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성혁 딤프 집행위원장 “세계적 축제로 발전한 딤프… 아트마켓 역할도 활발”

  • 동아일보
  • 입력 2018년 7월 12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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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딤프’ 마친 배성혁 집행위원장
“폐막작 공연서 기립 박수 나와… 우리 창작뮤지컬 유럽 진출도”

배성혁 대구국제뮤지컬페스티벌 집행위원장은 10일 동아일보와의 인터뷰에서 “딤프가 글로벌 축제로 뻗어 나갈 날이 얼마 남지 않았다”며 “위상에 걸맞은 축제 조직과 프로그램 재정비를 구상하고 있다”고 밝혔다. 딤프 사무국 제공
배성혁 대구국제뮤지컬페스티벌 집행위원장은 10일 동아일보와의 인터뷰에서 “딤프가 글로벌 축제로 뻗어 나갈 날이 얼마 남지 않았다”며 “위상에 걸맞은 축제 조직과 프로그램 재정비를 구상하고 있다”고 밝혔다. 딤프 사무국 제공
올해 12회째인 대구국제뮤지컬페스티벌(DIMF·딤프)은 축제 시작 전부터 여러 악재를 만났다. 전국 지방선거와 러시아 월드컵이 겹치면서 예년보다 관객들의 관심이 떨어져 축제 열기에 영향을 미치는 게 아니냐는 우려가 적지 않았다.

그러나 결과는 대성공이었다. 배성혁 딤프 집행위원장은 10일 동아일보와의 인터뷰에서 “정말 기우(杞憂)에 불과했다. 사무국 직원들이 철저하게 분석하고 준비한 덕도 있지만 매년 축제를 기다리는 팬이 늘고 있다는 것을 실감했다”고 말했다. 이어 “이제 아시아를 넘어 명실상부 세계적인 축제로 발돋움할 여건을 충분히 갖췄다고 생각한다”고 자신했다.

올해 축제는 지난달 22일 개막해 이달 9일 폐막까지 18일간 쉼 없이 이어졌다. 배 위원장은 축제 기간 내내 거의 매일 새벽에 퇴근할 정도로 숨 가쁜 일정을 보냈는데도 지친 기색이 전혀 없어 보였다. 배 위원장은 무대 현장을 하나도 빠짐없이 점검하고 공연을 무사히 마친 배우와 기획 및 제작사 귀빈들을 일일이 챙겼다. 축제 마지막 날은 중요한 수출 계약을 추진해 더 바쁘게 보냈다. 해외 공연팀은 공항까지 나가 배웅했다. 배 위원장은 “돌이켜보니 올해가 가장 핫(Hot)한 축제였다. 고된 하루하루를 보냈지만 즐겁고 신명나게 일한 것 같다”고 자평했다.

이번 축제에는 체코, 영국, 프랑스, 러시아, 중국, 대만, 카자흐스탄, 한국 등 8개국에서 24개 작품이 출품돼 총 102회 공연이 진행됐다. 배 위원장은 “평소 페스티벌에선 우리 정서와 맞지 않아 작품 한두 편 정도는 기대에 못 미치는 평가가 나오기도 하는데, 올해는 모든 작품이 관객들의 높은 호응을 얻었다”고 말했다. 그는 “이번 축제부터 작품을 현지에서 보고 수준 높은 공연팀을 초청했다. 딤프의 힘을 실감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특히 딤프 어워즈(시상식)에서 영예의 대상과 남녀 주연상 등 3관왕을 차지한 폐막작 ‘플래시댄스’(영국)는 5회 공연 모두 매진을 기록하고 기립 박수를 받았다. 객석 점유율이 99.3%였다. 축제 기간 중국 상하이(上海) 진출 기회도 잡은 것으로 전해졌다. 배 위원장은 “딤프의 아트마켓 역할이 커지고 있는 것을 보여준 사례”라고 설명했다.

중국 뮤지컬 ‘미스터 앤드 미시즈 싱글’은 시공일관 유쾌한 스토리로 관객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소극장용 중국 작품은 좋은 평가를 받기 어렵다는 편견을 깨고 어워즈에서 외국뮤지컬상을 받았다. 1인 6역으로 관객과 소통했던 대만 뮤지컬 ‘맨투밋’도 큰 박수를 받았다.

올해 관람객은 지난해보다 15%가량 늘어난 25만 명 이상일 것으로 예상된다. 배 위원장은 “처음 시도한 대만 딤프 투어가 기대 이상이었다. 축제와 연계한 관광상품 다양화를 구상하고 있다”고 말했다.

배 위원장은 올해 축제의 성공 열쇠를 3가지로 꼽았다. 조직(사람)의 획기적 성장과 콘텐츠 향상, 운영 효율화 등 3박자가 어우러져 효과가 극대화됐다는 설명이다. 그는 “12년간 축제를 찾았던 외국 공연팀이 홍보대사 역할을 자처한 것도 힘이 되고 있다. 이제 딤프 자체가 고유 브랜드가 됐다”고 강조했다.

축제 마지막 날에는 뜻깊은 행사가 열려 눈길을 끌었다. 대구시와 딤프가 공동 제작한 창작뮤지컬 ‘투란도트’가 유럽 진출 계약을 체결한 것. 한국 뮤지컬의 유럽 진출은 처음이다. 딤프에 따르면 수출 배급 조건은 맘마미아와 미스사이공 같은 세계적인 뮤지컬과 대등한 수준이다. 배 위원장은 “1945년 개관한 슬로바키아 국립 노바스체나 극장과 라이선스 공연을 추진하기로 했다”며 “내년부터 2023년까지 체코, 헝가리, 폴란드, 독일, 오스트리아 6개국에서 선보일 것”이라고 말했다. 배 위원장은 “앞으로 딤프에서 외국산 투란도트를 보는 일이 벌어질 수도 있다”고 예상했다.

배 위원장은 딤프의 초창기를 이끌었다 잠시 떠난 적이 있지만 축제가 어려울 때 다시 돌아와 요즘에는 번영기를 이끌고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배 위원장은 “매년 몰라보게 훌쩍 커가는 자식 같은 느낌”이라며 “사무국 직원들의 노고와 열정이 큰 몫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장영훈 기자 jang@donga.com
#대구국제뮤지컬페스티벌#dimf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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