태풍 소식에 깊은 한숨을 쉬고 있다.

구례는 이번 홍수로 2명이 다치고 1807억원에 달하는 재산 피해가 났다. 특히 주택은 669채가 침수되고 전파 35채, 반파 10채에 달한다. 상가도 468개소가 피해를 입었다.

그동안 주민들은 물론 자원봉사자와 공무원, 군장병 등이 매일 투입됐고 복구 시작 후 보름이 지난 현재 대부분의 주택은 쓰레기 정리와 내부 청소가 끝난 상태다.

하지만 아직도 사람의 손길이 닿지 않은 곳도 많아 외부의 도움이 필요하지만 자원봉사자의 발길도 뚝 끊겼다.

수해 직후 25000여명에 달하던 자원봉사자는 시간이 지나며 점차 줄었고, 최근에는 전국적으로 확산하는 코로나19 탓에 군인장병을 뺀 순수자원봉사자는 30명 남짓으로 줄었다.

도움의 손길이 준 것에 더해 태풍 북상 소식도 주민들에게 큰 걱정거리다. 주택이나 상가의 경우 도배와 장판 등 내부 인테리어는 전문가를 불러 시공해야 하지만 아직도 바닥과 벽체가 마르지 않은 곳이 많아서다.

구례읍 봉동리 주민 박모씨(67)는 “물에 잠긴 집이 마르기 위해서는 최소 2~3주의 시간이 필요한데, 이번에 또다시 태풍이 오면서 도배장판에도 시간이 더 걸릴 것”이라고 답답해했다.

진흙탕이 된 농촌지역의 비닐하우스에서도 근심의 목소리가 나온다. 비닐하우스는 폭염 탓에 내부로 들어갈 수 없어 군장병들이 투입된 곳이다.

군장병 한명이 일반인 다섯명 몫을 한다는 말을 들을 정도로 열심히 일한 탓에 겉의 비닐은 제거된 상태지만 여전히 철제구조물까지는 제거하지 못한 곳이 많다.

철제구조물의 경우 전혀 손상되지 않은 곳은 그대로 사용할 수 있지만, 대부분 하우스 꼭대기까지 물에 잠기며 대부분은 휘고 뒤틀린 경우가 많아 제거 후 다시 설치해야 한다.

양정마을 농경지에서 만난 주민 장모씨(50)는 “군장병들이 투입돼 비닐을 제거했지만 복잡한 비닐하우스 뼈대 제거는 기술자들이 해야 한다”며 “군인들도 며칠 뒤면 부대로 복귀한다는데 의지하던 버팀목이 사라지는 것 같다”고 아쉬움을 토로했다.

구례군에 비해 주택 침수 피해는 덜하지만 비닐하우스 등 농경지 피해가 큰 곡성군도 비슷한 처지다.

곡성군의 한 공무원은 “곡성지역도 여전한 불볕 더위와 코로나19, 태풍 북상이란 악재에 시달리지만 그래도 모두가 한마음으로 최선을 다하고 있다”며 “매일 군장병과 공무원, 자원봉사자들 1000여명이 복구현장에서 땀을 흘리고 있다”고 전했다.


(구례·곡성=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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