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하철 내부, 바깥보다 미세먼지 농도 1.2배 높다

  • 뉴시스
  • 입력 2018년 10월 15일 16시 3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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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3년간 지하철 내 미세먼지를 측정했더니 4번에 1번 꼴로 바깥보다 차량 안 미세먼지 농도가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평균적으론 1.2배나 높았다.

2014년부터 지하철을 포함한 버스 등 대중교통차량은 2년마다 실내공기질을 측정하거나 내부에 측정장비를 설치토록 권고했는데 지금까지 단 한대의 신규차량도 이를 따르지 않았다.

15일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더불어민주당 송옥주 의원이 환경부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2015년부터 지난해까지 지하철 실내공기질 측정은 169회에 그쳤다. 2016년 기준 서울 등 전국 40개 노선에서 운행 중인 지하철은 8543대에 달한다.

이 가운데 야외 미세먼지(PM10) 농도가 ‘좋음(30㎍/㎥ 이하)’일 때 차량 내부가 ‘보통(31~80㎍/㎥)’인 경우가 7회, 야외가 ‘보통’일 때 내부가 ‘나쁨(81㎍/㎥ 이상)’인 경우가 32회 등 총 39회였다. 전체 측정결과의 23%는 바깥 미세먼지 농도에 안심하고 지하철을 탔다가 되레 나쁜 공기를 마신 셈이다.

차량 내·외부 측정값을 전부 비교한 결과 내부가 외부보다 1.2배가량 미세먼지 농도가 높았다.

지역별로는 광주, 대구, 부산의 지하철 내 미세먼지가 더욱 심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하철 호선까지 정보가 공개된 2016~2017년 지하철 차량 내부 미세먼지(PM10) 측정값을 살펴보면 지난해 광주 1호선에서 바깥보다 2.7배 높은 131.7㎍/㎥의 미세먼지가 측정됐다. 이어 대구 3호선(122.3㎍/㎥), 대구 1호선(118.9㎍/㎥), 대구 2호선(115.2㎍/㎥), 부산 1호선(106㎍/㎥) 순이었다.

이마저 철도와 시외버스는 시·도 간 관리대상이 불분명해 오염도 검사 실적이 전무하다.

환경부는 ‘실내공기질 관리를 위한 대중교통차량의 제작·운행 관리지침’ 고시를 통해 2014년 3월 이후부턴 운영 중인 대중교통차량의 실내공기질을 2년에 1회 측정하거나 차량 내부에 오염도 측정장치를 설치하도록 권고하고 있다.

의무사항이 아닌 까닭에 이후 신규로 설계·제작된 대중교통차량(기차 380량, 지하철 890량, 버스 1만7630대) 가운데 실내공기질 측정장치를 부착한 차량은 0대였다. 그나마 지난해 서울지하철 2호선 전동차 214량이 공기정화장치를, 2015년 코레일 공항철도 전동차 12량이 향균 리턴필터를 각각 부착했다.

게다가 지금은 미세먼지를 제외한 이산화탄소만 실내공기질 측정 대상으로 했다.

송 의원은 “한국인의 일일 시간별 활동양상 조사결과를 보면 교통수단 실내에 1~2시간 머무는 것으로 나타난다”며 “현재 야외공기나 지하역사의 실내공기질만 제대로 측정·관리되고 있는데 정작 국민들이 많이 마시는 공기는 대중교통차량 내부의 공기”라고 지적했다.

이어 “실내공기질에 대한 정보를 국민이 알 수 있도록 자동측정기 설치를 의무화하고 실시간으로 수치를 확인할 수 있도록 해야 대중교통차량 내부의 실내공기질이 적정수치로 관리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지하철 차량 내 미세먼지 농도가 높게 나타난 데 대해 환경부 관계자는 “다중이용시설 등 장소에선 미세먼지 무게를 측정하는 중량법을 따르는데 대중교통차량의 경우 최소 6시간 시료 채취가 어려워 광산란 방식으로 측정 중”이라며 “데이터를 직접 비교하기 곤란한 측면이 있다”고 설명했다.

대중교통차량 내 측정장치 부착과 관련해선 “미세먼지는 규정이 없지만 내년 2월 미세먼지 특별법 시행으로 간이측정기 성능인증제가 도입되면 미세먼지도 포함해 권고하는 방안을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세종=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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