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동대로에 잠실야구장 30배 지하도시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5월 3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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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합환승센터 2021년 완공

서울 강남 한복판에 거대한 ‘지하도시’가 들어선다. 땅 위로 올라오지 않은 채 지하에서 쇼핑과 각종 문화시설을 즐길 수 있다. 버스와 지하철, 광역급행철도(GTX)를 편하게 갈아탈 수도 있다. 서울시는 2일 이런 내용의 ‘영동대로 지하공간 개발 기본구상안’을 발표했다. 대상 지역은 강남구 코엑스∼삼성역∼현대자동차 글로벌비즈니스센터(GBC) 일대다. 이곳에 들어설 지하도시와 광역복합환승센터는 이르면 2021년 모습을 드러낸다.


○ 잠실야구장 30배의 지하공간


지하도시의 중심은 광역복합환승센터다. 6개 철도노선을 이용할 수 있는 통합철도 역사와 버스환승센터, 도심공항터미널, 주차장, 상업·공공문화시설로 이뤄진 복합공간이다. 지하철 2호선 삼성역에서 9호선 봉은사역까지 이어지는 영동대로 밑에 들어선다. 길이 630m, 폭 70m, 깊이 51m(지하 6층) 규모다. 총면적은 16만 m². 지금까지 이뤄진 지하공간 개발 사업 중 최대 규모다. 광역복합환승센터는 기존 코엑스몰(16만5000m²), 새로 지어질 GBC쇼핑몰(9만6000m²)과 연결된다. 이렇게 되면 42만 m²의 거대한 지하도시가 탄생한다. 잠실야구장(1만3880m²)의 30배 크기다.

지하 1층에는 상업·공공문화시설이 들어선다. 이곳에는 중소기업 홍보 인큐베이터센터, 여행라운지, 한류체험관 등과 상업·문화시설 등이 들어선다. 지상에는 코엑스와 GBC를 공간·기능적으로 연결해 잠실종합운동장에 이르는 ‘보행축’이 구축된다.

지하 2층에는 버스환승센터, 지하 3∼6층까지는 삼성∼동탄 GTX 등 6개 철도노선의 통합철도 역사가 지어진다. 이에 맞춰 버스 노선은 현재(47개)의 두 배 수준인 90여 개로 늘어나고 영동대로와 테헤란로에는 중앙버스전용차로 도입이 추진된다. 모든 교통망 확충이 마무리되면 경기 화성시 동탄신도시에서 서울 강남까지 출퇴근시간이 66분에서 20분대로 단축된다. 삼성동에서 서울시청까지도 5분이면 갈 수 있다. 현재 코엑스 도심공항터미널은 지하 1, 2층으로 옮겨진다. 지하 1층에서 체크인을 한 뒤 지하 2층 버스환승센터에서 공항버스를 타거나 지하철 9호선을 타면 김포·인천공항으로 가기가 훨씬 쉬워진다.

통합철도 역사가 조성되면 하루 평균 역사 이용객이 40만 명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현재 서울역 이용객(32만 명)의 1.3배 수준이다. 이 지역을 이용하는 버스 이용객도 하루 5만 명에서 18만 명까지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하루 58만 명이 광역복합환승센터를 거쳐 오가게 된다.


○ ‘원샷 개발’로 돈·시간 절감


영동대로 지하공간 개발은 모든 사업이 비슷한 시기에 통합 추진된다. 이른바 ‘원샷 개발’이다. 이 정도 규모의 교통망 사업을 동시에 추진하는 것 역시 이번이 처음이다. 만약 6개 철도노선을 각각 따로 추진했다면 최소 20년 이상 영동대로를 파고 다시 메우는 일이 반복됐을 것이다. 개별 추진 시 예상 사업비도 1조6200억 원에 이른다. 그러나 원샷 개발을 통한 공사기간 단축으로 약 4500억 원을 아낄 것으로 분석됐다.

서울시가 추산한 전체 사업비는 1조1691억 원. 서울시가 5069억 원을 내고 정부가 4105억 원, 민자 2517억 원이다. 서울시는 현대차그룹이 내놓을 공공기여금과 교통개선대책 부담금으로 충당할 방침이다. 이달 중 기본계획 수립에 착수해 타당성 평가를 통해 지구 지정을 마무리할 예정이다. 내년 12월 공사에 들어가 GBC가 준공하는 2021년 말까지 대부분의 사업을 마무리 지을 계획이다.

신용목 서울시 교통본부장은 “GBC에서 나오는 공공기여금과 교통개선대책 부담금을 투입해 재정 부담을 최소화할 예정”이라며 “1만2000명의 일자리 창출과 연평균 2조5000억 원의 생산유발 효과가 기대된다”고 말했다.

조영달 기자 dalsarang@donga.com
#영동대로#지하도시#복합환승센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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