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이 지역사회를 먹여 살린다

  • 동아일보
  • 입력 2018년 2월 7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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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과 유럽에서는 오래전부터 대학과 지역이 손잡고 특정 산업을 육성하고, 동반 성장하는 경우가 많다. 대학 자체가 지역의 ‘일자리 창출 엔진’ 역할을 하는 동시에 각종 산업을 유치하고 발전시키는 성장 동력인 것이다.

가장 대표적인 예는 미국의 스탠퍼드대. 미국 최고의 명문대 중 하나로 꼽히는 스탠퍼드대는 전통적으로 이공계 분야에서 확실한 경쟁력을 보여왔다. 이런 특성은 이 학교 일대에 ‘실리콘밸리’가 형성되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스탠퍼드대 교수와 졸업생들이 이 지역에서 정보기술(IT) 분야를 중심으로 다양한 스타트업을 설립하면서 지역 전체가 경제와 과학기술은 물론이고, 사회·문화적으로도 주목받게 된 것이다.

실리콘밸리보다는 역사가 짧지만 미국 남부 노스캐롤라이나주의 산학 연구단지인 ‘리서치 트라이앵글 파크(RTP)’도 듀크대, 노스캐롤라이나대, 노스캐롤라이나주립대 등 지역 주요 대학의 연구력과 인적 자원을 활용해 구성됐다. RTP 역시 노스캐롤라이나주, 나아가 미 남부의 성장을 이끄는 동력으로 인정받고 있다.

유럽에서는 스위스 로잔과 독일 드레스덴이 지역에 위치한 대학의 덕을 톡톡히 보고 있는 곳으로 꼽힌다. 로잔의 경우 로잔연방공대(EPFL) 덕분에 스타트업 창업이 활발하게 이뤄진다. 또 네슬레, 인텔, 푸조 등 글로벌 기업의 연구개발(R&D) 관련 인프라도 자리 잡고 있다. 드레스덴은 구(舊)동독의 대표적인 명문대 중 하나였던 드레스덴공대의 경쟁력 덕분에 최근 ‘유럽의 실리콘밸리’란 명칭이 생겼을 정도로 창업이 활발하다. 서독 지역보다 낙후됐던 드레스덴은 창업을 통해 성장의 돌파구를 찾으려 했고, 드레스덴공대의 연구력과 인력은 이런 지역의 요구를 충족시켰다.
 
이세형 기자 turtle@donga.com
#스탠퍼드대#실리콘밸리#리서치 트라이앵글 파크#듀크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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