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양 화재, 대부분 유독가스 흡입 질식사…‘대피 요령’ 이렇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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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8년 1월 26일 18시 0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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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26일 오전 화재가 발생한 경남 밀양시 가곡동 세종병원에서 소방대원들이 화재 현장을 둘러보고 있다. 장승윤 기자 tomato99@donga.com
사진=26일 오전 화재가 발생한 경남 밀양시 가곡동 세종병원에서 소방대원들이 화재 현장을 둘러보고 있다. 장승윤 기자 tomato99@donga.com
26일 경남 밀양 세종병원에서 발생한 화재로 최소 37명이 사망하는 참변이 발생한 가운데, 사망자 대부분이 화상이 아닌 유독가스에 의해 질식사 한 것으로 추정되고 있어 유독가스 위험성이 주목받고 있다.

경찰과 소방당국에 따르면 이날 오전 7시35분께 경남 밀양시 가곡동 세종병원 1층 응급실에서 불이 났으며, 이번 화재로 인한 사망자 수는 오후 6시 기준 37명으로 확인됐다.

이번 화재로 인한 사망자와 관련 천재경 경남 밀양보건소장은 “화상 환자가 별로 없었고 질식사가 많았다”고 밝혔다.

소방당국에 따르면 화재 발생 약 2시간 만인 오전 9시29분 초진에 성공했고 오전 10시 26분께 화재가 완전히 진화됐다.

짧은 시간 내 불길을 진압했음에도 불구하고 수십 명의 사망자가 발생한 것 등을 미루어 보아 이번 화재 역시 화염 자체가 아닌 유독가스에 의한 인명 피해가 상당한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12월 29명의 사망자가 발생한 충북 제천 스포츠센터 화재 당시에도 연기와 유독가스를 배출하는 배연창이 작동하지 않았던 것으로 밝혀지면서 약 20명 이상의 희생자들이 유독가스에 의해 질식사 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처럼 건물 내 화재 사고 발생 시 다수의 희생자들이 유독가스에 의한 질식사로 밝혀짐에 따라 유독가스의 위험성에 대한 경각심이 커지고 있다.

유독가스의 주요성분은 일산화탄소로 이외에도 염화수소·이산화황 등과 같은 유해성분이 포함되어 있다.

원래 체내 산소 공급은 혈액 속 헤모글로빈과 산소의 결합을 통해 이루어진다.

그러나 일산화탄소가 호흡기에 들어갈 경우, 산소보다 헤모글로빈 결합 속도가 빠른 일산화탄소가 대신 헤모글로빈과 결합하게 되면서 산소 공급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게 된다.

때문에 일산화탄소가 포함된 유독가스를 한두 모금만 마시게 되더라도 혈액 내 산소이동을 방해 받아 두통, 의식장애, 어지럼증 등을 느끼게 되는 것이다.

이와 같은 위험성을 가진 유독가스에 3분 이상 노출될 경우 심정지 또는 뇌사 상태에 빠질 우려가 매우 높으며, 이후 심폐소생술을 한다 하더라도 뇌 기능을 복구하기는 힘들다.

화재 시 유독가스가 체내로 들어오는 것을 막는 것이 우선이다. 그러나 대부분 화재 사고는 불시에 일어나기 때문에, 방독면 등 기구를 통해 유독가스 흡입을 막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다.

화재 발생 시 가장 먼저 젖은 수건 또는 휴지로 코와 입을 막은 뒤, 연기가 나는 반대 방향 비상구 쪽으로 최대한 몸을 낮춰 이동해야 한다.

유독가스는 보통 위쪽으로 이동하므로 상대적으로 덜 오염된 공기가 바닥 층에 남아 있기 때문이다.

또한 대피 시 밀폐된 공간인 승강기 사용은 절대 금물이며, 유독가스가 한꺼번에 들어올 우려가 있으므로 갑자기 문을 여는 행동도 삼가야 한다.

아울러 화재 시 유독가스에 의한 피해를 줄이기 위해서는 유독가스의 확산을 막아주는 방화셔터, 제연커튼과 같은 제연설비와 유독가스를 건물 밖으로 배출시켜 주는 배연설비 등 건축법 규정에 따른 시설 설치가 철저하게 이루어져야 한다.
김혜란 동아닷컴 기자 lastleas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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