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성공단에 전기 보내라’…고속도로 휴게소 화장실에 폭발물 설치

  • 동아일보
  • 입력 2017년 10월 7일 17시 3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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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대구고속도로의 한 휴게소 화장실에서 발견된 사제 폭발물 추정 물체. 경찰과 군은 이 물체를 안전하게 회수했다고 밝혔다. 경남지방경찰청 제공
광주~대구고속도로의 한 휴게소 화장실에서 발견된 사제 폭발물 추정 물체. 경찰과 군은 이 물체를 안전하게 회수했다고 밝혔다. 경남지방경찰청 제공
고속도로 휴게소 화장실에 폭발 위험성이 있는 물체와 함께 ‘개성공단에 전기를 보내라’라는 협박성 글을 남긴 40대 남성이 경찰에 붙잡혔다.

경남 함양경찰서는 7일 특수협박 혐의로 서모 씨(41·대리운전)를 긴급체포했다. 경찰에 따르면 서 씨는 6일 오후 8시경 광주~대구고속도로(옛 88고속도로) 대구 방향 모 휴게소 남성 장애인화장실 내 변기 옆에 사제 폭발물로 추정되는 물체와 협박성 글을 발견했다며 고속도로 휴게소 직원에게 신고했다. 당시 발견된 사제 폭발물 추정 물체는 플라스틱 탄알(BB탄) 총기에 쓰이는 충전용 가스통 10개를 검은색 테이프로 묶어 놓은 것이다. 가스통 사이에 끼워져 있던 A4 용지에는 ‘10월 20일까지 개성공단에 전기를 보내라. 안 보내면 대한항공을 폭파’라고 적혀 있었다.

경찰과 군은 폭발물 처리로봇까지 동원해 2시간여에 걸쳐 화장실 내 폭발 의심 물체를 수거했다. 경찰은 수거한 의심 물체를 정밀 분석 중이다. 경찰은 “폭발물 의심 물체에 기폭 장치는 없는 것으로 확인했지만 열을 가하면 터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경찰은 신고자 서 씨의 자작극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수사를 벌인 뒤 그를 체포했다. 서 씨 주거지에선 비슷한 가스통 등 폭발성 의심 물체가 발견됐다. 서 씨는 과거 광주지하철 화장실의 모의 총포 발견 신고 전력이 있다. 서 씨는 경찰 조사에서 자신이 ‘미연방공화국 CIA 요원’이라고 횡설수설한 뒤 입을 다물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 관계자는 “서 씨를 상대로 추가 수사를 벌인 뒤 구속영장을 신청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창원=강정훈 기자 manma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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