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벨상의 꿈’ 키워가는 인천포스코고교

  • 동아일보

노벨상 수상식 열리는 12월 10일 맞춰… 스톡홀름 시간 알려주는 시계탑 완성
내년에 졸업생 237명 첫 배출… 1000년 짊어질 인재로 성장 기대

인천 포스코고교가 노벨상 수상식이 열리는 12월 10일에 맞춰 미래 꿈을 담은 탑을 완성해 11일 제막식을 가졌다. 인천 포스코고교 제공
인천 포스코고교가 노벨상 수상식이 열리는 12월 10일에 맞춰 미래 꿈을 담은 탑을 완성해 11일 제막식을 가졌다. 인천 포스코고교 제공
내년 첫 졸업생을 배출하는 인천포스코고교에서 노벨상의 꿈이 영글고 있다.

인천포스코고교는 경북 울진군에서 받은 금강송 500여 그루를 심어 놓은 학교 앞 작은 공원을 ‘노벨동산’으로 꾸몄다. 금강송마다 학생들의 꿈을 적은 ‘꿈 너머 꿈’이라는 표찰을 달아 놓았다. 1000년 넘게 살고 죽어서도 1000년 이상 버틴다는 금강송처럼 미래 1000년을 짊어질 인재가 되라는 의미다. 정호승 시인이 작사한 교가도 ‘천년을 자라 천년을 가라∼’라는 구절로 시작한다.

학교 본관 1∼3층 중앙의 학년별 야간 자율학습 공간은 ‘노벨학당’이라고 부른다. 매년 노벨상 수상식이 열리는 12월 10일을 맞아 시계탑 ‘담송인 혼탑’이 완성됐다. 교화(校花) 담쟁이꽃의 ‘담’과 교목(校木) 금강송의 ‘송’을 땄다. 높이 7.5m의 사각기둥 모양 혼탑의 각 면에는 노벨상 수여식이 열리는 스웨덴 스톡홀름을 비롯해 미국 실리콘밸리, 남극 세종과학기지, 인천의 현재 시간을 알려주는 시계가 있다. 혼탑 상단 지구본에 새겨진 이들 4개 지역은 붉은 발광다이오드(LED)가 부착돼 밤에도 밝게 빛난다.

혼탑 벽면은 가로 1∼1.5m, 세로 50cm 크기의 대리석판으로 돼 있다. 졸업생 가운데 걸출한 인물이 나오면 이름을 새겨 넣기로 했다. 스톡홀름 면에는 노벨상 수상자를, 실리콘밸리 면에는 유니콘(설립 10년이 안 돼 기업가치 10억 달러 이상을 기록한 기업을 부르는 말) 기업을 이끄는 사람이 등재된다. 세종과학기지 면에는 특정 분야에서 최고 반열에 오른 사람, 인천 면에는 이웃을 위해 의로운 일을 한 사람의 이름을 넣는다. 학교 측은 “대리석 4개 면이 졸업생 이름으로 가득 채워질 날이 올 것”이라고 기대했다.

혼탑 아래에는 타임캡슐을 매설했다. 재학생과 교직원, 학부모 1004명의 소망을 적은 A4용지 한 다발을 캡슐에 봉인해 땅속에 묻었다. 내년에 입학하는 신입생과 학부모의 소망은 인터넷으로 받아 역시 A4용지에 인쇄해 항아리에 담았다. 항아리는 탑 하단 내부에 넣었다.

2015년 인천에서 두 번째 자율형사립고로 문을 연 포스코고교는 내년에 237명이 졸업한다. 경쟁보다 과정을 중시하는 교과과정을 운영하고 있다. 학년별 수행평가에서는 토론 태도 같은 수업 과정의 활동 평가를 70% 반영하고 있다. 일반 고교의 두 배가량이다.

본관 3층 ‘5차 산업혁명실’에서는 창의력과 분석력을 키워주는 수업을 한다. 4차 산업혁명을 뛰어넘어 차세대 산업혁명을 바라보자는 취지다. 안종진 교장은 “학생들이 팀을 이뤄 스스로 질문하고 답을 찾는 방식으로 과제를 해결한다. 집단 토론을 거쳐 찾은 아이디어를 3D프린터 4대를 통해 실물로 내놓고 있다”고 전했다. 5차 산업혁명 수업을 받은 학생 3명은 올 5월 한국청소년과학탐구반 발표대회에서 화학 분야 최고상을 받았다. 이들은 내년 중국 베이징에서 열리는 세계대회에 한국대표로 참가한다.

박희제 기자 min07@donga.com
#인천포스코고교#노벨상#담송인 혼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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