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승태 영장심사 돌입…‘직접개입 여부’ 불꽃공방 예상

  • 뉴스1
  • 입력 2019년 1월 23일 10시 4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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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 “재판개입 헌법 중대 위반…증거인멸 우려도”
양승태측 “실무진 한 일…직권남용 혐의성립 안돼”

양승태 전 대법원장. © News1
양승태 전 대법원장. © News1
‘사법농단’ 의혹의 최종 책임자로 지목되는 양승태 전 대법원장(71·사법연수원 2기)에 대한 구속 전 피의자심문(영장실질심사)가 23일 오전 10시30분께 시작됐다.

혐의가 40여개로 방대한데다 헌정 사상 처음으로 전직 대법원장에 대한 구속 여부를 결정하는 과정인 만큼 마라톤 심리가 예상된다. 검찰과 변호인의 치열한 한판 승부가 불가피 하다.

23일 열리는 영장심사에 검찰 측에선 사법농단 수사를 지휘한 신봉수 특수1부 부장검사(48·29기)와 양 전 대법원장을 직접 조사했던 단성한(45·32기)·박주성(41·32기)·조상원(46·32기) 등 특수부 부부장검사가 투입됐다.

이에 맞서는 ‘방패’ 역할은 양 전 대법원장 조사에 입회했던 최정숙(52·23기)·김병성(40·38기) 변호사가 맡을 예정이다. 검사 출신인 최 변호사는 여성 최초의 대검연구관으로 이름을 알렸다. 윤석열 서울중앙지검장과는 사법연수원 동기다.

검찰은 우선 양 전 대법원장의 범행이 헌법을 중대하게 위반한 것이라는 점을 짚을 것으로 보인다. 법관은 법률과 양심에 따라 독립해 심판하라고 헌법에 명시됐는데, 각종 재판 개입은 이를 훼손했다는 것이다.

특히 양 전 대법원장이 단순히 보고받는 것에 그치지 않고 직접 범행을 주도했다는 점도 강조할 전망이다. 일제 강제징용 재판 관련 양 전 대법원장의 역할을 정리한 ‘김앤장 독대문건’, 판사 불이익 처분과 관련해 직접 ‘V’표시를 했다는 기안 문건, 양 전 대법원장의 지시를 구체적으로 표시한 이규진 부장판사의 업무수첩 등이 스모킹 건으로 꼽힌다.

이 밖에도 검찰은 양 전 대법원장이 객관적 사실관계를 부인하고 아랫 사람들이 했다고 부인하는 등 전혀 반성하지 않는 점, 증거 인멸과 수사·재판불응 우려 등을 토대로 반드시 구속이 필요하다는 논리를 내세울 것으로 예상된다.

반면 변호인 측은 양 전 대법원장이 사법농단 관련 의혹을 ‘몰랐다’는 논리로 결백을 호소할 것으로 예측된다. 자신은 범행을 지시한 적이 없고 보고받은 적도 없다는 것이다. 그는 지난 11일 검찰 소환조사를 앞두고 가진 기자회견에서 “법관들이 법률과 양심에 반하는 일을 하지 않았다고 믿는다”며 혐의를 부인한 바 있다.

범죄가 성립하지 않는다는 주장도 내세울 전망이다. 명시적·묵시적 승인이 없었는데 어떻게 직권남용이 될 수 있냐는 것이다. 혐의가 사실로 밝혀지더라도 공모 관계가 입증되지 않은 이상 양 전 대법원장 측은 ‘실무진이 한 행위’라고 강조할 것으로 보인다.

이 밖에도 도주의 우려가 없고 방어권 보장을 위해서라도 불구속 수사가 필요하다는 의견도 낼 것으로 전망된다. 사법부 수장의 구속은 헌정 사상 전례가 없는 일인 만큼 구속 여부는 정말로 혐의가 확실하게 소명될 경우에만 신중하게 이뤄져야 한다는 주장도 나올 것으로 보인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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