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재 종로구 고시원, 5월 소방점검 때 ‘이상 무’ 판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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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8년 11월 9일 10시 5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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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3년 간 최악의 고시원 화재 될 듯

(소방청 제공). © News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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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일 화재로 7명의 사망자가 발생한 서울 종로구의 고시원은 1983년 사용 승인됐던 노후 고시원으로 스프링클러 설치 의무가 없어 피해가 컸던 것으로 보인다.

현재까지 7명의 사망자와 18명의 사상자가 발생하는 등 최근 3년간 발생했던 최악의 고시원 화재 사건이 될 것으로 보인다. 정확한 화재 원인 등은 합동감식 결과가 나와야 하겠지만 올 5월 소방점검에서 특별한 지적사항은 없었던 것으로 드러나 논란이 되고 있다.

관수동에 위치한 A고시원은 1983년 사용 승인된 노후 고시원으로 스프링클러 설치 의무가 없어 순식간에 피해가 커졌다. 고시원은 작은 방이 복잡한 형태로 밀집되어 있어 불이 나면 취약한 구조인데도 사전 화재 예방에 미흡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해당 건물은 총 3층으로 2~3층이 고시원으로 활용됐던 것으로 소방당국은 파악했다. 현재까지 3층에서 화재발생 신고가 접수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이번 화재는 새벽에 발생, 다수의 사상자가 발생하는 등 피해가 컸다. 심야 시간대라 신고가 늦어지고 출입구가 봉쇄됨에 따라 대피하는 데 어려움이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소방당국에 따르면 이날 오전 5시쯤 서울 종로구 관수동에 위치한 고시원 3층에서 불이 나 2시간 만에 진화됐지만 다수의 사상자가 발생했다. 이 불로 이 고시원 3층과 옥탑방 거주자 총 27명 중 7명이 숨지고 11명이 다쳤다.

서울시에 따르면 ‘다중이용업소의 안전관리에 관한 특별법’이 개정된 2009년 7월 이전부터 운영된 노후고시원은 화재에 취약해도 공공에서 스프링클러 설치를 강제할 수 없다. 올해 정부 차원의 국가안전대진단 때 점검 대상에서 제외됐다.

2009년 7월 이전에 지어진 서울의 노후 고시원은 1673개에 이른다.

이중 서울시가 2012년부터 222개의 고시원에 스프링클러 설치 사업을 지원했지만, 1088개는 여전히 설치되지 않은 상태로 사각지대에 놓여 있다. 나머지 고시원 363개는 사업주가 자체적으로 스프링클러를 설치했다. 이날 화재가 난 고시원도 서울시의 스프링클러 지원 사업을 받지 못한 곳이다.

시는 막대한 예산이 들어가는 사업으로 서울의 모든 노후고시원에 스프링클러 설치를 단기간에 설치하는 것은 버겁다는 입장이다.

서울시 관계자는 “2009년 7월 법률 개정 이전에 설립된 고시원에는 스프링클러 설치 의무가 소급 적용되지 않는다”면서 “221개 고시원에 스프링클러를 설치하는 데도 34억원의 예산이 들어가 현실적으로 한계가 있다”고 말했다.

더군다나 이 고시원의 경우 올 5월 소방점검에서 특별한 지적사항이 없었던 것으로 드러났다.

종로소방서 관계자는 “해당 건물은 올 봄부터 시행한 소방특별조사 추진계획의 하나로 5월15일 소방점검을 받았다”며 “점검 결과 설비 등과 관련해 특별한 지적사항은 없었다”고 설명했다.

다만 내구 연한이 지난 소화기가 있어 이를 교체하도록 지시했다는 설명이다. 또 매년 실시하는 소방안전교육을 이수하라는 통상적인 안내도 실시했다. 이후 소화기를 교체했는지 확인은 없었다.

이번 사건과 관련해 고시원 거주자를 중심으로 화재 당시 화재경보기가 모두 작동하지 않았다는 생존자 증언이 나오고 있다. 노후 건물로 스프링클러 시설은 설치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수색종료 직후 감식반을 투입하고 폐쇄회로(CC)TV와 목격자 확보에 들어가는 등 정확한 화재 원인을 조사하고 있다.

한편 이날 고시원 화재 사건은 최근 3년간 최악의 고시원 화재로 기록될 것으로 보인다.

소방청에 따르면 2015년부터 최근 3년간 발생했던 고시원(원룸텔) 화재 사고 중 이번 사고가 인명피해 규모가 가장 컸다.

2015년 고시원 화재는 총 47건이 발생했고, 사망자 없이 8명의 부상자가 나왔다. 화재로 인한 재산 피해 규모는 4658만1000원이었다.

2016년에는 고시원에서 총 87차례 화재가 발생했고, 14명의 사상자(사망 7, 부상 7)를 기록했다. 재산피해액도 1억5347만4000원으로 늘었다.

지난해 고시원 화재 건수는 전년대비 다소 줄어들었다. 2017년에는 72차례 화재로 사망 1명, 부상자 5명이 나왔다. 재산피해액도 8352만6000원이었다.

하지만 이번 관수동 고시원 화재로 인한 사상자만 18명(사망 7, 부상 11)이 발생했다. 소방당국은 현재 병원에 후송됐던 환자의 상태를 예의주시하고 있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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