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봉길 애국혼’ 더 찬란히 빛낸다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12월 19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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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년만에 기념관 전면 대보수

18일 서울 서초구 매헌로 매헌윤봉길의사기념관 1층 로비(위 사진). 지난달 초 전등을 발광다이오드(LED)로 교체했으며 최근 외부 지붕 전면 보수 작업을 마쳤다(아래 사진). 장승윤 기자 tomato99@donga.com
18일 서울 서초구 매헌로 매헌윤봉길의사기념관 1층 로비(위 사진). 지난달 초 전등을 발광다이오드(LED)로 교체했으며 최근 외부 지붕 전면 보수 작업을 마쳤다(아래 사진). 장승윤 기자 tomato99@donga.com
18일 오후 서울 서초구 매헌로 매헌(梅軒)윤봉길의사기념관 1층 전시실에서 만난 김소정 씨(28·여)는 전시관을 돌아보며 실망감을 감추지 못했다. 윤 의사의 생애도와 유물 등을 설명하는 안내문은 곳곳이 노랗게 빛이 바래 있었다. 기념관 벽면 곳곳의 페인트는 벗겨진 채 방치돼 있었다. 일부 전시실은 영하의 날씨에도 히터조차 제대로 켜 있지 않았다. 1층 전시실을 돌아본 김 씨는 금세 발길을 돌려 기념관을 나섰다. 김 씨는 “평소 역사에 관심이 많은 친구를 따라 경기 부천에서 1시간 넘게 걸려 찾아왔는데 너무 실망스럽다”며 “3주 전 다녀온 백범기념관에 비해 시설이 낡았고 전시 내용도 부족해 개선이 시급해 보인다”고 말했다.

매헌윤봉길의사기념사업회가 기념관 개관 27년 만에 전면 수리에 나섰다. 11월 초부터 전면적인 시설 보수 작업이 시작됐다. 기념관 지붕과 전시실 내 조명을 발광다이오드(LED) 전구로 전면 교체한 데 이어 기념관 외부 윤봉길 의사 동상과 3층 대강당 공사 등도 진행 중이다. 기념사업회는 이달 말까지 1층 전시실, 2층 윤봉길 새책도서관 등도 보수 작업을 마무리할 예정이다.

기념관은 1988년 12월 1일 문을 열었다. 1986년 윤봉길의사 의거 55주년 기념사업 추진위원회가 결성돼 당시 동아일보 사장이던 일민 김상만 선생이 위원장을 맡아 기념관 건립기금 모금 운동을 이끌었다. 기념관은 당시 모은 성금으로 지어졌다.

개관 이후 여러 차례 보수 작업이 이뤄졌지만 이번처럼 대대적인 보수가 이뤄지는 것은 처음이다. 그동안 기념관은 지붕의 기와가 바닥에 떨어지고 비가 오면 실내에 비가 새는 등 문제가 끊이지 않았다. 당초 기념사업회는 외부 후원만으로 기념관을 운영해 시설 보수는 생각조차 하기 어려웠다. 국가보훈처와 서울시 등 지방자치단체에 지속적으로 요청해 올해에야 마침내 2억여 원의 시설 보수비를 지원받아 공사를 시작하게 됐다.

사무가구 전문회사 퍼시스 손동창 회장의 도움도 컸다. ‘안중근의사기념관’ 건립에 3억 원을 내놓는 등 순국선열에 대한 예우에 관심이 많았던 손 회장은 기념관이 낙후했다는 소식을 접하고 11월 직접 기념관을 찾아 시설을 둘러본 뒤 3층 대강당 시설 보수 비용을 전액 지원키로 했다.

내년부터는 국가보훈처로부터 매년 5억여 원의 운영 지원비도 받게 돼 안정적인 운영도 가능해졌다. 기념사업회는 내년부터 윤 의사와 관련된 전시 내용을 보강하고 시민을 위한 역사 교육 프로그램 등도 실시할 예정이다. 매헌윤봉길의사기념사업회 김진우 회장은 “보훈처의 운영비 지원과 기념관 시설의 대대적인 보수 작업을 통해 이제야 윤봉길 의사의 격에 맞는 기념관을 만들어 갈 수 있게 됐다”며 “앞으로 윤 의사의 업적을 있는 그대로 후대에게 보여줄 수 있고 국내외 관람객들이 두루 찾는 공간으로 만들겠다”고 밝혔다.

윤봉길 의사의 순국일인 19일에는 윤봉길 의사의 순국 83주기 추모식도 열린다. 기념사업회는 국가보훈처, 광복회, 용산구청, 롯데백화점, 동아일보사의 후원을 받아 이날 오전 11시 서울 용산구 효창공원 내 윤 의사 묘 앞에서 윤 의사의 삶과 애국애족정신을 기리는 추모식을 진행한다.

권오혁 기자 hyuk@donga.com
#윤봉길#애국#기념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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