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문과 놀자!/알콩달콩 우리 몸 이야기]우리 몸 영양분 지키는 ‘소장’ 이야기

  • 동아일보
  • 입력 2017년 2월 22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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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생명을 유지하는 데 가장 중요한 신체 활동은 무엇일까요? 심장이 뛰는 것, 숨쉬는 것, 잠자는 것 등 여러 가지가 있겠지만 그중에서 음식을 먹고 영양소를 흡수하는 활동인 ‘소화 과정’을 빼놓을 수 없겠지요. 우리는 일상적으로 음식을 하루 세 끼 열심히 먹으면서 생활하지만 이 음식이 몸속에서 어떻게 소화가 되는지 그 과정에 대해서 잘 모르는 경우가 많습니다.

입에서 음식을 씹고 삼키는 과정, 식도를 통해 내려가 위에서 소화되는 과정, 대장에서 흡수를 마치고 변으로 배출되는 것 등에 대해서는 비교적 자주 듣곤 하지요. 그런데 여러분, 혹시 소장(작은창자)의 기능에 대해서 들은 적 있나요? 소장은 영양소를 흡수하는 데 가장 핵심적인 역할을 하는 중요한 기관이지요. 그래서 다른 기관들이 모두 제 역할을 잘하더라도 소장이 제대로 기능하지 못한다면 우리는 아무리 음식을 잘 먹어도 영양실조에 걸릴 수 있답니다. 오늘은 이 중요한 소장에 대해서 알아보겠습니다.

소장(小腸)은 이름만 보면 매우 작아 보이지만, 사실은 놀랍게도 우리 몸에서 가장 긴 소화기관이랍니다. 대장은 직경이 소장보다 크기 때문에 큰창자라는 이름으로 불리고 있을 뿐 길이는 2m 정도라서 약 8m의 길이를 자랑하는 소장에 비해서는 4분의 1에 불과하답니다. 게다가 소장은 음식물이 대장에 도달하기 전에 우리 몸에서 필요한 대부분의 영양소를 분해해 흡수하는 역할을 하지요. 말 그대로 소장은 대장(大腸)보다 더 ‘대장(大將)’이라 할 수 있습니다.

이번에는 소장에서 영양소가 흡수되기 위해서는 어떤 과정을 거치는지 알아볼까요? 우리가 먹는 음식물은 대부분 그 자체로는 흡수가 되기 힘듭니다. 물론 예외도 있어요. 포도당과 같은 아주 작은 크기의 영양소로 구성된 음식(예를 들면 사탕이나 설탕 등)은 별다른 소화 과정 없이 바로 흡수가 되지요. 그러나 우리가 평소에 먹는 여러 음식물에 들어 있는 영양소들은 그 입자의 크기가 너무 커서 몸에 바로 흡수가 되기 어렵답니다. 이런 이유로 영양소의 입자를 잘게 쪼개는 작업이 필요한데, 이 과정을 바로 ‘소화 과정’이라고 부릅니다.

입에서 음식을 씹어 잘게 부수고 침 속에 있는 소화 효소가 일차적으로 분해하는 과정이 소화 과정의 첫걸음이지요. 하지만 대부분의 소화 및 흡수 과정은 바로 소장에서 일어난답니다. 먼저 소장 윗부분에서는 쓸개, 이자, 장에서 각종 소화 효소를 분비시켜 음식물을 분해합니다. 소장에는 호르몬을 분비하는 세포들이 있어서, 소장에 들어온 영양분이 무엇인지에 따라 그에 걸맞은 소화 효소를 분비하도록 명령하는 역할을 담당합니다. 이 과정에 따라 영양소는 큰 입자에서 작은 입자로 분해가 됩니다.

자, 이제 음식물들은 소장에서 흡수될 수 있을 정도로 가장 작은 영양소로 분해되었습니다. 소장 안쪽에는 이러한 영양소를 최대한 많이 흡수하도록 손가락 모양의 돌기인 융모와 미세융모들이 빽빽하게 나와 있습니다. 이러한 융모와 미세융모를 전부 펼치면 얼마만큼의 넓이가 되는지 상상할 수 있나요? 놀랍게도 거의 테니스장 크기만큼 넓다고 합니다. 이렇게 넓은 표면적을 통해 몸에 필요한 영양소를 꼼꼼히 흡수하는 것이 바로 소장의 중요한 역할입니다. 우리가 섭취한 음식물 속에 들어 있던 대부분의 영양소는 이러한 과정을 거쳐서 소장에서 거의 다 흡수됩니다.

그 외에도 소장은 몸에서 다양한 역할을 담당합니다. 먼저 우리 몸에 해로운 물질과 세균이 들어왔을 때 이를 몸 밖으로 배출합니다. 세균이나 안 좋은 물질을 감지했을 때에는 장액을 많이 분비하도록 해 이러한 물질들이 몸에 흡수되지 않도록 떠내려 보내는 역할을 합니다. 바로 설사 형태로요.

자, 그렇다면 다른 동물들의 소장은 어떨지 궁금해지지 않나요? 과연 소장은 모든 동물에게서 가장 긴 내장기관일까요? 그렇지 않습니다. 사람과 가장 비슷하다는 침팬지와 비교했을 때, 사람의 소장 길이는 전체 내장기관 길이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지만 침팬지는 오히려 대장의 길이가 가장 길다고 합니다. 그 이유에 대해서는 의견이 분분합니다만 사람이 불로 음식을 익혀 먹게 되면서 영양분을 최대한 잘 흡수하기 위해 이렇게 진화했다는 가설이 있습니다. 이 가설이 사실인지에 대해서는 아직 더 많은 연구가 필요하겠지만, 적어도 사람의 생존에 있어 소장은 과거부터 중요했고 앞으로도 중요하다는 사실 자체는 변하지 않을 것입니다. 여러분이 미래에 훌륭한 의사가 된다면, 소장의 숨겨진 많은 비밀을 밝혀 주실 것으로 기대해 봅니다.
 
문수영 에이치플러스 양지병원 소화기내과 과장
#소장#소화 과정#소화 기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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