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습 음주운전 이유 3위 “안 걸려서”·2위 “집이 가까워”…1위는?

  • 동아닷컴
  • 입력 2016년 6월 29일 11시 1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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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습 음주운전자들은 음주운전을 하는 가장 큰 이유로 “술을 많이 마시지 않아 문제가 되지 않을 것 같아서”라고 답한 것으로 조사됐다.

보건복지부 지정 알코올 질환 전문 다사랑중앙병원은 지난 20일부터 1주일간 외래 및 입원 환자 중 운전자 192명을 대상으로 설문한 결과 이같이 확인됐다고 29일 밝혔다.

이에 따르면 음주운전을 한 이유로 ‘술을 많이 마시지 않아 문제가 없을 것이라 생각해서’라고 답한 이가 24%로 가장 많았고 ‘조금만 운전하면 집에 도착할 수 있어서’가 23%, ‘음주운전을 한 적이 있지만 단속에 걸린 적은 없어서’가 11%, ‘대중교통을 이용하기 불편해서’가 8%, ‘운전하려는 길에는 단속이 없다고 생각해서’가 7%였다.

음주운전 경험자 중 69%(100명)는 단속에 걸려 면허 정지나 취소, 징역, 벌금형 등에 처한 적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 중 절반(47명)에 가까운 환자가 면허 취소 또는 집행유예 기간 동안에도 음주운전을 해봤다고 답해 당국의 관리가 매우 허술함을 엿볼수 있었다.

또한 음주운전을 경험해 본 사람 중 대부분이 알코올 의존증에 시달리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한 번이라도 음주운전을 경험해 본 알코올 의존증 환자는 무려 76%(145명)에 달했다. 특히 이 중 61%(89명)는 3회 이상 음주운전을 해온 상습 음주운전자인 것으로 드러났다. 5회 이상은 21%(30명), 셀 수 없다고 답한 환자도 26%(38명)였다.

음주운전 당시 음주량은 면허 취소 수준에 해당하는 소주 1병 이상 또는 맥주 2000cc 이상이 69%(100명)로 가장 많았다. 자신이 마신 술의 양조차 알 수 없었다고 답한 응답자도 20%(29명)나 됐다.

다사랑중앙병원 정신건강의학과 허성태 원장은 “상습 음주운전자의 경우 술을 마셨어도 자신은 괜찮다고 생각해 운전을 하는 경우가 많다”며 “특히 이 때 아무런 사고나 제재 없이 안전운전을 한 경험을 갖게 되면 또다시 같은 상황에 처했을 때 자연스럽게 음주운전을 하게 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모든 음주운전자를 알코올 중독자로 볼 수는 없지만 반복적으로 음주운전을 해온 사람이라면 음주 문제가 있다고 의심해 볼 수 있다”며 “이런 경우 단지 음주운전 행위를 처벌하는 것뿐만 아니라 음주 문제에 대한 전문적인 치료와 교육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조유경 동아닷컴 기자 polaris27@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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