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재생 효과 내는 대구 남구 ‘한미친화거리’

  • 동아일보
  • 입력 2017년 10월 27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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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도환경 개선하고 야간경관 조명… 주민들 “동네가 밝아졌다” 반색
방문객 늘며 상권 활성화 기대

26일 대구 남구 봉덕동 한미친화거리를 찾은 시민들이 옷가게에 들러 여러 가지 의류를 살펴보고 있다. 대구 남구 제공
26일 대구 남구 봉덕동 한미친화거리를 찾은 시민들이 옷가게에 들러 여러 가지 의류를 살펴보고 있다. 대구 남구 제공
“어두웠던 동네가 아주 달라졌습니다.”

이종규 대구 남구 봉덕3동 주민자치위원장은 25일 “한미친화거리가 생겨 활기가 넘치고 야간 경관 조명 덕분에 밤거리도 아름다워졌다”며 이렇게 말했다. 남구가 조성한 한미(韓美)친화거리 얘기다.

한미친화거리가 도시재생 효과를 내고 있다. 거리가 쾌적해지면서 상권이 더 활기를 띨 것이라는 기대감도 커졌다. 미군부대 캠프워커 정문 앞에서 햄버거 가게를 하는 A 씨는 “매출이 계속 떨어져 문을 닫아야 하나 고민했는데 생각을 바꿨다”며 “이웃 상가도 방문객이 늘지 않겠느냐며 희망에 부풀어 있다”고 말했다.

한미친화거리는 봉덕3동 삼정길 효성로에서 캠프워커 정문까지 폭 11∼12m, 길이 470m 구간에 꾸몄다. 남구가 미군부대 주변 낡은 시설을 정비하고 한미 우호 증진과 교류의 장으로 만들기 위해 추진한 것이다. 지난해 5월부터 11억8000여만 원을 들여 주변 경관을 개선하고 보도를 새로 깔았으며 들쭉날쭉한 간판도 깔끔하게 정비했다. 관광안내판을 설치하고 자유의여신상 사진을 비롯해 미국을 상징하는 여러 사진을 곳곳에 걸었다.

미군 측도 고마움과 만족감을 나타내고 있다. 로버트 피맨 미 육군 대구기지사령관은 “멋진 거리를 만들어준 남구와 주민께 감사드린다”며 “미군이 이 거리를 더 사랑하고 더 많이 이용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캠프워커 터는 1921년부터 일제강점기 일본군 기지로 쓰였으며 경비행장과 탄약고 등이 있었다. 광복 후 국군이 주둔했고 6·25전쟁 때부터 미군기지로 쓰였다. 정전 후 한미상호방위조약이 체결된 뒤 미군부대가 주둔하고 있다. 박재홍 남구 교육홍보과장은 “한미친화거리 조성은 60년 넘은 남구와 캠프워커의 친선 관계를 더욱 다지고 상생하며 우정을 나누자는 뜻도 있다”고 말했다.

남구와 캠프워커는 2007년부터 초·중학생을 위한 영어교육 프로그램 ‘글로벌 앞산캠프’도 함께 열고 있다. 1개월 과정으로 연간 10회 운영한다. 최근까지 초·중학생 2546명이 참여했다. 남구는 10년간 예산 4600만 원을 지원했다. 부대 체험 및 시설 이용에 들어가는 비용 5300만 원은 미군이 부담했다.

남구는 2009년 미군으로부터 돌려받은 헬기장 및 동편 활주로 가운데 헬기장 터 개발에 돌입했다. 면적 6만6027m²에 내년 상반기까지 316억 원을 들여 도서관을 짓고 대규모 공원을 조성하며 3차 순환도로 미개통 구간(폭 40m, 길이 700m)도 닦는다. 임병헌 남구청장은 “개발 사업을 계기로 미군과 협의해 ‘글로벌 앞산캠프’를 확대하고 한미친화거리를 무대로 한 문화 교류도 추진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장영훈 기자 ja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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