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세대 폭발사고’, 전문가 “사제폭발물 제조, 굉장히 쉬워…인터넷 배달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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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7년 6월 13일 11시 4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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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년 서울 강남 고속버스터미널과 서울역 연쇄 폭발 사건 당시 사용됐던 사제폭발물. 동아일보 DB
2011년 서울 강남 고속버스터미널과 서울역 연쇄 폭발 사건 당시 사용됐던 사제폭발물. 동아일보 DB
13일 서울 서대문구 신촌 연세대학교 제1공학관 4층 기계공학과 김모 교수 연구실에서 폭탄 테러로 의심되는 폭발 사고가 발생한 가운데, 테러 전문가가 손쉽게 제조 가능한 사제폭발물의 위험성을 경고한 일이 재조명받고 있다.

이만종 호원대 법경찰학부 교수 겸 한국테러학회 회장은 과거 한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한국이) 총기(테러)에 대해서는 미국이라든가 다른 나라에 비해서는 상당히 안전한 편”이라며 “걱정되는 것은 급조된 사제폭발물”이라고 경고했다.

이 회장은 “사제폭발물은 얼마든지 쉽게 만들 수가 있다. 인터넷에서 (제조법을) 내려받아서 폭발물을 제조할 수 있다”면서 “폭탄을 제조하는 방법이 굉장히 쉽다. 또 적은 비용을 가지고도 폭탄을 제조할 수가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하나의 개인적인 사례인데, 지난번에 제가 다른 연구를 위해서 인터넷에 IED(Improvised explosive device)를 입력했다. 급조폭발물이다. 급조폭발물을 검색을 했는데 얼마 되지 않아서 제 앞으로 이메일이 왔다. 100달러(약 11만 원)에서 150달러를 내면 급조폭발물을 배달해 주겠다더라”며 “파키스탄에서 온 메일이었다. 밀수나 택배를 이용한다든가. 이런 것을 이용해서 얼마든지 반입이 가능하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국내에서는 지난 2011년 서울 강남 고속버스터미널과 서울역에서 연쇄 사제폭탄 폭발 사건이 일어나는 등 과거에도 사제폭발물을 이용한 범죄가 일어난 적 있다. 당시 범인은 인터넷에서 폭발물 제조법을 알아내 직접 타이머가 장착된 폭탄을 제조한 것으로 밝혀졌다.

한편 이날 오전 8시 34분께 연세대 1공학관 기계공학과 김모 교수(47) 연구실에서 폭발사고가 발생했다. 경찰에 따르면 김 교수는 연구실 출입문에 상자가 든 쇼핑백이 걸려 있어 방에 들어가 열어보니 갑자기 폭발했다고 진술했다.

김 교수는 팔 부위에 화상을 입고 캠퍼스 바로 옆 세브란스병원으로 이송됐다. 생명에 지장은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사건 현장에서는 보온병과 건전지 등을 이용해 만든 사제폭발물이 발견됐고, 폭발하는 순간 작은 나사못들이 튀어나왔다고 알려졌다. 이에 경찰은 폭탄 테러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정확한 사고 경위를 조사 중이다.

박진범 동아닷컴 기자 eurobeo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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