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수산단 공업용수 확보 총력전

  • 동아일보
  • 입력 2018년 12월 20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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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들 공장 증설로 물부족 심화, 2021년 이후 10만t 부족 전망
여수시, 광양만권 물 재활용 협약… 생활용수 재처리해 공급하기로

전남 여수시와 광양시, 영산강유역환경청, 한국수자원공사 등 6개 기관과 광양만권 5개 기업은 17일 광양만권 물 재이용 활성화 협약을 맺었다. 여수시 제공
전남 여수시와 광양시, 영산강유역환경청, 한국수자원공사 등 6개 기관과 광양만권 5개 기업은 17일 광양만권 물 재이용 활성화 협약을 맺었다. 여수시 제공
동북아 석유화학산업의 허브 역할을 하는 전남 여수국가산업단지 공장 가동에 필수 조건인 공업용수를 확보하기 위해 산단 입주 기업들이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19일 한국수자원공사 여수권지사에 따르면 주암댐과 광양 수어댐에서 여수와 순천·광양시, 고흥·보성군에 하루 평균 92만 t의 물을 공급하고 있다. 여수에 하루 평균 공급되는 물 54만 t 가운데 46만 t은 여수산단 공업용수로 쓰인다.

여수산단은 기업 260여 개가 밀집된 국내 최대 석유화학 단지다. 국가기간 산업인 석유화학 공장을 가동하려면 기계의 열을 식힐 수 있는 충분한 양의 공업용수 확보가 필수적이다. LG화학 관계자는 “공장 가동에 반드시 필요한 공업용수를 아끼기 위해 절수운동을 벌이는 등 다양한 노력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석유화학산업 호황에 따라 GS칼텍스, LG화학 등 기업 6곳은 2021년까지 6조1000억 원을 투자해 공장을 증설하기로 했다. GS칼텍스는 올레핀 생산시설(MFC)을, LG화학은 납사분해시설(NCC)을 증설해 국제 경쟁력을 키울 계획이다.

증설되는 공장이 가동되는 2021년에는 하루 평균 10만 t의 공업용수가 부족할 것으로 예상돼 기업들의 걱정이 컸다. 이런 상황을 감안한 전남도가 정부 차원의 지원을 요청해 2021년부터 여수산단 기업들은 주암 조절댐 물을 하루 10만 t 더 공급받기로 해 급한 불을 껐다.

하지만 여수산단의 다른 기업들이 2021년 이후 추가 증설에 나설 경우 공업용수 확보가 쉽지 않은 상황이다. 수어댐과 주암 조절댐의 유효저수량은 2200만 t과 2억1000만 t으로 추가 공업용수 공급에 어려움이 예상되기 때문이다.

여수시는 여수산단 기업들의 공업용수 부족 우려에 적극 대처하고 있다.

여수시는 17일 영산강유역환경청, 한국수자원공사, 광양시 등 6개 기관과 광양만권 5개 기업이 참여한 가운데 광양만권 물 재활용 협약을 맺었다. 여수시는 2021년까지 하루에 발생하는 생활하수 8만 t 가운데 5만 t을 재처리해 여수산단에 공급하는 ‘여수하수처리 공업용수 재이용 민간투자사업’을 추진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여수시 웅천지구에 있는 하수종말처리장에서 여수산단까지 15km 구간에 두께 60∼70cm의 하수관이 매설된다. 또 850억 원 규모 재처리시설을 수익형 민자사업(BTO)으로 지을 계획이다. 사업이 추진되면서 여수시 웅천지구∼시청∼여수산단을 잇는 도로의 교통체증 현상은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된다.

여수산단 기업들은 협약에 따라 폐수 배출을 최소화하고 폐수를 다시 이용할 수 있도록 하는 한편 빗물 등 친환경 수자원 확보에 동참하기로 했다. 전남도와 한국수자원공사는 2035년까지 4차 수도정비기본계획을 추진해 여수산단 하수 공급관로를 확충할 계획이다.

정병선 전남도 혁신경제과장은 “여수산단 공업용수 부족 상황이 장기적으로 지속될 경우 영산강 물을 끌어와 공급하는 방안을 검토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형주 기자 peneye09@donga.com
#여수산단#공업용수#광양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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