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문과 놀자!/김선향 교사의 ‘아하,클래식’]오케스트라 소리를 더 풍부하게 하는 관악기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11월 16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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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케스트라 목관악기 주자들. 왼쪽 위부터 시계방향으로 클라리넷, 바순, 아랫줄에 오보에, 플루트 연주자.
오케스트라 목관악기 주자들. 왼쪽 위부터 시계방향으로 클라리넷, 바순, 아랫줄에 오보에, 플루트 연주자.

○ 그 많은 악기들은 어떻게 음을 맞추나요?

 오케스트라(orchestra) 음악에서 대부분의 주선율을 담당하는 악기는 가장 많은 인원수를 차지하는 현악기이지만, 매력적인 소리로 곡 중간에 주선율을 연주하는 목관악기와 풍부한 저음과 큰 소리로 주선율을 연주해주는 금관악기가 없다면 아마도 연주시간이 긴 교향곡(symp-hony)을 듣기가 그리 쉽지는 않을 거예요. 

 오케스트라 주자들이 무대에 등장해 한 악기가 소리를 내고 그 음에 맞춰 다른 악기들이 시끄러운 소리를 내며 조율합니다. 튜닝(tuning)이라고 하는 이 조율 과정 없이는 오케스트라의 아름다운 화음을 기대하기 힘들 거예요. 이때 첫 음을 부는 악기가 바로 오보에(oboe)입니다. 오보에는 콧소리가 섞인 매력적인 여성의 목소리같이 또렷한 음색을 지니고 있으며 환경의 변화에 따른 음정 변화가 적은 안정적인 악기이기 때문에 오케스트라의 음정을 맞추는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답니다. 차이콥스키(P. I. Tcha-ikovsky)의 발레 음악 ‘백조의 호수’에서 유명한 백조의 테마를 연주하는 악기가 바로 오보에입니다.


○ 나무가 아닌 것 같은 플루트는 왜 목관악기인가요?


 목관악기 중 가장 익숙한 악기는 어렸을 때 누구나 배웠던 리코더(recorder)를 들 수 있을 텐데요. 예전엔 오케스트라에 사용됐지만 요즘은 그 자리를 플루트(flute)에 내주었답니다. 플루트는 겉으로 보기에는 반짝이는 금속(실제로 금이나 은으로 만든 관이 사용된답니다)으로 되어 있어 금관악기로 알기 쉽지만, 예전엔 나무 관으로 만들었고 관 속의 공기를 진동하여 울리는 방법으로 연주되기에 목관악기로 분류됩니다. 다른 목관악기와 달리 리드(불면 소리를 울리게 해주는 얇은 갈대)를 사용하지 않고 가로로 불어서 연주하기 때문에 구별하기도 쉽지요.

 리드를 사용하며 오보에와 비슷하게 생긴 악기로는 클라리넷(clarinet)이 있습니다. 둘 다 검은색의 관으로 되어 있고 세로로 부는 악기지만, 오보에는 겹리드를 쓰는 반면 클라리넷은 악기에 붙어 있는 마우스피스(mouthpiece) 부분에 하나의 리드만 꽂아서 연주하는 홑리드 악기입니다. 클라리넷은 목관악기 중에서 음역이 가장 넓은 악기이며, 재즈 음악으로 유명한 거슈윈(G. Gershwin)의 ‘랩소디 인 블루’의 도입부를 들어보면 클라리넷의 매력을 알게 될 것입니다.

〈그림 1〉 한 겹으로 되어 있는 리드를 마우스피스에 고정시켜 연주하는 클라리넷(왼쪽 사진). 두 겹으로 되어 있는 리드를 실로 묶어 악기에 꽂아 연주하는 오보에.
〈그림 1〉 한 겹으로 되어 있는 리드를 마우스피스에 고정시켜 연주하는 클라리넷(왼쪽 사진). 두 겹으로 되어 있는 리드를 실로 묶어 악기에 꽂아 연주하는 오보에.


○ 저 큰 악기들은 언제 나오나요?

 커다란 악기를 들고 뒷자리에 묵묵히 앉아 있다가 결정적인 순간에 큰 소리를 내는 악기, 바로 금관악기입니다. 리드 없이 사람의 입술이 바로 마우스피스를 진동시켜 소리 내는 금관악기 중에서 가장 익숙한 악기는 아마도 기상나팔이 연상되는 트럼펫(trumpet)일 것입니다. 트럼펫은 금관악기 중 가장 고음역을 담당하며 화려한 음색을 지니고 있어서 팡파르나 돋보이는 선율을 연주할 때 가장 효과적입니다. 슬라이드 관을 쭉 뺐다 끼웠다 하며 부는 트롬본(trombone)은 트럼펫으로 합주를 할 때 트럼펫보다 낮은 소리를 내는 악기가 필요해 만들었다고 알려져 있는데, 슬라이드를 이용하여 음정을 조절하기 때문에 멀리 있어도 눈에 띄는 악기랍니다.

 연주자의 몸이 안 보일 정도로 커서 들고 나올 때부터 눈에 띄는 악기는 바로 튜바(tuba)입니다. 15kg이 넘는 악기에 한 음을 불어넣기 위해서는 숨의 양이 많아야 할 뿐만 아니라 교향곡이나 관현악곡에서 많이 쓰이지는 않아서 오랜 시간 기다려야 하는 악기이기도 합니다.

  ‘뿔’이라는 뜻을 가진 악기 호른(french horn)도 있습니다. 실제로 동물의 뿔을 사용해 불기 시작한 호른은 6∼7mm의 얇은 관과 펼치면 총 3.7m 가까이 되는 긴 관 때문에 연주하기가 까다로워서 연주 중 실수가 많은 악기 중 하나입니다. 하지만 따뜻한 음색으로 목관악기와 금관악기 어느 것과도 잘 어울리며, 특히 음이 직접 앞으로 향하지 않고 뒤로 울리는 악기 구조 때문에 실내악에도 많이 쓰이는 악기랍니다. 오케스트라 편성에서도 다른 관악기에 비해 2배 많은 수로 편성될 만큼 중요한 악기이지요.

〈그림 2〉 왼쪽 위에서부터 시계반대방향으로 호른, 트럼펫, 트롬본, 튜바.
〈그림 2〉 왼쪽 위에서부터 시계반대방향으로 호른, 트럼펫, 트롬본, 튜바.


 아무리 시끄러운 곳에 있어도 내 이름을 부르는 소리는 정확히 들리는 경험을 한 적이 있지요? 음악도 마찬가지입니다. 오케스트라 음악은 정말 많은 악기가 한꺼번에 연주되지만 내가 듣고 싶은 악기, 내가 듣고 있는 선율 하나에 집중하면 다른 소리보다 훨씬 뚜렷하게 들리게 된답니다. 바이올린 소리에 집중하면 다른 소리는 잘 의식 못하게 되고, 호른 소리가 언제 나오나 기다리고 있으면 다른 악기 소리보다 더 잘 들리게 되지요. 숨은 그림 찾기 같은 오케스트라 음악 듣기, 꼭 한 번 해보세요. 클래식 음악의 묘미를 느낄 수 있을 거예요.
 
김선향 선화예고 교사
#오케스트라#악기#목관악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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