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13 총선 현장]‘노동계 성지’ 창원성산 선거구 20대 총선 관심지역 급부상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3월 23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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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동계의 성지(聖地)’로 불렸던 경남 창원성산 선거구가 20대 총선 관심 지역으로 급부상했다. 새누리당 강기윤 의원(55)이 버티고 있는 가운데 전국 처음으로 더불어민주당과 정의당이 후보 단일화 논의에 합의했기 때문이다.

당초 강 의원과 더불어민주당 허성무 후보(52·전 경남도 정무부지사)의 양자 대결이 예상됐지만 최근 정의당 노회찬 전 의원(59)이 뛰어들면서 셈법이 복잡해졌다. 여기다 국민의 당 이재환 대한학교폭력예방장학경남협회 자문위원(36)이 가세해 다자 구도가 됐다.

이 선거구는 허, 노 두 후보 단일화가 최대 변수다. ‘굴러온 돌’과 단일화를 할 수 없다던 허 후보는 당 안팎의 권유를 받아들여 마음을 바꿨다. 문재인 전 당 대표의 설득도 있었다.

문 전 대표와 노, 허 후보는 22일 창원시청 브리핑룸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단일화 논의를 선언한 뒤 곧바로 협의에 들어갔다. 이들은 “창원을 포함한 경남에서 새누리당의 일당 독점을 허물고 정권 교체의 교두보를 만들어야 한다는 국민적 요청을 무겁게 받아들였다”고 밝혔다.

양쪽은 후보 등록 이전에 단일화를 마무리하기로 했다. 방식은 여론조사를 포함해 여러 가지가 논의되고 있다. 그러나 두 진영 모두 ‘단일화=승리’로 생각하고 있어 상당한 진통이 따를 것으로 전망된다. 최악의 경우 각각 후보로 등록한 뒤 단일화를 이룰 수 있다.

문 전 대표는 “후보 단일화를 통해 야권이 승리하면 단지 1석을 얻는 의미를 넘어 새누리당의 일당독재를 허물고 정권 교체를 실현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며 “야권 연대의 기폭제가 되기를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이 선거구는 17, 18대 총선에서 진보 진영을 대표한 권영길 전 의원이 연승했다. 19대 총선에서도 강 의원의 득표율(49.04%)보다 야권의 손석형(43.83%), 김창근 후보(7.12%) 합계 득표율이 1.91%포인트 높았다.

새누리당 강 의원은 “양자 구도든, 다자 구도든 주민과 근로자만 보고 가겠다”는 태도다. 노동계를 ‘진보 진영 전유물’처럼 여기는 데 대해서도 “모르는 소리”라고 반박한다. LG전자 근로자 출신인 그는 이달 초 출마 선언 직후 한국노총과 민노총 경남본부를 전격 방문하며 ‘친노(親勞)’라는 점을 강조했다.

강정훈 기자 manma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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