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대급 불수능’ 수능 어려울수록 재수생 강세 높아

  • 에듀동아
  • 입력 2016년 12월 15일 16시 0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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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교육과정평가원이 지난 달 치러진 2017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과 관련해 ‘6, 9월 모의평가 난이도와 일관성을 유지한 시험’이라고 평가했다.


이용상 한국교육과정평가원 수능기획분석실장은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2017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 채점 결과 브리핑에서 “탐구영역에서 과목 간 표준점수 최고점 차이가 줄어 선택과목의 유·불리 현상이 상당히 완화됐다”고 말했다.


그러나 실제 학생들의 반응은 정반대인 것으로 나타났다. 일단 국어의 경우 EBS 연계를 거의 느끼지 못했다는 반응이 주를 이뤘다. 신유형의 지문이 대다수였고 특히 비문학 독해에서는 페이지를 넘어가는 긴 지문에 당황했다는 것.


수학 역시 고난도 문제가 6, 9월 평가원 모의고사에서는 2개였지만, 수능에서는 4개로 늘면서 깊이 있게 공부하지 않은 상당수의 학생들에게 좌절감을 줬다. 가형 30번 정답률은 단 1%로 집에 와서 해설 강의를 들어도 이해가 안 된다는 학생들이 많았다. 나형 30번 역시 전국 정답률 3%로 수능 역사상 ‘역대급’ 문제라는 평가를 받았다.


영어는 내년부터 도입될 절대 평가제를 의식한 문제가 많았다. 지난해와 비슷한 난이도로 출제되긴 했지만, 여전히 어려웠다는 것. 내년 수능부터 영어는 절대 평가제로 실시되지만 작년이나 올해와 비슷한 난이도로 출제될지 더 어려워질지 예측하기 어렵다. 영어를 등한시했다가 낭패를 볼 수도 있다.


사탐과 과탐은 이용상 실장의 분석대로 과목 간 표준점수 최고점 차이는 완화됐다. 다만, 각 과목별 시간투자를 해야 한다는 절대 수업량의 문제가 여전히 남아 있다.


○ EBS 체감연계율 떨어져… 하지만 무시도 맹신도 금물

작년 평균 4등급에서 올해 평균 1등급을 받은 한샘여학생기숙학원의 윤이경 학생은 “EBS 반영률은 확실히 전년도보다 떨어졌지만 EBS 교재를 무시해선 안 되고 맹신하는 것도 금물”이라면서 “혼자 하는 공부보다는 학원에서 나가는 진도에 맞춰 학습하고 모르는 것은 바로 질문해 자신의 것으로 소화하는 것이 수능 성공의 지름길”이라고 말했다.


이번 주부터 수시 합격자 발표가 시작된다. 16일에는 △서울대 △연세대 △고려대 △서강대 △성균관대 △한양대 △한국외대 △서울시립대 △중앙대 △경희대 등 주요 대학이 일제히 합격자 발표에 나선다.


올해 정시전형은 높은 점수를 가진 수험생들이 하향 지원하는 추세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따라서 상대적으로 낮은 점수를 가진 수험생들이 안정적으로 지원하는 데 한계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 소위 ‘불수능’의 경우, 수시가 끝나면 정시는 생각도 안 하고 이듬해 수능을 준비하는 수험생들이 많았다.


○ 여전히 수능에선 재수생 강세
일선 학교 교사들은 “수능시험에서 재수생들의 강세가 두드러진다”면서 “고3들은 EBS 교재를 2번 보기도 벅찬데, 재수생들은 7번 가량 정독한다. 점수 차가 벌어질 수밖에 없는 이유”라고 지적한다.


한 재수학원 원장은 “고3 때는 내신에서 맥이 끊기고 가을에 접어들면서 수시전형에 신경 쓰다 맥이 또 끊긴다”면서 “고3이 재수생들에 비해 밀리는 것은 당연하다”고 전했다.



동아닷컴 교육섹션 김수진 기자 genie87@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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