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X신 같은 X끼” 때리고·욕하고…현대家 정일선 사장, ‘수행기사 갑질’ 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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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6년 4월 8일 13시 0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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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현대 비앤지스틸 홈페이지
사진=현대 비앤지스틸 홈페이지
정일선 현대 비앤지스틸 사장이 ‘수행기사 갑질’ 의혹에 휩싸였다. 이해욱 대림산업 부회장이 지난달 26일 운전기사 갑질 논란에 대해 사과한지 채 한 달도 안 된 시점이다. 지난 일주일 사이엔 미스터피자로 유명한 MPK그룹 정우현 회장의 경비원 폭행 및 가맹점주 폭언 논란이 이어지면서 ‘재벌가 갑질’에 대한 비난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8일 철강업계에 따르면 정 사장은 수행기사들에게 폭언·폭행을 일삼았고, A4용지 100장 이상의 ‘갑질 매뉴얼’ 대로 하지 않으면 경위서는 물론 벌점을 매겨 감봉까지 했다.

정일선 사장의 수행기사를 지냈다는 A씨는 정 사장의 속옷을 각 잡아 개고, 정해진 곳에 넣어야 했다며 이를 어길 시 “누가 니 맘대로 하래? X신 같은 X끼야, 니 머리가 좋은 줄 아냐? 머리가 안 되면 물어봐” 등 욕설과 주먹으로 머리를 내리치는 등 폭행을 했다고 폭로했다.

A4용지 140장에 달하는 정 사장의 수행기사 ‘갑질 매뉴얼’에는 ▲모닝콜 뒤 ‘가자’라는 문자가 오면 번개같이 뛰어 올라가야 함 ▲신문 깔고 서류가방은 2개의 포켓 주머니가 정면을 향하게 둠 ▲세탁물을 ‘1시간 내’ 배달하지 못할 경우 운행가능 기사가 이동 후 초벌세탁 실시 ▲운동이 끝날 때 쯤 지정된 위치에서 대기하다 배드민턴 채 주면 받아서 잽싸게 나른다 등의 구체적인 지시 사항이 적혀있었다.

“맞는 것이 일상이었다”는 B씨는 “(정 사장이) 5분 늦을 때마다 한 대씩이라고 윽박질렀다”고 말했고, 수행기사 면접을 봤다는 C씨는 “‘면접당시 혹시 주먹이 날아가도 이해해라’라는 말을 들었다”고 주장했다.

다만 이들은 지난해 9월 SBS ‘그것이 알고싶다’가 ‘재벌가의 갑질’에 대해 다룬 뒤로부턴 정일선 사장이 폭행을 자제했으나 욕설과 인격비하 발언은 계속했다고 덧붙였다.

이날 정 사장은 ‘수행기사’ 외에 ‘운전기사’ 갑질 의혹도 불거졌다. 정 사장의 운전기사를 지냈다는 D씨는 “모든 교통 법규를 무시하고 달릴 것을 지시했다”고 밝혔다.

또 다른 운전기사는 “내가 뗀 과태료만 500만원~600만 원 정도 됐다”면서 “운전할 때 차가 막히면 ‘왜 이 길로 왔냐 X신아’부터 시작해 운전 중에도 머리를 때려 욕 안 먹고 안 맞으려면, 중앙선 침범, 신호 위반 등 온갖 불법을 동원해야 했다”고 주장했다. 정일선 사장은 고 정주영 회장의 4남인 몽우 씨 아들이다.

현대비엔지스틸 측은 해당 매뉴얼은 수행기사의 업무 적응을 위해 총무 담당자가 만든 것이라면서 수행기사 폭행 사건에 대해서는 아직 정확히 내용을 파악하지 못해 공식적인 입장은 내놓을 수 없다고 밝혔다.

정봉오 동아닷컴 기자 bong087@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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