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교육청, 특수학교 없는 서울 자치구 8곳에도 특수학교 설립한다

  • 동아일보
  • 입력 2017년 9월 26일 17시 3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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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교육청, 특수학교 없는 서울 자치구 8곳에도 설립 추진
조희연 “장애 부모 무릎 꿇는 일 없어야…부모 마음으로 접근하겠다”

서울시교육청이 장애인 특수학교가 한 곳도 없는 자치구 8곳에도 특수학교 설립을 본격적으로 추진한다.

조희연 서울시교육감은 26일 서울 종로구 서울시교육청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장애학생이 교육받을 권리를 침해당하지 않도록 법이 정한 원칙과 절차에 따라 특수학교 설립을 지속적으로 추진하겠다”며 ‘공립특수학교(급) 신설 지속적 확대방안’을 발표했다.

현재 특수학교가 없는 서울 자치구는 중랑구와 동대문구 성동구 중구 용산구 영등포구 양천구 금천구 등 8곳이다. 서울 전체 특수교육 대상 학생(1만2804명)의 약 22.2%인 2837명(올해 4월 기준)이 특수학교가 없는 자치구에 살고 있다. 이들은 2, 3시간 씩 걸리는 원거리 통학을 감내하고 있다.

8개 자치구 중 중랑구는 2020년 3월 개교를 목표로 이미 동진학교 설립 작업이 진행 중이다. 시교육청은 중랑구를 뺀 나머지 자치구 7곳에도 특수학교 설립을 위해 ‘장애특성 및 지역 여건을 반영한 서울형 특수학교 모델 개발연구’ 용역을 내년 발주할 예정이다. 서울에서 15년간 특수학교 신설이 없었던 점을 감안하면 조 교육감의 ‘과감한 결단’인 셈이다.

시교육청은 특수학교에 대한 주민 반발을 줄이기 위해 특수교육 대상자 증감 추이, 지역주민 요구를 함께 반영한 다양한 특수학교 모델을 개발할 예정이다. 장애인 학생이 많아 특수학교 수요가 큰 지역에는 특수학교에 수영장·공연장 등 주민편의시설을 같이 설치하는 ‘랜드마크형 대규모 특수학교’를 건설하고, 수요가 상대적으로 적은 곳에는 지역밀착형 특수학교를 짓겠다는 복안이다. 특수학교의 고급화 전략으로 주민 인식을 바꿔보겠다는 것이다.

특수학교 설립 용지로는 문을 닫거나 다른 곳으로 옮겨간 학교부지, 학교가 설립되지 않아 빈 학교 용지, 이미 학교가 설립·운영되고 있으나 넓은 면적(1만7000㎡ 초과)으로 공간의 여유가 있는 학교 용지, 국공유지 등을 활용한다.

이날 조 교육감은 서울 강서지역 특수학교(서진학교) 설립 주민공청회에서 장애학생 부모들이 ‘무릎 호소’를 한 사실을 거론하며 “(주민공청회가 열린) 5일은 특수교육 역사에서 전환적인 날이라고 의미부여 하고 싶다. 앞으로 특수학교를 짓는 데 있어 거대한 사회적 장벽, 문화적 장벽, 심리적 장벽이 현저하게 낮아진 날”이라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조 교육감은 “당시 주민토론회를 가면서 두려움과 걱정이 컸다. 심지어는 지역주민들의 지지가 낮아질 것도 걱정했다”며 솔직한 심정을 밝히기도 했다. 이어 “국민 여론을 보면서 담대해져야겠다고 생각했다”며 “교육감이나 행정가 이전에 부모의 마음으로 (특수학교 문제에) 접근하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우경임 기자 woohah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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