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매 할머니와 말다툼 하다 넘어뜨려 숨지게 한 손자 항소심 집유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10월 7일 20시 1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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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매에 걸린 할머니와 말다툼을 하다 밀어 넘어뜨려 숨지게 한 혐의로 기소된 손자가 항소심에서 집행유예를 선고받았다.

서울고법 형사1부(부장판사 이승련)는 존속상해치사 혐의로 기소된 이모 씨(34)에게 징역 3년을 선고한 1심을 깨고 징역 3년에 집행유예 5년을 선고했다고 7일 밝혔다. 아울러 사회봉사 200시간도 명령했다.

재판부는 "이 씨가 잘못을 모두 인정하고 참회의 눈물을 흘리며 반성하고 있다"며 "2010년부터 치매를 앓아 온 A 씨와 함께 지내는 시간이 가장 길었던 이 씨가 그로 인한 어려움을 가장 심하게 겪어왔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 씨는 지난해 9월 자신의 집에서 치매에 걸린 할머니 A 씨가 상한 음식을 끓여 냄새가 난다는 이유로 말다툼을 벌이다 A 씨를 수차례 때리고 밀어 넘어뜨렸다. 이 씨는 A 씨가 들고 있던 식칼을 빼앗기 위해 몸싸움을 벌였고 또 자신에게 달려드는 A 씨를 제지하다가 우발적으로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조사됐다. 뒤로 넘어지며 머리를 바닥에 부딪힌 A 씨는 병원으로 이송됐지만 다음 날 사망했다.

앞서 1심 재판부는 "고령의 할머니에게 상해를 가해 숨지게 한 것으로 인륜에 반하고 결과가 중해 엄중한 죄책을 묻지 않을 수 없다"며 징역 3년을 선고했다.

허동준 기자 hungr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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