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남대 높이 날다]스펙만 쌓는 대학생활? ‘천마인’은 미래를 설계합니다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9월 8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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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부심으로 쑥쑥 크는 ‘천마인’

노석균 총장(가운데 양복입은 사람)과 학생들이 캠퍼스를 걸으며 대학생활에 관한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노석균 총장(가운데 양복입은 사람)과 학생들이 캠퍼스를 걸으며 대학생활에 관한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처음에는 막연하게 서울 쪽으로 진학해야 하지 않을까 싶었거든요. 하지만 지금까지 영남대에서 보낸 3년은 ‘대만족’입니다.”

영남대 천마인재학부 정책과학전공 3학년 노민진 씨(22)는 경기 안산동산고를 졸업하고 영남대에 진학했다. 여러 대학의 교육환경을 꼼꼼히 살펴보다 영남대를 선택했다. 합격하고서도 ‘내 스스로 만족할 수 있을까’ 하는 의문이 생겼다. 하지만 1학년 1학기를 마칠 때 쯤 ‘천마인’으로서 자부심을 갖게 됐다.

노 씨는 학부를 마치고 유럽에서 대학원 공부를 할 계획이다. 그는 예비 유학생을 위한 교내 프로그램을 활용해 2013년 9월부터 지난해까지 1년 동안 네덜란드 명문 한저(Hanze)대에서 공부했다. 그가 세계를 무대로 활동하고 싶은 꿈을 키우게 된 이유는 노력하면 얼마든지 지원이 가능한 영남대의 교육환경 때문이다. 노 씨는 “솔직히 고등학교 때까지는 서울과 수도권, 지방이라는 구분이 마음 속에 있었다”며 “영남대에 다니면서는 한 번도 그런 지역적 한계를 느낀 적 없이 설레는 미래를 설계하고 있다”고 말했다.

자율전공학부 항공운항계열 3학년 남민식 씨(23)는 파일럿(조종사)이 되기 위해 영남대에 입학했다. 남 씨는 전국 처음으로 영남대에 인문계열 학생도 파일럿이 될 수 있는 길이 열리자 다니던 공군사관학교를 그만두고 다시 입학했다. 대학생활 중에 더 다양한 경험을 하며 파일럿 준비를 할 수 있겠다는 기대감 때문이다. 그는 “서울에서 혼자 영남대로 오면서 ‘혹시 잘못 선택한 건 아닐까’하는 생각도 스쳤지만 대학생활을 해보니 좋은 선택이었다는 확신이 들었다”며 “자신의 미래에 도움이 되는 기준으로 대학을 선택하는 것이 가장 중요한 것 같다”고 말했다.

졸업생들은 대학생 때 익힌 실력을 바탕으로 삶을 개척하고 직장을 키우는 천마인의 열정을 보여준다.

기계공학과를 졸업하고 SK텔레콤(SKT)에 근무하는 이현동 씨(30)는 “대학에서 겪은 다양한 경험이 직장생활에서 얼마나 중요한 역할을 하는지 모른다”며 “대학생활이 직장생활과 단절되지 않는 게 기분이 좋다”고 말했다.

이 씨는 대학생활 중 왕성한 봉사활동으로 늘 자신을 발전시켰다. 아프리카와 동남아시아의 많은 나라에서 봉사활동을 하며 세상을 보는 눈을 키웠다. ‘체력 없이 열정 없다’는 신념으로 마라톤 풀코스를 달리고 히말라야 등반도 해냈다. 4학년 때는 동아리 후배들과 함께 독도를 널리 알리기 위한 플래시몹을 기획해 주목받았다. 당시 전국 7개 도시에서 5000여 명이 함께 했다.

그는 훗날 사회적기업을 창업해 공동체 가치를 높이려는 꿈을 갖고 있다. 이 씨는 “대학시절이나 직장생활이나 자신감을 갖고 열심히 노력하며 자신을 성장시키는 게 매우 중요한 것 같다”며 “누구나 노력하는 과정에서 실패할 수 있는데 시행착오일 뿐 더 단단하게 딛고 일어서는 자세가 필요하다고 본다”고 말했다.

영남대 졸업생 중에는 이처럼 대학시절의 다양한 경험을 통해 취업 후에도 직장에서 신뢰를 받는 사례가 많다. 재학생은 매년 1000여 명이 어학연수나 교환학생, 인턴십, 봉사활동으로 지구촌을 누빈다. 외국인 유학생도 매년 1100여 명이 영남대를 찾는다. 결연한 외국대학은 40개국 307개에 이른다.

윤상흠 학생역량개발처장(경영학부 교수)은 “취업을 위한 지원에 그치는 게 아니라 학생들이 취업 후에도 직장을 성장시킬 수 있는 잠재력을 높이는 프로그램을 다양하게 운영하고 있다”고 말했다.

교수들의 연구 역량도 뛰어나다. 최근 2년 동안 영남대 교수들이 실력을 발휘해 유치한 국비 1200억 원은 이를 잘 보여준다. 수준 높은 연구가 학생을 위한 좋은 교육으로 이어지는 교학상장(가르침과 배움이 서로 성장하도록 이끔)이다.

영남대는 2007년 교원인사규정을 대폭 바꿨다. 교수들의 재임용 및 승진 요건을 강화하는 한편 연구력 향상을 위한 지원을 크게 늘렸다. 그 결과 국제 학술지에 게재된 논문의 수와 질이 눈에 띄게 높아졌다. 2012년에는 교수 전체를 대상으로 연구와 교육, 봉사 등 3개 분야에 대한 평가제를 도입했다.

연구기자재 지원사업은 교수들의 연구 분위기를 북돋우는 파격적인 제도로 꼽힌다. 연구역량이 상위 30%에 속하는 교수 가운데 매년 25명을 선발해 4년 동안 40억 원을 지원한다. 연구비 지원 규모가 이 정도인 경우는 드물다. 선발된 교수들은 연구과제에 대한 세계적 수준의 논문을 발표해야 한다. 연구의 양보다는 수준을 중시하는 분위기를 형성하기 위해서다.

박진호 산학연구처장(화학공학부 교수)은 “교수들이 최고 수준의 연구를 하게 되면 산학협력 같은 응용 분야에서도 동반 성장의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권효 기자 boria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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