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m이상 떨어져 마스크 쓰고 배구공 패스… 대학 예체능-이공계열 조심스레 대면수업

  • 동아일보
  • 입력 2020년 4월 23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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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습비중 큰 과목 온라인 강의 한계… 한양대 시작으로 대면수업 늘어
발열체크-소독 등 방역에 신경

한양대 체육학과 학생들이 21일 교내 올림픽체육관에서 마스크를 쓰고 배구 수업을 하고 있다. 한양대는 실기나 실습이 필수적인 수업에 한해 13일부터 부분 대면수업을 시작했다. 박영대 기자 sannae@donga.com
한양대 체육학과 학생들이 21일 교내 올림픽체육관에서 마스크를 쓰고 배구 수업을 하고 있다. 한양대는 실기나 실습이 필수적인 수업에 한해 13일부터 부분 대면수업을 시작했다. 박영대 기자 sannae@donga.com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해 원격수업을 진행 중인 대학들이 조심스럽게 대면수업을 시작하고 있다. 전면 등교는 시기상조인 만큼 실기와 실습이 필수인 강의부터 현장수업에 나서고 있다. 주로 예체능과 이공계, 의학계열 등이다.

서울지역 대학 중 한양대는 13일 부분 대면수업을 허용했다. 정부가 사회적 거리 두기 조치를 완화한 20일에는 단국대와 상지대가 대면수업을 시작했다. 22일 한국사립대학총장협의회에 따르면 27일에는 37개 대학이 대면수업을 재개한다. 5월에는 2일 1곳, 4일 60곳, 6일 2곳, 11일 25곳, 13일 2곳 등 상당수 대학이 합류한다.

대면수업이 이뤄져도 코로나19 이전과는 크게 달라진 모습이다. 방역수칙과 언택트(untact·비접촉) 준수가 핵심이다. 대면수업을 시작한 학교를 들여다보면 코로나19 시대의 대면수업이 어떤 모습일지 그려볼 수 있다.

21일 오전 서울 성동구 한양대 올림픽체육관에서 진행된 전공배구 수업. 학생들은 모두 마스크를 쓰고, 바닥에 흰색 테이프로 표시된 지점마다 한 명씩 떨어져 서 있었다. 표시 간 거리는 2m. 사회적 거리 두기 기준이자 한양대가 대면수업을 허용한 조건 중 하나다.

국가대표 출신으로 이 수업을 담당하는 양진웅 한양대 배구부 감독은 패스 시범을 보인 뒤 학생들의 실기 장면을 휴대전화로 촬영했다. 코로나19가 걱정돼 학교에 오지 못한 학생들을 위해서다. 이 경우 원격수업과 마찬가지로 동영상을 보고 공 던지는 모습을 촬영해 제출하면 출석으로 인정된다. 양 감독은 “전공수업은 거의 다 오지만 교양수업은 절반가량 빠진다”고 전했다.

기계공학부의 열유체공학실험 수업은 2명씩 돌아가며 출석한다. 수강생이 실험실에 한꺼번에 모이면 2m 간격을 유지할 수 없어서다. 실험 주제별로 구성된 2인 1조는 실험의 모든 장면을 촬영하고 설명을 녹음해 다른 학생들과 공유한다.

한양대 학생들은 매번 수업 전에 문진표를 작성하고 연락처를 남긴다. 발열 체크를 한 뒤 정상 체온이 확인되면 옷에 스티커를 붙이고 수업 장소에 들어간다. 마스크 착용은 기본이고 수업이 끝나면 바로 나가야 한다. 강의실은 수시로 환기한다. 대면수업은 전체 수업의 10% 정도 진행 중이다.

대학들은 여전히 코로나19가 걱정스럽지만 학생들의 학습권을 최대한 보장하기 위해 일부나마 대면수업을 한다는 의견이다. 단국대 관계자는 “실험과 실습 실기 과목은 원격수업만으로는 어렵다는 판단에 따라 4920개 학부 과목 중 의학, 예체능, 공학 등 322개 과목의 대면수업을 결정했다”면서 “전교생이 등교하는 것보다 방역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최예나 기자 yena@donga.com
#코로나 바이러스#코로나19#한양대#대면수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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