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경북]하이브리드섬유-의료섬유… “섬유산업도 융합시대”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11월 5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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섬유국제콘퍼런스 4일 개막… 체온조절 섬유 등 최신 흐름 소개
차세대 성장산업 가능성 확인

4일 대구 서구 한국섬유개발연구원 신제품개발센터에서 연구원들이 슈퍼섬유 전용 제직기기를 작동시키고있다. 한국섬유개발연구원 제공
4일 대구 서구 한국섬유개발연구원 신제품개발센터에서 연구원들이 슈퍼섬유 전용 제직기기를 작동시키고있다. 한국섬유개발연구원 제공
한국섬유개발연구원(대구 서구)과 ㈜코오롱인더스트리(경북 구미시)가 지난해 개발한 ‘연약지반 보강용 진공배수재’는 요즘 국내 항만 및 간척지 공사의 필수 자재로 쓰인다. 부직포와 플라스틱 소재를 융합해 만든 기둥(폭 30cm, 길이 최대 50m)을 개펄에 1m 간격으로 박아 땅 속 물기를 빼내고 지반을 다지는 기능을 한다.

미국, 독일에 이어 세계 3번째로 핵심 기술을 개발해 상업화에 성공했다. 지난해 한국산업기술평가관리원은 관련 특허 12건 등의 성과를 인정해 대한민국 10대 기술로 선정했다. 현재 연간 200억 원 이상 매출을 올리고 있다. 이현석 섬유개발연구원 선임연구원은 “흙은 걸러내고 물기만 제거하는 부직포 제작 기술이 핵심”이라며 “기존에 2년 이상 걸렸던 공사 기간을 6개월가량으로 줄여 올해부터 동남아 수출도 시작했다”고 말했다.

한국섬유개발연구원의 메디컬(의료) 섬유 개발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혈액 정화와 투석 여과 등에 쓰이는 혈액 필터가 대표적이다. 가격 경쟁력을 높여 고가의 수입품을 대체한다는 목표를 세웠다. 현재 안정성 시험이 진행 중이다.

생분해성 섬유도 개발하고 있다. 식도와 대장 협착증(관이 좁아지는 병)을 개선하는 수술에 쓰이고 시간이 지나면 체내에 흡수되는 소재다. 환자가 늘고 있고 대다수 제품을 수입하고 있어서 개발이 시급하다.

손준식 산업융합연구팀 선임연구원은 “수입품과 달리 원사(실)의 분해 속도가 다른 이중 구조도 개발 중”이라며 “여러 신체 부위에 적용할 수 있고 대량 생산도 가능해 전망이 밝다”고 말했다.

한국섬유개발연구원은 4일 이업종 교류 협력을 위한 섬유국제콘퍼런스를 열었다. 섬유산업이 건축 의료 등 다른 산업과 융합하는 시대 흐름과 최신 기술을 선보였다. 일본, 벨기에 등의 섬유 전문가들은 △체온 조절 섬유 △토목용 섬유의 국내외 동향 △천연섬유를 활용한 소재 개발 △이업종 융합 섬유기술 개발동향 등을 발표했다.

이날 기능성바이오메디컬 섬유 사례를 발표한 양희석 단국대 나노바이오의과학과 교수는 “인구 고령화와 의료기술 발달에 따라 의학 약학 생체재료공학 조직공학 분야가 융합된 바이오메디컬 섬유가 차세대 성장 산업으로 뜨고 있다”고 말했다.

대구시와 한국섬유개발연구원은 올해부터 이업종 융합 비즈니스 기반 조성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이번 콘퍼런스도 융합 제품 개발과 참여 기업 간 교류를 강화하기 위해 마련됐다. 올해 5월 섬유 기계 자동차부품 등 72개 기업이 참여하는 섬유산업신문화창조협의회를 발족한 것도 같은 취지에서다.

주요 사업인 하이브리드섬유 개발은 이달 중순 기획재정부의 예비타당성 조사 결과가 나올 예정이다. 2020년까지 의류와 산업용 섬유의 장점을 융합해 철강과 전자통신 스포츠레저 건축자재 등의 신소재를 개발할 계획이다.

장영훈 기자 ja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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