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고농도 미세먼지 국내 지역별 영향 산출한다

  • 동아일보
  • 입력 2017년 4월 11일 12시 2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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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르면 내년부터 충남 석탄화력발전소가 서울 등 수도권 고농도 미세먼지에 미치는 영향이나 수도권이 다른 지역 미세먼지에 미치는 비율을 알 수 있게 된다.

환경부는 고농도 미세먼지가 발생한 날 국내의 지역·배출원별 기여도를 산출해내는 시스템을 구축 중이라고 11일 밝혔다. 고농도 미세먼지가 뜬 날 중국 등 국외 영향을 구할 때 쓰는 대기질 예보모델(CMAQ)을 이용해 특정지역 안에서 자동차나 공장과 같은 배출오염원이 미세먼지에 기여한 비율과 다른 지역이 그 지역에 미친 영향을 계산하는 방법을 만들어, 빠르면 내년 1월 1일부터 시범가동에 들어간다는 것이다.

서울 초미세먼지(PM2.5) 농도가 ㎥당 50μg(나쁨 수준)을 넘어가는 날 석탄화력발전소가 몰린 충남이나 사업장이 밀집한 인천 지역에서 온 미세먼지가 몇 퍼센트나 영향을 미쳤는지, 또는 서울 시내 자동차 등 수송부문에서 발생한 미세먼지가 몇 퍼센트를 차지했는지 알 수 있게 된다. 반대로 서울 미세먼지가 남동쪽으로 이동하며 충북 지역 등 미세먼지에 얼마 만큼 기여하는지 비율도 구할 수 있다.

방법은 국외 영향을 산출할 때와 같다. 배출량 증감 추정방법(BFM·Brute Force Method)을 적용해 특정 지역의 영향력을 0으로 만들어 나머지 지역의 영향력을 산출하는 방법이다. 공장이나 발전소 등 다른 배출원 값을 0으로 가정하면 수도권에서 자동차 등 수송부문이 지역 미세먼지에 얼마나 기여했는지도 구할 수 있다. 다만 정확도를 높이기 위해 다른 모델링 방식과 산출법도 적용해보고 있다고 환경부 관계자는 덧붙였다.

그동안 국내 배출오염원별 연간 기여율이 추산을 통해 공개된 적은 있었다. 고농도 미세먼지가 뜨는 날 당일 국내외 기여율을 계산하기도 했다. 하지만 매일 지역별, 배출원별 기여율을 보는 시스템이 만들어지는 것은 이번이 처음.

시스템 구축이 이뤄지면 미세먼지 저감대책에 효율적으로 활용될 것으로 보인다. 그동안 미세먼지 저감 예산이 조기폐차 등 수송부문에 지나치게 치중했고, 석탄화력발전소 등 다른 오염원 영향이 상대적으로 저평가됐다는 비판이 있었다. 만약 환경단체 주장처럼 석탄화력발전소가 밀집한 충남의 타지역 미세먼지 기여율이 다른 배출오염원에 비해 높게 나타난다면, 발전소 운영에 있어 환경급전(환경성 고려한 발전)이 적용될 가능성도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이미지 기자 imag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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