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남기 주치의 “적절한 치료 받았다면 ‘외인사’ 표기했을 것”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10월 3일 21시 3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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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 백남기씨 사망진단서 관련 이윤성 서울대병원 특별위원회 위원장과 백선하 담당 주치의가 3일 오후 종로구 서울대학병원 의학연구혁신센터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원대연 기자 yeon72@donga.com
고 백남기씨 사망진단서 관련 이윤성 서울대병원 특별위원회 위원장과 백선하 담당 주치의가 3일 오후 종로구 서울대학병원 의학연구혁신센터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원대연 기자 yeon72@donga.com
3일 오후 5시 반 서울 종로구 대학로 서울대병원 의학연구혁신센터 서성환홀. '서울대병원-서울대의대 합동 특별조사위원회'의 긴급 기자회견장에서 관심의 초점은 고 백남기 씨(69)의 주치의로 사망진단서를 작성한 백선하 서울대병원 교수(신경외과)에 쏠렸다.

백 교수는 논란이 되고 있는 사망진단서에 대해 "일반적인 작성 지침과 다르게 사인을 심폐정지라고 기재한 것은 백 씨의 경우는 통상과 다르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라며 "환자가 적절한 최선의 치료를 받았다면 사망의 종류를 '외인사'로 표기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사망진단서 작성에 외압은 결코 없었다"고 덧붙였다.

지난해 11월 14일 혼수상태로 서울대병원에 이송된 백 씨는 중환자실에 있으면서 폐동맥 색전증, 폐렴, 패혈증 등 와병(臥病) 환자에게 발생하는 다양한 합병증이 생겼다. 그러나 백 씨의 보호자들은 혈액투석과 인공호흡 등을 명시적으로 거부했고, 9월에는 약물치료도 받지 않겠다고 했다.

의료진은 가족 등 보호자의 뜻을 최대한 존중했지만 필요할 경우 동의를 구해 최소한의 항생제 투여와 수혈을 진행했다. 하지만 다시 급성신부전이 일어나면서 백 씨는 결국 지난달 25일 입원 316일 만에 사망했다.

시종일관 굳은 표정이었던 백 교수는 "의사를 천직으로 알고 일했다. 의학지식을 인륜에 어긋나게 쓰지 않겠다고 맹세한 히포크라테스 선언은 항상 지켜오고 있다"고 강조했다.

정지영 기자 jjy2011@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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