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BC 50년 東海’ 역사교과서 싣는다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11월 25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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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해’보다 1650년 앞선 기록 서술

중국 지린 성 지안 시 퉁거우에 있는 광개토대왕릉비에는 ‘동해(東海)’라는 표현(위쪽 사진)이 선명하게 남아 있다. 관광객들이 보호선 앞에서 광개토대왕릉비를 관람하는 모습. 동아일보DB·동북아역사재단 제공
중국 지린 성 지안 시 퉁거우에 있는 광개토대왕릉비에는 ‘동해(東海)’라는 표현(위쪽 사진)이 선명하게 남아 있다. 관광객들이 보호선 앞에서 광개토대왕릉비를 관람하는 모습. 동아일보DB·동북아역사재단 제공
 명칭 표기를 둘러싸고 국제적으로 갈등을 빚고 있는 ‘동해(東海)’의 역사가 역사 교과서에 처음으로 실린다. ‘동해’ 표기가 ‘일본해’ 표현보다 1600년 이상 앞서 사용됐다는 것을 학생들에게 명확하게 가르치기 위해서다.

 24일 교육부에 따르면 28일 공개되는 국정 역사 교과서에는 기존 역사 교과서에서는 다루지 않았던 ‘동해’라는 명칭의 역사와 근거가 상세히 서술된다. 국제수로기구가 동해를 일컫는 공식 명칭으로 ‘일본해’를 사용하는 등 해외에서 발행되는 지도 등에서는 동해를 일본해로 표기하는 경우가 많다. 한국은 동해와 일본해 병기 등을 지속적으로 국제사회에 주장하고 있지만 일본의 반대로 성사되지 않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역사 교과서 집필진은 한국이 주장하는 동해 명칭이 역사적으로 정당하다는 점을 학생들에게 설명하기 위해 동해의 역사를 새 교과서에 담은 것으로 확인됐다.

 역사적으로 동해 명칭은 기원전 50년경부터 사용됐다. ‘삼국사기(三國史記)’ 고구려본기의 시조 동명성왕 편에는 ‘동해지빈유지(東海之濱有地)’라는 구절에 등장한다. 또 고구려 장수왕이 아버지인 광개토대왕의 업적을 기념해 414년에 세운 기념비(광개토대왕릉비)에도 동해 명칭이 확인된다. 국정 역사 교과서에는 동해 명칭이 선명한 광개토대왕릉비가 자료 사진으로 등장한다. 이후에는 팔도총도(八道總圖), 아국총도(我國總圖) 등 다양한 고지도에서 동해 표현을 쉽게 찾을 수 있다.

  ‘일본해’ 명칭은 이탈리아 신부였던 마테오 리치가 1602년 제작한 세계지도인 ‘곤여만국전도(坤輿萬國全圖·Kunyu Wanguo Quantu)’에 처음으로 사용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일본은 곤여만국전도 등을 근거로 일본해라는 명칭이 유럽에서 18세기 말부터 19세기 초에 걸쳐 확립된 이후 안정적으로 사용되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국정 역사 교과서에 동해 명칭의 역사를 담은 것은 한국과 일본 사이에 위치한 해역이 ‘동해’로 불려야 한다는 근거를 명확하게 설명하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일본해라는 명칭이 처음 등장한 것은 400여 년에 불과하지만 동해 명칭은 2000년 이상 사용돼 왔다는 것을 학생들에게 명확하게 가르치겠다는 것이다.

 또 신라의 삼국 통일부터 발해 멸망 때까지의 시기를 구분하는 용어로 ‘남북국 시대’를 쓰기로 했다. 학계에서는 이 시기를 ‘통일신라 시대’로 표현하느냐 남북국 시대로 표현하느냐를 두고 논란을 벌여 왔다. 남북국 시대는 주로 진보 성향의 역사학자들이 사용을 주장하는 용어로 알려져 있다.

 집필진은 삼국시대에서 통일신라를 거쳐 고려로 이어지는 기존의 역사 체계를 벗어나 발해사를 적극적으로 한국사에 포함시키는 차원에서 남북국 시대로 쓰기로 했다. 국정 역사 교과서에는 기존 교과서에 비해 발해사 서술이 강화된다.

 또 고려 후기에 형성된 대표적인 정치세력의 하나를 일컫는 ‘권문세족’이라는 용어는 ‘권문’과 ‘세족’으로 나뉜다. 권문은 특정 개인이 행사하는 정치권력을 가리키는 용어이고, 세족은 특정 가계의 사회적 지위를 일컫는 계층의 의미를 갖는다. 이 때문에 이를 구분해 사용할 필요가 있다는 학계의 의견을 받아들여 교과서에 반영하기로 했다.

유덕영 기자 fired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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