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연성 외장재 ‘드라이비트·알루미늄 복합 패널’, 불만 나면 대형 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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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7년 12월 22일 14시 0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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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채널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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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북 제천 화재 사고를 키운 것으로 여겨지는 ‘드라이비트(dryvit)’ 등 가연성 외장재에 대한 문제가 제기된 건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가연성 외장재로는 드라이비트와 알루미늄 복합 패널이 대표적이다.

지난 2010년 10월 발생한 부산 해운대구 우신골든스위트 화재가 가연성 알루미늄 복합 패널 외장재로 인한 참사의 대표적인 사례중 하나다. 당시 4층에서 시작된 화재는 가연성 외장재인 알루미늄 패널로 옮겨 붙으면서 순식간에 37층까지 확산했다. 이 사고로 57억 원의 재산 피해가 발생했다. 지난 6월 영국에서도 가연성 알루미늄 복합 패널 외장재를 쓴 아파트에서 화재가 발생해 79명이 사망하는 대형 참사가 있었다. 4층 주거공간에서 시작된 불은 가연성 외장재로 옮겨 붙으면서 건물 전체를 뒤덮었다.

2015년 1월 의정부 아파트 화재 때는 이번 제천 화재와 같은 드라이비트 공법이 문제가 됐다. 당시 필로티 구조의 1층 주차장 오토바이에서 시작된 불은 가연성 외장재를 타고 삽시간에 번져 130명의 사상자를 냈다.

2015년 관련 법령을 개정해 6층 이상 모든 건축물의 외장재 사용 시 준불연재료 이상의 성능을 갖추도록 의무화하기 이전에 지어진 고층 건물 중 일부가 경제성을 이유로 알루미늄 복합패널을 사용했다.

상대적으로 저층 건물에선 드라이비트 공법이 건축비가 적게 든다는 이유로 선호된다. 그러나 불이 빨리 옮겨 붙을 뿐만 아니라 연소 시 많은 양의 유독가스를 내뿜어 화재 발생 시 더 큰 인명 피해가 발생할 우려가 있다.

지난 10월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소속 정종섭 자유한국당 의원이 국토교통부로부터 제출받아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특별시 및 6대 광역시의 경우 101개동의 고층 건축물이 가연성 외장재를 사용하고 있다. ▲서울 55개 ▲인천 23개 ▲부산 19개 ▲울산 4개동이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한국방재학회장을 역임한 정상만 공주대 건설환경공학부 교수는 22일 YTN라디오 ‘신율의 출발 새아침’과의 인터뷰에서 “지금 과거에 있는 부분을 어떻게 하는 데에 대한 대책이 없다”면서 “드라이비트 소재를 통해서 이미 지어진 건물 같은 경우에는 특별한 관리가 필요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정봉오 동아닷컴 기자 bong087@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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