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IST융합기술원 ‘창의적 융합 인재’ 산실로 거듭난다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9월 7일 03시 00분


코멘트

신소재 등 분야별 전문가들 영입→ 융합연구-교육 위한 드림팀 꾸려
핵심 부품-첨단 소재 기술 개발 박차
첨단 산업 클러스터 ‘GIST 밸리’ 구축→ 광주전남지역 미래산업 발전 이끌어

GIST 차세대에너지연구소 홍보관에 모인 융합기술원 교수들. GIST 융합기술원은 산업계, 의료계 등 현장 경험이 풍부한 
전문가들을 교수로 영입해 융합 연구와 교육에 적극 나서고 있다. 광주=박영철  기자  skyblue@donga.com
GIST 차세대에너지연구소 홍보관에 모인 융합기술원 교수들. GIST 융합기술원은 산업계, 의료계 등 현장 경험이 풍부한 전문가들을 교수로 영입해 융합 연구와 교육에 적극 나서고 있다. 광주=박영철 기자 skyblue@donga.com
“대기업 연구소와 공장에서 일하며 얻은 경험을 GIST(광주과학기술원) 학생들과 공유하고 싶었어요. 산업 현장에 대한 정보와 그들이 원하는 것을 연구 단계에서부터 이해하고 고민하는 과학기술 인재를 길러내는 데 기여하겠습니다.”

GIST 융합기술원 김형진 교수(57)는 올 5월까지 미국 미시간 주에 있는 LG화학 자동차 배터리 공장(LGCMI)에서 법인장 겸 공장장으로 근무했다. 20년 넘게 몸담은 직장을 뒤로하고 GIST로 자리를 옮긴 이유는 뭘까. 그는 “세계적으로 급성장하고 있는 전기자동차 배터리 분야 기술 개발을 위해 에너지, 신소재, 환경 등 여러 분야의 전문가들이 모여 융합 연구와 인재 육성에 매진할 수 있는 곳이 GIST 융합기술원”이라며 “이곳에서 산학협력의 가교 역할을 하고 싶다”고 포부를 밝혔다.

김 교수 연구실 옆방에는 ‘삼성맨’ 출신 박찬호 교수(48)가 지난달 둥지를 틀었다. 에너지 변환 및 촉매 분야 전문가인 그는 1995년부터 삼성전자 종합기술원에서 연구원으로 일하며 휴대전원용 연료전지에 적용되는 촉매 소재를 개발했다. 최근 삼성SDI 상무를 끝으로 대기업 생활을 접고 후학 양성을 위해 GIST 융합기술원으로 자리를 옮겼다. 박 교수는 “수소연료전지차 등에 적용되는 핵심 부품과 첨단 소재 기술을 개발하는 게 목표”라고 말했다.

과학기술 특성화대인 GIST가 세계적 수준의 연구 역량이 산업 현장과 일상생활에 유용하게 쓰이도록 융합 연구와 교육에 적극 나서고 있다. 그 첫걸음이 산업체 경험이 풍부한 현장 전문가들의 영입이다. 기존 교수 채용의 틀을 벗어나 융합 연구와 교육을 위해 드림팀을 꾸렸다. 지난해 11월 융합기술원을 신설한 GIST는 학내 연구 성과들이 창의적이고 도전적인 창업 인재 양성으로 이어질 수 있도록 새로 영입한 교수들을 독려하고 있다.

두 교수 외에도 융합기술원에는 내로라하는 분야별 전문가들이 여러 명 초빙됐다. 3월 부임한 홍성안 석좌교수(66)는 30년 넘게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에서 국내 수소·연료전지 분야를 연구한 개척자다. 대표적인 융합 연구 분야인 의생명공학과에도 로봇 전문가와 의사 면허를 가진 전문가들이 포진했다. 국내 최고의 지능로봇 분야 전문가인 김문상 박사(59)는 GIST에서 로봇 헬스케어센터를 운영하며 의학과 융합하는 로봇공학 연구와 교육을 주도할 계획이다.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로 분당서울대병원과 강동경희대병원에서 풍부한 임상 경험을 쌓은 김태 교수(42), 서울대병원 삼성서울병원 국립암센터 가천대길병원 등을 거치며 아바타 마우스를 활용한 암 치료 공동 연구를 수행하고 있는 박한수 교수(43) 등도 드림팀 멤버다. 허호길 GIST 융합기술원장(지구환경공학부 교수)은 “학술 연구와 실적 위주의 기존 교원 선발 방식에서 탈피해 현장 경험과 노하우를 지닌 전문가를 전임 교원으로 초빙했다”고 말했다.

대학원 과정인 GIST 융합기술원은 지역산업 발전과 창업 선도를 목표로 하는 GIST 혁신 전략의 최대 사업 중 하나다. GIST는 지난해 12월 KAIST 등 다른 과학기술원 3곳과 과학기술 특성화대학으로서 기술 혁신과 창업의 중심지로 거듭나기 위한 대학별 혁신 전략을 수립했다. 그 핵심이 ‘GIST 밸리(Valley)’ 구축이다. 세계적인 연구 성과를 창출하는 것을 넘어 에너지, 미래형 자동차, 문화기술 등 광주 전남 지역의 미래산업 발전을 선도하는 첨단 기술 및 산업 클러스터로서 ‘GIST 밸리’를 조성하자는 것이다. 융합기술원은 산업별 전문가를 교수로 초빙해 교수와 학생의 기술 창업을 적극적으로 지원하는 GIST 밸리의 핵심 전진기지다.

이번 학기 에너지융합학제전공 석사과정에 입학한 현성식 씨(25)는 “기숙사에서 생활하니 연구에 몰두할 수 있어서 좋다”며 “현장 경험이 많고 명성이 높은 교수님들과 배터리 분야의 학제 간 연구를 진행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융합기술원은 9월부터 학사 운영에 들어간 에너지융합학제전공에 이어 내년에 문화기술융합학제전공과 미래형자동차융합학제전공을 차례로 개설할 예정이다. 문승현 GIST 총장은 “현장에서 필요한 인재를 양성하기 위해 학제 간 융합 교육 커리큘럼과 현장 중심의 창업 교육 과정을 함께 운영하는 것이 특징”이라며 “재학생 전원이 팀 프로젝트에 참여해 융합 기술 연구를 수행하면서 창업으로 이어지게 하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광주=정승호 기자 shjung@donga.com
#gist#광주과학기술원#융합기술원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