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故) 장자연이 어머니 기일에도 술접대를 강요받은 정황이 드러났다고 JTBC가 보도했다.
8일 방송된 JTBC ‘뉴스룸’에서는 검찰 과거사위원회가 재조사를 검토 중인 이른바 ‘장자연 사건’의 수사기록과 재판기록을 입수해 검찰의 부실 수사 의혹을 제기했다.
‘뉴스룸’이 확보한 수사기록에 따르면, 2008년 10월 장 씨는 어머니 기일에도 술접대에 불려 나가 제사에 참석하지 못해 서러운 마음에 차 안에서 눈물을 보이며 신세를 한탄했다고 장 씨의 전 매니저가 진술했다.
또 ‘술접대가 있던 날 (장 씨가) 미용실에서 머리 손질을 했는데 회사 비용으로 처리했다’는 내용에서 장 씨의 개인적 참석이 아닌, 회사 차원에서 이뤄진 술접대였다는 사실을 유추할 수 있다.
장 씨가 숨지기 한 달 전인 2009년 2월 소속사 대표 김 씨는 한 영화감독과의 골프 접대 자리를 위해 장 씨에게 태국으로 오라고 요구했으나, 장 씨는 드라마 촬영 스케줄을 이유로 참석하지 않았다. 이후 소속사 대표는 비용 절감을 이유로 장 씨가 타고 다니던 차량을 처분했지만, 장 씨는 소속사 대표의 접대 요구에 응하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당시 수사 기록에는 장 씨가 동료에게 술접대 강요에 대한 압박을 토로했던 정황도 드러나 있다.
장 씨와 같은 소속사 동료 연예인인 윤모 씨는 소속사 전 대표 김모 씨의 재판에 증인으로 출석해 “소속사 대표가 부른 접대 자리만 40여 차례”라고 주장했다.
특히 윤 씨는 “술자리 같은 곳에 가기 싫어하니까 장자연이 한숨을 쉬면서 ‘너는 아직 발톱의 때만큼도 느끼지 못했을 것’이라는 말을 했다”고 전했다.
윤 씨는 또 경찰 조사에서 자리 배치까지 기억하며 정치인 A 씨가 장 씨에게 불미스러운 행동을 했다고 진술했지만, 검찰은 윤 씨가 가해자를 번복하는 등 진술에 대한 신빙성이 낮다는 이유로 A 씨를 재판에 넘기지 않았다. 당시 A 씨는 참석조차 안 했던 인물을 가해자로 지목해 허위 진술을 했고, 거짓말탐지기 조사에서도 ‘거짓’ 반응이 나왔다. 이에 A 씨는“연예인과의 술자리가 알려지면 정치지망생으로서 불이익을 받을까 두려웠다”고 해명했고, 검찰은 이를 받아들였다.
한편 故 장자연 사건은 2009년 신인 배우 장 씨가 유력인사들에게 성 상납을 강요받아 오다 이를 폭로하는 내용의 유서와 유력인사 리스트를 남기고 목숨을 끊은 사건이다. 당시 장자연은 2006년 CF 모델로 데뷔했으며 드라마 ‘꽃보다 남자’에 출연해 이제 막 얼굴을 알린 신인배우였다.
경찰은 리스트 속 인사들에 대한 수사에 착수했지만, 장 씨 소속사 전 대표와 전 매니저만 기소되고 나머지는 모두 무혐의 처분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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