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워크레인 10년 경력자 “스케줄 빡빡해 안전 문제제 지적하면 일 끊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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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7년 10월 11일 11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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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워크레인 사고가 또 일어났다. 10일 오후 1시36분께 경기도 의정부시의 한 아파트 공사현장에서 20층 높이의 크레인이 넘어지면서 3명이 숨지고 2명이 다쳤다. 올 들어서만 벌써 여섯 번째다. 타워크레인 사고로만 연간 10여명이 사망하는것으로 알려졌다.

10년 간 타워크레인 기사로 일한 경험이 있는 박종국 시민안전감시센터 대표는 11일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와의 인터뷰에서 “저희들 자체적으로 현장 제보 같은 걸 받고 해서 쭉 사고 통계를 매겨보니까 타워크레인 작업 중에서만 지난 20년 동안 총 185명이 사망했다. 그러면 1년에 평균 10명 가까이 사망했다는 얘기다"고 밝혔다.

박 대표는 "전국에 5500여 대 타워크레인이 있다"며 "갈수록 노후된 장비들이 아지고, 정기점검 같은 것들도 하지 않고, 특히 주요 구조부 장치는 검사항목에도 들어가 있지도 않고, 검사원들이 왔을 때 그걸 보지 않고 넘어가는 경우도 많이 있다"고 말했다.

또 "타워크레인은 설치 해체할 때 앞뒤 균형을 맞춘 다음 순서 절차가 있다. 그 절차만 잘 지켜도 사고가 충분히 예방되는데 업무를 빨리빨리 하라고 하든지 아니면 다음 날 다른 현장에 공사가 잡혀 있다든지 이랬을 경우는 속도전 작업을 하다 보니 절차가 지켜지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이어 "타워크레인 설치·해체 작업은 개인사업자들이 외주를 받아서 하는데, 하루 가서 그것만 해 주고 다니기 때문에 이 장비가 어디에 이상이 있는지를 모르고, 그 다음 날 그 다다음날 또 스케줄이 쫙쫙쫙 잡혀 있다. 만약 이 현장에서 어떤 기기가 고장이 난다거나 하면 그다음 날 잡혀 있는 현장도 설치·해체 계획이 차질이 생기기 때문에 문제점이 있어도 그걸 지적할 수도 없고 또 지적한다고 하면 업체들하고 거래를 하지 않는다. 왜 저 팀은 이상하게도 까다롭냐고 하면서 안 부른다"고 설명했다.

그는 "건설회사들이 우리 빨리 후속작업을 해야 되니까 빨리 끝내달라고 오늘까지 이렇게 독촉하는 경우도 많이 있다"며 "전반적으로 주위환경이 위험을 내포하고 있는 환경이다"고 밝혔다.

아울러 그는 "최근에는 전문성 있는 조종석들이 인건비가 나가니까 인건비를 줄이기 위해서 아예 수입이나 제조 단계에서 조종석을 빼버린다. 그러니까 리모콘으로 연결해서 하부 작업자들이 누구든지 아무나 만질 수 있도록 해버렸다. 정상적으로 타워크레인을 조종하려면 1년 정도 학원을 다녀서 면허를 취득을 하고, 그 다음에 부조종사로 2년 정도 따라다녀서 3년 정도 됐을 때 정상적인 조종을 하는데 자동차 운전면허시험보다 더 쉽게 규제완화를 해버리니까 중량오버 작업을 해서 떨어진다거나 하는 사고가 난다. 몇 년 전, 부평역 타워크레인 사고도 조종석이 없는 장비들이었다. 특히 이런 장비들은 주택가에서 많이 가동 중이다"고 지적했다.

박태근 동아닷컴 기자 pt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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